정보 게임
"이기고 있다면 명확히 하라. 지고 있다면 복잡하게 만들어라." - P367
Intro
나는 미국의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이며, 정보 이론의 아버지라 불리는 클로드 섀넌Claude Shannon의 집에서 약 1.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자랐다. 61세의 나이 차이 탓에 우리가 함께 어울려 다닌 적은 없지만 나는 늘 그와 친하게 지냈더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 - P369
그 많은 것들 중 섀넌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그가 쓴 논문이다. 구글에서1948년 논문인 <통신의 수학적 이론>A Mathematical Theory of Communication을 검색하면 바로 볼 수 있다. 전자적 소통에 혁명을 일으킨 논문, ‘정보‘라는 모호한 개념을 정확하고 측정 가능한 양으로 변환시킨 논문이다. - P369
따라서 섀넌의 근본적인 정보 단위는 이진수binary digit 이며, 줄여서 표현하면 ‘비트‘bit다. 실제로 작동하는 비트를 이해하기 위해 숨겨진 정보에 대한 고전 게임인 <행맨>Hangman‘을 플레이할 때 비트가 어떻게 개입되는지를 살펴보자. 약 28만 개의 단어 목록이 있는 2019년판 콜린스 스크래블(단어 찾기 게임-옮긴이)용 사전에서 목표 단어를 뽑기로 한다. 이 사전에 있는 단어들을모두 열거하려면 18자리 이진 코드(더하기 19자리 코드 몇 개가 필요하다. 따라서 섀넌식으로 표현한다면, 단어를 알아낸다는 것은 대략 18.09 비트의 정보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잠깐 비교하자면 디지털 사진의 정보는 이것의 100만 배 정도 된다.² - P372
제5부 정보 게임
INTRO
‘정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원한다. 역사적인 논문 그 자체를 읽을 수 있다. 《수학적커뮤니케이션 이론》 (클로드 섀넌 워런 위버 저, 백영민 역, 커뮤니케이션북스, 2016). 이장에서는 《인포메이션: 인간과 우주에 담긴 정보의 빅히스토리》 (제임스 글력 저, 박래선, 김태훈 역, 동아시아, 2017)와 <저글러, 땜장이, 놀이꾼, 디지털 세상을 설계하다: 세상을 바꾼 괴짜 천재의 궁극의 놀이본능>(지미 소니 · 로브 굿맨 저, 양병찬 역, 곰출판, 2020)이라는 두 가지 훌륭한 2차 자료도 참고했다. - P508
제5부 정보 게임
1 아직 이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명하자면, 이것은 시대를 초월했으며 쓸데없이 병적인 게임이다. 한 플레이어가 비밀 단어를 선택한 다음 그 단어의 글자 수만큼 빈칸을 그린다. 다른 플레이어는 비밀 단어 전체를 완성하기를 바라면서 한 번에 하나씩 글자를 추측한다. 추측한 글자가 단어 안에 없으면 목숨 하나를 잃으며, 여덟 번 목숨을 잃으면 지게 된다.
2 이론적으로는 사진의 RGB 값을 픽셀 단위로 추측하는 행맨 버전을 플레이할 수도있지만, 한판에 몇 년이 걸릴 것이다. - P477
한때 내 이웃이었던 클로드 섀넌은 그의 웅대한 이론이 그렇게 경박한 용도로 쓰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그가 좋아할 거라고 확신한다. 섀넌은 "과학의 역사는 귀중한 결과가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되는 일이 많음을 보여주었다."라고 말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는 벨연구소에서 일할 때 공용 공간에서 하루 종일 보드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의 상사는 "클로드가 ‘비생산적이 될 권리‘를 얻었다"고 말했다. - P376
제25장
숫자 야구
정보의 바다에서 유의미한 것을 어떻게 건져내야 할까?
고전적 암호 해독 게임<숫자 야구> 게임은 <마스터마인드>Mastermind라는 이름으로 1970년대에 가장 잘나가는 보드 게임 중 하나가 되었으며, <대부>의 유료 영화만큼(굳이숫자를 따지자면 5,000만장) 팔렸다. 하지만 이 게임이 그 알록달록한 플라스틱못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 P377
교사 폴록하트Paul Lockhart는 "수학자에게 문제란 탐침, 즉 수학적 현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다. 우리 나름대로 ‘막대로 찔러‘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보는 방식인 것이다."라고 했다. 숫자 야구>를 최적으로 플레이하려면 가장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비밀 숫자를 찔러봐야 한다. 이는 때때로 이미 틀렸음을 알고 있는 숫자를 일부러 추측에 넣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 P381
게임의 유래
많은 고전 게임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의 기원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가 아는 것이라곤 20세기 초 영국인들이 이 게임을 <황소와 암소>라고 불렀다는 것뿐이다.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에는 케임브리지와 MIT에서이 게임의 컴퓨터 버전이 출현했다. 그러다 몇 년 후 이스라엘 통신 전문가 모데카이 메이로비츠 Mordecai Meirowitz가 <마스터마인드>라는 이름으로 출시해 이게임에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주었다. - P381
4 안드레아 안졸리노의 말에 따르면 이탈리아인들은 이 게임을 작은 숫자 Little Num-bers 또는 스트라이크와 볼strike and Ball이라고 불렀다. - P477
비참하고 전형적인 표본인 나를 보자. 나는 77개의 팟캐스트를 구독하고트위터에서 600명을 팔로우한다. 또한 내 폰에 있는 위키백과 앱이 열려 있는탭 수는 이미 최댓값을 넘어설 정도다.⁵ 이 모든 정보를 고려할 때 과연 나는정보를 얼마나 얻었을까? - P38
5탭 최댓값은 100이다. 나의 마지막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엘리 브로쉬Allie Brosh, 월드 시리즈 챔피언 목록, 장미의 일기, 이안 하니 로페즈lan Haney Lopez, ‘큰 노랑택시, 존 로커, 산토리니(게임), 아나이스 미첼 그것은 내가 최근에 생각했던 것에대한끔찍하고도 훌륭한 판옵티콘 방식의 스냅샷이다. - P478
일반적으로 인간은 적절한 장소에서 정보를 찾지 않는다. 한 고전적 심리학연구를 살펴보자. 피험자들은 한쪽 면에는 문자가 있고 다른 면에는 숫자가있는 카드 4장을 보았다. 그런 다음 규칙을 배웠다. 모음이 있는 카드는 숫자가짝수라야 한다. 여기서 질문이 있다. 규칙을 위반했는지 확인하려면 어떤 카드를 뒤집어야할까? - P382
이 연구는 ‘확증 편향‘이라는 패턴을 강조한다. 우리는 이론에 반대될 수 있는 예를 찾는 대신 이론이 맞음을 확인하기 위한 예를 찾는 경향이 있다. 확증 편향은 감정에 기인할 때가 많다 - P383
이와 대조적으로 <숫자 야구>는 자업자득의 대표적 게임이다. 쓸데없는 질문을 하면 쓸데없는 대답을 듣게 된다. 정보가 우리를 덮치도록 내버려두는대신 목적의식을 갖고 세상을 조사하면서 정보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어쩌면게임이 끝났을 때 솔방울이 실제로 무엇인지 찾아볼 수도 있다.⁴ - P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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