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게임의 심장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
덕 윤리학의 관점에서, 플레이어는 덕이 있는 존재로 이해되어야 한다. 게임 상황에 몰입할 때, 플레이어는 게임이 부과한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그들의 운동 기능, 추론 능력과 논리력, 지능을 사용한다. 그들은 또한 윤리적 추론 능력(reasoning)을 적용한다. 이는 컴퓨터게임에서의자기 행위에 대해 플레이어들에게 책임이 있음을 함축한다. - P171
덕을 갖춘 컴퓨터게임 플레이어는 자신의 행위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시스템의 디자인에 관해서도 비판적이고 윤리적으로 반성을 해야 한다. 덕이 있는 플레이어는 혼자이든 커뮤니티속에서든 게임 경험에서의 자기 행동을 통해 자신의 행위에 대해 반성하는 그런 존재다. - P171
플레이어의 능력을 조건 짓는 게임 시스템, 플레이어의 개인적 추론 능력과 놀이적 프로네시스, 그리고 커뮤니티의 한 멤버로서의 플레이어 말이다. 게임 플레이라는 것은 이들 세 가지의 상호작용이다. 사실상 이는 컴퓨터게임에 대한 덕 윤리학적 접근법의 핵심이라고 할수 있다. - P172
(전략). 그렇다면 다음 두 가지 이슈가고려되어야 한다. 하나는 행위자로서 게임의 윤리와 플레이어가 아닐때 그 행위자의 윤리 사이의 관계와 관련된 것이다. 다른 이슈는 도덕적행위자로서의 플레이어와 도덕적 대상으로서의 게임 간 관계와 관련이있다. (중략). 이 두 이슈들은 가다머가 응용했던 해석학적 순환의 변주된 버전을 이용하여 설명될 것이다. 나는 이 개정판을 놀이적인 해석학적 순환(theludic hermeneutic circle)이라 부를 것이다. 하이데거에게 영향을 받은가다머의 해석학은 고전적 해석학을 넘어서서 존재와 역사 내 존재를이해하는 존재론적 도구(ontological tool)가 된다. - P172
놀이적 프로네시스는 게임 경험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윤리적자원이다. 놀이적 프로네시스는 플레이어-주체와 게임 경험 외부의 문화적 존재에 비추어 게임 경험을 윤리적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정의될수 있다. 그것은 놀이적인 해석학적 순환의 적용가능성을 이해하기 위한 결정적 요소다. (중략). 체화되고 문화적인 존재라는 말로 내가 지칭하고자 하는 것은 실제로몸을 지니며 육체화(embodiment)와 젠더라는 이슈들을 산출하는 어떤사람이다. 그는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문화 속에서 살아간다. 플레이어는게임 속에 있는 주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는 또한 게임 시스템과 게임 상황을 해석함으로써 게임을 실제적인 경험으로 탄생시키는 몸주체이기도 하다. - P173
윤리는 그러한 해석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 즉 선택될 수 있는 게임 시스템과 가능한 전략의 분석 또한 도덕적관점에서 평가된다. - P174
놀이적인 해석학적 순환은 층위가 있는 해석의 도덕적 과정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은 플레이어되기로 시작해서 일련의 해석적 단계들을통과한다. 이 단계들은 결국 놀이적 프로네시스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해석 과정은 게임 외부의 문화적 주체와 더불어 시작한다. 그 주체는 어떤 게임 시스템을 경험함으로써 행위자가 된다. (중략). 즉 윤리적 존재로서 ‘제로상태(zero-state)‘의 플레이어는 게임의 윤리적 가치와 담화에 무비판적으로 참여한다. 내가 말하는 제로상태라는 개념은 행동주의 이론(behaviorist theory)에서 사용하는 ‘빈 석판(blank slate)‘ 개념을 지칭하지 않는다. 플레이어주체가 게임 경험 속에서 새로이 창조되기는 한다. 하지만 그 주체는 문화적 자아와 그 전의 게임 플레이의 전통으로부터 태어난 존재다 - P174
일단 그러한 제로-주체가 탄생하면,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의 해석과정은 시작된다. 만일 플레이어들이 단순한 제로-플레이어들로 축소된다면, 부주의하거나 비도덕적으로 대상으로서의 게임에 결정돼 버린다면, 우리는 게임 디자인과 허구 세계에 대응하는 반성들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중략). 플레이어-주체는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거나 분명한 승리의 조건이없는 경우 목표 그 이상의 것을 성취할 수 있는 주체일 뿐만 아니라, 게임 상황 및 게임이 만들어 낸 목표들과 제한들에 따라 자기 행동을 변경할 수 있는 덕이 있는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어떤 플레이어가 되고자 하는 아무개(somebody)는 승리를 거두는 것이 아닌, 승리하는 방법에 의해 결정된다. - P175
다시 말해 덕이 있는 플레이어는 수행된 전략과 선택들을평가하기 위해 자신의 놀이적 프로네시스를 사용하는 가운데 도덕적으로 플레이함으로써 승리하고자 한다. 이는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의 1단계다. (중략).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한 사람의 플레이어로 존재한다는 것은 플레이어들의 공시적(synchronic) 커뮤니티와 통시적(diachronic)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존재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커뮤니티는 게임을 경험하는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 P176
우리의 플레이어-주체, 즉 제로-주체로 시작하지만 그러한구체성에 대한 대화적 반성을 거치며 변경된 주체는 게임 커뮤니티와의대화 속에 있다. 싱글 플레이어 게임일지라도 말이다.¹⁰ 플레이어 개인과 플레이어 커뮤니티 간의 관계는 싱글 플레이어 게임에서의 치팅(cheating)이나 하드코어(hardcore) 게임하기와 같은 주제들을 다루는데 이용될 수 있다. - P176
싱글 플레이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치팅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선한 플레이어의 요건들 중 한 부분은 게임이 부과하는 도전을 뛰어넘는 것, 즉 기술(skill)에 기반을 둔 업적을 쌓는 것이기 때문이다. - P176
커뮤니티는 멀티 플레이어 게임의 보다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길드들처럼 커뮤니티의 제도화되고 체계적으로 뿌리내린 대표 커뮤니티들(representations)의 존재 덕분에 말이다. 이러한 해석의 두 번째 단계가 행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을 플레이어의 문화적 커뮤니티라는 보다 큰 맥락 속에 위치시키는 것이다. 이 커뮤니티가 문화적인 이유는 상이한 플레이어 커뮤니티가 게임에서 다양한 전통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 P177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의 마지막 요소가 있다. 컴퓨터게임의 윤리를 이해하는 데 이 개념을 적용할 수 있고 그 관점을 확장해 주는 요소 말이다. 플레이어들과 플레이어 커뮤니티들은 게임 경험 외부의 문화적이고 육체화한(embdied) 계기들이다. 여기서는 대상으로서의 게임의 가치가 아닌 다른 가치, 플레이어 혹은 플레이어 커뮤니티가 지배적이다. (중략). 문화적 금기들이 있다. 그리고 게임 세계에의 약속만으로 뒤엎을 수 없는 확고한 신념들이 있다. 한사람의 플레이어로 존재한다는 것은 참조점(reference)으로서의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도덕적 존재들로 우리를 만들어 주는 것의 일부를 지키는것이다. 이것이 주체로서의 플레이어와 그 주체가 생겨난 자아(the self) 사이에 쉽게 구별할 수 있는 경계가 있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 경험의 두 방법들 사이의 경계에서 어떤 화살표 찍기(arrow pointing)를행하기란 불가능하다. - P178
한 사람의 플레이어로 존재한다는 것은 또한 도덕적이고 육체적이며 문화적인 존재들인 우리에 의해 평가받는 것이기도 하다. 게임에 충실한 제로-주체로 시작해서 플레이어-주체와 도덕적 존재 사이의 대화로 끝나는 이러한 전체 해석 과정이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을 구성한다. (중략). 반면 역사적으로 말하자면, 플레이어 커뮤니티는 치터들과 그리퍼*들을 분열(disruption)의 요소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커뮤니티의 안녕을 위해 피하거나 처벌할필요가 있는 요소들로 여기곤 하는 것이다. 이것이 플레이어들의 커뮤니티가 게임 정통파의 열렬 옹호자로 구성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집단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기술이나 도덕면에서 좋은 플레이어들이 응당 즐겨야 하는 스포츠맨십의 감각과 가치를 발전시켜 온 플레이어들로 플레이어 커뮤니티가 구성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 것이다.
*그리퍼(griefer): 집단괴롭힘을 하는 사람 - P179
놀이적 프로네시스는 놀이의 해석학적순환의 묘사된 단계들 속에서 행해지는 윤리적 해석이다.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석 과정으로서의게임 플레이를 배운다는 것은 도덕적 추론 능력을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게임은 이러한 해석의 원환 속에서 작동하기에, 우리는 정치적 게임과 이데올로기적 게임을 가질 수 있다. 플레이어는 자기 행동에 대한 도덕적 반성을 발전시킨다. - P180
컴퓨터게임의 윤리학은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의 결과이다. 자신의 행위와 게임 디자인을 반성하는 도덕적 행위자들에 의해 경험된 어떤 게임의 결과인 것이다. - P181
덕 윤리학에 비추어 본 컴퓨터게임의 윤리
(전략). 플레이어는 컴퓨터게임 윤리의 전달자다. 즉 덕 안에서 해석을 하는 일이라 할 수 있는 컴퓨터게임을 플레이하는 행위의 운반인인 것이다. 개별적으로 보면, 플레이어들은 게임 디자인에 영향을 받는다.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처음에는 게임이 제시하는 행위유도성과 제한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플레이어들은 게임내에서 선택과 전략을 반성할 수 있는 윤리적 주체가 되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 즉 게임 경험에 대한 절차상의 도덕적 해석 속에서 어떤 게임을 경험한다. - P181
그러므로 디자인상의 윤리적 게임이란 디자인된 시스템이 게임 플레이 경험에 윤리적 가치를 제공하려는 플레이어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는 게임이다. 그러한 행위유도성은 게임 플레이에 의미가 있어야 하고,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관련이 있어야 하며 합의되어야 한다. 윤리적 게임은 컴퓨터게임 플레이어들이 윤리적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독려하는 게임이다. - P182
. 이를테면 <맨헌트>의 경우, 게임 디자이너들은 플레이어가 도덕적 존재임을 의식함으로써 미묘한 숙달된 솜씨를 보여 주는 수사학 디자인(rhetoric design)을 수행하였다. 이 게임은 게임 세계를 게임 경험으로 옮김으로써 그 세계를 반성한다. 보다 분명하게 말해 보자. <맨헌트>에서 플레이어들이범해야 하는 끔찍한 행위의 경험은 피할 수 없다. 플레이어들은 그러한경험을 통과하도록 강제당한다. <맨헌트>는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과정을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P182
윤리적 능력들과 관심들을 지닌 플레이어가 존재함을 인정하는 것 말이다. 자신이 게임 안에서 취한 행위를 반성하게 해주는 놀이 경험에 기꺼이 참여하려 하는 플레이어가 있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플레이어들은 정보를 받는 것에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 그들은 정치적 딜레마들을 경험하고 싶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게임 내의 의미 생산에 참여하는 능동적인 행위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덕이 있는 플레이어들은 윤리적 해석 과정을 의식하면서 게임 플레이에 참여한다. 덕이 있는 플레이어란 대상으로서의 게임, 자신의 행동, 게임 세계와 커뮤니티 안에서의 자기 현존에 관해 해석 능력과 반성 능력을 갖춘 도덕적 존재로 정의된다. - P183
게임 플레이어의 덕이 있는 행동은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한 최상의전략과 행위들이 아닌, 만족스러운 게임 경험을 보증하는 게임 플레이 과정에 대한 이해를 보여 주는 행동이다. 윤리적 목표는 그 게임과 다른 플레이어를 존중함으로써, 게임에 대한 놀이적 참여를 보존하기 위해 최선의 것을 함으로써 승리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보다 약한 캐릭터들에 대항하는 PvP(player-versus-player)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플레이어는 그 게임 구조에 대한 도덕적 반성을 보여 준다. 그의 행동은 본성상 윤리적이다. - P184
즉 그 게임이 어떻게 이해되는지, 그리고 윤리적 행동은 어떻게 모든 플레이어들에 의해 시행되고 존중되는지를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어떤 윤리적 이슈가 제기될때, 플레이어 커뮤니티는 답변들을 제공하고 개방적인 토론들을 생산할수 있어야 한다. 게임에 대한 그들의 경험 속에 자신들의 의견과 행위를활성화함으로써 말이다. - P184
어떤 게임이 생산할수 있는 윤리적 이슈들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그 게임 안에 플레이어들 자신의 가치를 생산하고 제공하도록 허용한 범위 안에서는 플레이어의책임이다. 이는 디자인 행위유도성의 중요성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플레이어들은 어느 정도 그러한 행위유도성으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중략). 플레이어의 도덕적 성숙과 그들이 게임과 관계 맺는 방식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플레이어들은 좋은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덕을 발전시켜야 하고 그 게임을 좋게 만들어야 한다. - P185
좋은 컴퓨터게임은 덕이 있는 플레이어들을 촉진하는 게임이며, 자신들의 윤리적 가치를 이해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플레이어 주체들을 창조하도록 디자인된 게임이고, 그러한 가치가 반성될 수 있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해당 게임이 디자인을 통해 촉구하는 덕을 갖춘 플레이어가되어야 할 책임이 있다. 컴퓨터게임에 대한 덕 윤리학적 관점은 상황의중심에 플레이어들을 위치시킨다. - P186
덕 윤리학적 접근법의 한계
(전략). 가장 큰 문제는 커뮤니티에게 부여된 중요성과 관련이 있다. 게임은 자발적인 활동이다. 그리고 디지털게임은 컴퓨터 접속과 몇몇 경우 인터넷 연결에 의존하는 자발적 활동이다. 컴퓨터게임의 플레이를 위한 물질적 조건들은 사회적·경제적 제한을 받는다. 이를테면 모든 사람들이 최상의 컴퓨터나 가장 빠른 인터넷 접속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아니다. - P186
만일 커뮤니티가 배타적으로 인터넷에 정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고 거나 공동의게임 문화 창조에 참여하는 데 막대한 시간을 소비할 수 있는 이들로 구성된다면 웹 없는(web-less) 무언의 다수들이 있을 수 있다. 그 커뮤니티의 가치를 따르지 않고, 그렇기에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로 그 가치를왜곡해 버리는 다수들 말이다. 다시 말해 그 커뮤니티로부터 연역된 게임의 가치는 시간 있고 기술적 지식과 능력을 갖춘 엘리트 집단의 가치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 P187
이는 아마 덕 윤리학의 관점에서 컴퓨터게임이 직면할 수 있는 가장중요한 윤리적 딜레마일 것이다. 게임은 참여적 시스템이다. 왜냐하면 게임이 어떻게 플레이해야 되는지에 대해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광범위한영향력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의 디자인과 역학(mechanics)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고, 궁극적으로는 개발자들이 그 게임에 대한 통제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은 실제적인 게임 디자인이나 게임 대상의 창조에 있어 공동 참여를 포기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중략). 이러한 한계는 여기서 내가 컴퓨터게임의 윤리를 전적으로 덕 윤리학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증거로 언급될 필요가있다. 덕 윤리학은 플레이어들, 플레이어의 행동, 홀로 혹은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하는 윤리적 실천의 중요성과 관련된 디지털게임 내의 윤리적 이슈들에 대한 답변을 게임의 맥락에서 제공한다. 하지만 그 범위는제한적이다. - P187
정보 윤리학과 컴퓨터게임
지금까지는 이 책에서 제시한 컴퓨터게임 중심적인 분석이 약간의 변형만을 가한 채 어떤 유형의 게임에도 여전히 적용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된 관심이 컴퓨터게임의 윤리, 특히 컴퓨터 윤리 관점의 게임 윤리임을 언급한 바 있다. 덕 윤리학은 그 영역에서 성공적으로 적용된 바 있다. (중략). 이 이론은 정보 윤리학(information ethics)이다. 그것은 컴퓨터게임을 컴퓨터 윤리의 전통 속에 자리매김과 동시에, 대상이면서 윤리적행위자의 경험이기도 한 컴퓨터게임의 윤리를 분석하는 데 적용도 될수 있는 대안적 참조 프레임을 제공한다. 정보 윤리학은 컴퓨터게임을윤리적으로 만들어 주는 대부분 요소들의 분석을 포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다. - P188
정보 윤리학의 핵심 개념과 방법
보다 면밀한 컴퓨터 윤리학의 관점을 기술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윤리이론은 플로리디(Luciano Floridi), 샌더스(Jeff Sanders) 등이 명시해놓은 정보 윤리학(information ethics)이다.¹² 정보 윤리학은 컴퓨터 윤리에 관한 근본적인 관점이다. 그것은 디지털 환경 안에서 컴퓨팅(computing)의 본성뿐만 아니라 인간과 소프트웨어 행위자들까지도 고려한다. - P189
12 이러한 정보 윤리학 접근법은 Luciano Floridi, Jeff Sanders, 옥스포드 대학FE BAR AR(http://web2.comlab.ox.ac.uk/oucl/research/areas/ieg)와 허트포디셔 대학 정보 철학 연구소(http://philosophyofinformation.net/centre/gpi)1 - P351
플로리디와 샌더스의 말을 빌리면, 정보 윤리학은 삶보다는 데이터엔티티(data entity) 개념에 기반한 환경적 거시 윤리학(EnvironmentalMacroethics)이다."¹³ 정보 윤리학은 거시 윤리학적 접근법으로 정의된다. 이는 실존(existence)을 정보적 실존으로 정의함으로써 도덕적 행위자들의 책임성을 확장하는 프레임이다. 즉 우리 모두는 데이터 존재들(entities)이라는 것이다. - P189
13 Floridi & Sanders 2004, p.3. - P351
나아가 정보 윤리학은 ‘건축적 윤리학(architecturalethics)‘이다. 즉 정보계(infosphere)¹⁴의 유저들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들과 디자이너들을 다루는 윤리학인 것이다. 정보는 정보 행위자들과사용자들(patients) 및 그들의 상호 관계들로 이루어진 생태적 환경이다. 정보계의 모든 요소들은 일방향적이거나 상호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분명 이는 생태계와 유사하다. - P190
14 Floridi 2003aㅇ하 Florid & Sanders 1999를 보라 - P351
컴퓨터게임은 정보계다. 분석의 특수한 수준에서 혹은 추상화(abstraction)의 수준에서 내가 5장에서 보다 상세하게 분석하려고 하는<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같은 게임은 하나의 정보계다. 이는 제품, 개발자들, 서버들과 그것들의 테크놀로지, 플레이어들, 온라인 자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하나의 특정 서버 역시 정보계다. 분석에 필요한 추상 수준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 P190
정보 윤리학은 각각 다른 정보적 관점들 안에서의 운용(operating) 필요성을 고려한다. 추상(abstraction) 수준의 개념들과 추상 그래디언트(gradient, 勾配) 개념들을 사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16이러한 개념들의 이용은 정보 윤리학의 존재론적 본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데이터 존재들(beings)은 에이전트후드(agenthood, 에이전트가 될 수 있는 속성역자 주)의 능력을 지닌다. - P191
추상의 수준은 "유한하지만, 비어 있지는 않은 일군의 관찰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들은 바로 그들의 선택에 의해 특징지어진 어떤 이론 안에서 기본 구성요소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¹⁷ (중략). 정보 윤리학은 존재론(ontology)에 대해 대상지향적인(object-oriented) 접근 방법을 갖는다. 다시 말해 하나의 대상은 정보상으로, 따라서 존재론적으로 그 대상들에 의해 규정된다. - P191
17 Floridi & Sanders 2004, p. 11. - P351
정보 윤리학은 도덕적 행위를 정보 과정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추상수준에서 행위자와 수용자(patient)가 반드시 인간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강조할 만한 가치가 있다. 정보 윤리학은 인간의 에이전시(agency)가 없더라도 어느 수준의 추상을 허락한다. (중략). 이런 윤리적 프레임에 있어 정보 윤리학의 인류학(anthropology)에 중심이 되는 생산하는 인간(homo poieticus)이라는 플로리디와 샌더스의 개념 역시 흥미롭다.²¹ 정보 윤리학과 덕 윤리학은 둘 다 구성주의적 접근법이다. 하지만 후자는 인간 중심적(anthropocentric) 접근을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전자는 훨씬 더 광범위한 시스템을 고려한다. 정보 윤리학은 윤리적 영역(universe)을 확장한다. - P192
21 "호모 포이에티쿠스(homo poieticus)는 호모 파베르(공작인, homo faber), 즉 자연 자원의 사용자와 ‘개발자(exploitator)‘와 다르다. 그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 homo oeconomicus), 즉 부의 생산자, 유통자 및 소비자와다르다. 그는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 homo ludens)와도 다르다. 호모루덴스는 구성주의적 태도를 특징짓는 윤리적 고려나 책임이 없는 여가적 즐거움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호모 포이에티쿠스는 최종 결과만이 아니라, 그 결과가성취되는 역동적이고 지속적인 과정에도 집중한다."(Floridi & Sanders2005) - P353
정보 윤리학의 강한 대상지향적 배경은 정보계 내의 모든 행위자가 어느 정도로는 생산자이자 소비자임을 암시한다. 정보 윤리학이 제안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에서, 상호연결성(interconnectivity)은 정보계의 모든 요소가 그 정보계의 다른 존재들에게 보이는 독립성의 정도를설명하기에 충분치 않다. (중략). 정보 윤리학은 우리의 도덕적 영역을 확장한다. 그 결과 우리는 우리가 관여하는 정보 세계들에 참여하는 행위와 그 세계를 공동으로 창조(co-creation)하는 일에 책임을 지게 되었다. 이는 컴퓨터 윤리에 대한 매우 이론적이고 복잡한 이해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나는 정보 윤리학이 컴퓨터게임에 특히 잘 맞는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의 적용은 컴퓨터게임과 놀이 경험의 도덕성에 관해 통찰을제공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려고 한다. 그 통찰은 이 게임과 놀이 경험들을 컴퓨터 윤리의 영역에 자리하게 해줄 것이다. - P193
정보와 게임
정보 윤리학의 관점에서 컴퓨터게임의 윤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충족되어야 할 첫 번째 조건은 경험으로서나 대상으로서나 컴퓨터게임이 정보계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컴퓨터게임이 정보적으로 풍요로운환경이라는 것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중략). 인기 있는 예를 하나 들어보자. 하나의 정보로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컴퓨터로 코드화된 상태 기계(computer-coded state machine)²²로 기술할 수 있다. 이 기계는 정보 교환을 통해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있는 다수의 행위자들을 관리하고 있다. 정보 교환의 목표는 사전에 디자인된 방식이긴 하지만 미리 결정되지는 않은 방식들로 행위자들과 수용자들 및 환경들의 정보적 가치를 변경하는 것이다. (중략). 만일 우리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하나의 전체로 본다면, 우리는 그것을 하나의 환경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게임의 상태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의미 있는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다른 행위자들과 상호작용하는 환경으로서 말이다. - P194
22 나는 여기서 상태기계 (state machine)라는 말을 Turing이 컴퓨터 과학에 적용했던 원래 용어를 실질적으로 응용했다기보다는 하나의 은유(metaphor)로 사용하고 있다. - P352
그 데이터의 일부는 수동적이고 비상호작용적이다. (중략).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고 하는 정보 공간은 플레이를위해 디자인된 어떤 장소다. 행위자들(agents)과 수용자들(patients)이 놀이적 방식으로 그 시스템을 경험하기 위해 정보를 교환하는 어떤 환경인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정보 존재속에 어떤 제한을 받아들인다. 그 정보계에 실존하고 참여할 수 있기 위해서 말이다. 정보계는 그 세계에서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 같은 제한적 규칙들을 부과하는 가운데 그 플레이어들로부터 어떤 정보적인 능력들을 요구하는 디자인된 환경이다. (중략). 달리 말해 정보적인 시스템이 창조되는 방식과 정보적인 존재들로 하여금 정보적 세계에 실존하고 참여하도록 허용하는 방식은 윤리적 관점에서 분석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 디자인은 의미 있는 정보적 존재들의 안녕(well-being)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P195
여기서는 정보적 존재들로서 플레이어들이 갖는 정보적 본성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 윤리학은 생태학적 윤리학이다. 그것은 상호 연결된 요소들이 경우엔 정보적 존재들이 맺는 네트워크의 안녕과 그것이 어떻게 보호되어야 하는지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정보적 존재들은 정보계 내부의 다른 정보적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고 그들에 의해 결정된다 (중략). 이는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다른 플레이어들의 정보적 본성뿐만 아니라, 정보계가 그러한 상호 관계들을 접합하고 가능하게 하는 방식에의존하고 영향 받는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게임의 이러한 윤리적 밸런스를 이해하는 것, 그리고 정보계의 행위자들과 수용자들 사이의 정보적 관계들이 게임의 윤리를 형성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일은 추상의 수준들과 추상의 그래디언트 개념들을 사용하기를 요구한다. 왜냐하면그러한 개념들은 정보계로서의 컴퓨터게임이라는 정보적 복합체의 의미 있는 측면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 P196
모든 컴퓨터게임에는 몇 개의 추상 수준들(levels)이 존재한다. 이것들은 단순히 게임 분석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추상 수준들인 것만은아니다. 이 수준들은 정보계로서의 게임 윤리를 분석할 때에도 지배적(dominant)이다.
① 정보적 환경으로서의 게임 시스템 디자인된 정보계로서의 게임,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상호작용들을 형성하고 상황기계로 작용하는가. ② 정보적 존재로서의 플레이어플레이어는 어떻게 정보적으로 의미 있는 어떤 존재가 됨으로써정보계에 의미 있는 존재가 되는가. 즉 어떻게 그 정보계 안에서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가. ③ 정보계 안에서 다른 정보적 존재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는 정보적 존재로서의 플레이어다시 말해,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게임 내의 있을 수 있는 인공 행위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 그리고이러한 정보적 관계들은 어떻게 정보계의 환경을 형성하는가? ④ 산출하는 인간(homo poieticus)으로서의 플레이어이는 플레이어들이 정보계의 가치를 창조하는 방법과 관련이 있다. 그들은 윤리적인 행위만이 아니라 그러한 가치의 구성을 통해서도 정보계의 가치를 생산한다. 게임의 정보계를 정보력으로 윤리적인 장소로 만들어야 하는 가치를 말이다. 이 장소는 도덕적 방식으로 정보겨환이 이루어지는 곳을 의미한다. - P197
컴퓨터게임의 맥락에서 정보적인 비대칭(asymmetry)은 한 명 혹은 더 많은행위자들이 게임 규칙에 의해 불법으로 간주되는 정보계에 영향을 끼치는 어떤 상황이다. 이를테면 치팅(cheating)의 경우 시스템 안으로 정보적인 비대칭들을 들여오는 정보계의 변형을 의미한다. 이는 게임의 안녕을 해치는 행위다. - P198
컴퓨터게임에서 정보적인 안녕(informational well-being)은 실제로 명료하게 정의될 수 있다. 게임 정보계는 그것의 정보적 구조와 게임디자인이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놀이적 경험을하도록 해줄 수 있을 때 건강하다. (중략). 또한 건강한 게임 정보계라면 플레이어들은 그들의 창조적 관리(creative stewardship)를 행사한다. 컴퓨터게임의 경우, 창조적 관리는책임있게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 경험과 하나의 정보계로서의 게임 시스템을 보존하는 것 말이다(이를테면 치팅을 하지않는 것). - P198
<데이어스 엑스>에서의 창발적인 게임 플레이의 예를 들어보자.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끝이 없는 레벨들 안에 놓인다. 그들은 거의 모든 방식으로 이 레벨들을 돌아다닐 수 있다. (중략). 플레이어들은 치팅을 했나? 아니다. 사실, 이것은 컴퓨터게임에서창조적 관리가 발휘된 훌륭한 예다. 즉 플레이어들은 정보계를 이해했던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기능했고, 자신들이 게임 내의 플레이어들로서 그것에 어떻게 관계를 맺었는지를 알아차린 셈이다. - P199
정보 윤리학은 어떤 수준들에서 무해한 것으로 간주될수도 있을 이러한 디자인 선택들(시스템 자체: 다른 행위자들이 없는 플레이어)이 왜 실제로는 해악의 원천이자 비윤리적으로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을 제공해준다. 어떤 정보적 시스템이 윤리적이기 위해서는, 그것이 그 행위자들의 창조적 행위들에 열려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시스템의 밸런스가 깨지기 십상이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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