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이라는 렌즈를 바꿔야 내가 보는 세상이 바뀐다
언어라는 다리를 건너야 생각이 밖으로 나올 수 있는데, 그 언어가 부실하거나 조악하면 다리가 없거나 끊어진 것이다. 새로운 언어는 사고혁명을 일으키는 원동력이자 새로운 창이다. - P133
개념이 없다면 신념은 세상으로 나오지 못한다. 남에게 전달할 수도 없다. 우리가 새로운 개념을 부단히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 P134
개념은 체험을 통해 신념으로 거듭나고, 체험은 개념을 통해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온다. 아무리 많은 체험을 해도 개념이 부족하면 내 몸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반대로 개념은 풍부하지만 체험이 부실하면 어떨까? - P134
새로운 개념을 배우지 않으면 세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도발전이 없다. 1년 전에 썼던 개념을 지금도 똑같이 반복해서 쓰고 있다면, 나는 1년간 개념 없이 산 것이다. - P134
개념은 저마다의 문제의식과 탄생의 배경을 가졌다. 특히 철학적 개념에는 그 개념을 창조한 사람의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자신의 철학적 사유의 핵심을 기존의 개념으로 파악할 수 없기에 새로운 개념을 창조한 것이다. - P135
어휘력이 풍부하다는 이야기는, 내가 어떤 감정을 느낄 때 그것을 다양하게 표현할 선택지가 많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뭔가를 볼 때, 보는 위치나 자세, 태도에 따라서 보는 방식도 달라진다. 어느 책을 보니 우리 말에 ‘보다‘라는 말이 27가지나 있다고 한다.²⁵ - P136
25. 김수업(지음), 《우리말이 서럽다》 (2009), 나라말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표현력에드러난다.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은 같은 현상이나 사물을 보고도 감정을 ‘미적분‘하듯 구체적으로 묘사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같은 언어를 반복할 뿐이다. - P136
다양한 경험을 해도 그 경험을 포착할 만한 적절한 개념이 없다면 그냥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다. 훗날 기억도잘 나지 않는다. 결국 색다른 경험이 계속 축적되어도 그 경험이 내포한 의미를 포착할 수 없다. - P137
언어의 속뜻을 공유할 때 공동의 집도 굳건해진다
모호한 개념으로 상대방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아닌, 짧지만 강력한 비트의 말로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가 이루어질 때, 공동체는 튼실한 신뢰와 연대를 구축할수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동행의 언어보다 동원의 언어만남으면서 공동체 내에서의 인간관계도 무너지고 있다.²⁸ 여기서 말하는 ‘동행의 언어‘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주고받는 언어다. - P138
28. 엄기호(지음),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2018), 나무연필
언어는 공동체의 약속이다. 예를 들어 신호등의 빨간불은 멈추라는 의미다. 왜 하필 빨간불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공동체가 약속한 규칙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언어적 의미를 공유할 때 공동체는 더욱 굳건하게 결속된다. - P139
사전적 의미(denotation)뿐아니라 그 뒤의 함축적 의미 (connotation)도 공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한 공유가 없다면 공동체는 구축되지 않는다. 이럴 때더불어 살아가려는 동행의 언어는 사라지고 서로를 비난하고 힐난하는 시기·질투의 언어만 남는다. - P140
우리는 사회가 합의한 언어적 규칙과 제도 안에서 살아간다. 언어는 내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의사소통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내가 뭔가를 생각하고 인식하는 수단이다. - P140
개념이 부족한데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모험이 부족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다." 일본 철도의 광고 카피다. 모험이야말로 어른으로 성장시키는가장 확실한 보험이다. 그런데 아무리 많은 모험을 해도 그걸 표현할 언어가 부족하면 모험은 가치를 잃는다. 그래서 언어가 부족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다. - P141
살다 보면 수많은 개념이 우리에게 다가와 우연히 꽂힌다. 그 개념들은 성숙과 숙성을 거쳐야만 신념이 된다. 내가 의도적으로 포착해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떠도는 관념은 그저 떠도는 관념에 그친다는 뜻이다. - P142
언어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모습으로 끊임없이 재탄생한다. 계속 움직이면서 상태가 바뀐다. - P143
꼰대는 입력장치는 고장 났는데 출력장치만 살아 있는 사람이다. 꼰대의 언어는 늘 진부하고 과거형이다. 하지만 리더의 언어는 늘 새롭고 미래형이다. 동일한 언어도 어제와 다른 방식, 새로운 용법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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