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그녀의 환상에 대해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소녀시절에당했던 근친상간으로 인해 그녀는, 세상의 관점에서는 굴욕을 느꼈지만 환상의 세계에서는 고양된 기분이 될 수 있었다.  - P246

흔히 그러하듯, 그녀는 치료를 받는 동안 악마의 모습을 나에게 뒤집어씌웠다. 따라서 나는 자동적으로 죽음의 위협을 받게된 것이었다. 그녀를 정상적인 인간적 존재가 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위험에 처했을 것이다. - P246

그후 나는 정신병 환자의 고통을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는 이제 그들의 내적 체험의 의미있는 현상들을 알게되었기 때문이었다. - P247

꿈의 분석

나는 자주 나의 정신치료법이나 분석방법에 관해 질문을 받는다. 그 질문에 나는 분명한 답변을 할 수는 없다. 치료법은 각각의 사례에 따라 다르다. - P248

사람들이 문헌에서 환자의 저항에 관해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있어 환자에게 뭔가 강요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치료는 환자로부터 자연스럽게 진전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 P248

물론 의사는 소위 ‘방법‘에 관하여 알고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그는 규격화된 일정한 방식에 매이지 않도록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론적인 전제는 다만 조심스럽게 적용되어야 한다. 오늘은 그 전제가 타당할지 모르나 아마도 내일은 다른 전제들이 그럴지도 모른다. - P249

결정적인 것은 내가 인간으로서 또 다른 한 인간과 대면하고있다는 점이다. 분석은 일종의 대화이며 여기에 당사자 두 사람이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분석가와 환자는 서로 마주보고 앉게된다. 의사도 무언가 할 말이 있고 환자도 마찬가지다. - P249

정신치료에서는 어떤 방법의 적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므로정신의학 연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P249

마음은 정말 신체보다도 더욱 복잡하고 접근하기 어렵다. 마음은 이를테면 세계의 절반으로, 우리가 그것을 의식할 때에만 존재하게 된다. 그러므로 마음은 단순히 개인적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문제이며, 정신과의사는 전체 세계에 관여해야 한다. - P250

물론 이른바 ‘작은 정신치료‘라는 것도 있긴 하지만, 본래의 분석에서는 환자와 의사 모두 그 전인격이 대상이 된다. 의사가 자기 자신을 바치지 않고는 치료할 수 없는 사례들이 많이 있다. 치료에서 중요한 고비를 맞았을 때, 결정적인 것은 의사가 자기 자신을 드라마의 한 부분으로 보느냐 아니면 스스로를 자기 권위로씌워버리느냐 하는 것이다. - P251

우리는 의식으로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무의식이 이 상황을 어떻게 체험하고 있는가?" 하고 항상 자문해보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꿈을이해하도록 노력하고 세심한 데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자기자신을 환자와 마찬가지로 관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정에따라서는 치료 전체가 빗나갈 수도 있다. - P252

모든 치료자는 제3자에 의해 점검을 받아야 한다. 그럼으로써다른 관점도 가지게 된다. 교황 자신도 고해신부를 두고 있다. 나는 분석가들에게 늘 이렇게 충고한다. "고해신부 역할을 해줄 아버지 같은 사람이나 어머니 같은 사람을 가지도록 하시오!" - P253

어떤 사람이 신경증에 걸려 있다면 분석과정을 거쳐야 한다는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그 사람이 ‘정상‘이라면 분석을 받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나는 소위 정상성에 대해 놀랄 만한 체험을 했음을 확신있게 말할 수 있다. - P254

집단무의식의 원형에 대하여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서는, 특히 환자 편에서 전이가 일어난다든지 의사와 환자 간에 다소 무의식적인 동일시가 일어날 때에는 때때로 심령심리학적 성질을 지닌 현상이 야기될 수도 있다. 나는 이것을 자주 경험하는 편이다. 특히 인상깊었던 한 사례는 내가 심인성 우울증을 치료해준 환자의 경우였다. - P259

아내의 태도는 환자에게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큰 부담이 되었다. 그런 압박으로 결혼 1년 만에 그는 다시 우울증에 빠져버렸다. 나는 그럴 가능성을 예상하고 그에게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즉시 나에게 연락하라고 말해두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않았다. - P260

새벽 2시쯤막 잠이 든 것 같은데, 바로 그때에 나는 깜짝 놀라서 눈을 떴다.
누군가 방 안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 문이 급하게 열린 것 같기도 했다.
나는 즉시 불을 켜고 살펴보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누가 잘못알고 문을 열었나 싶어 복도도 조사해보았다. 그러나 복도는 쥐죽은 듯이 고요했다. ‘이상하군, 누군가 방으로 들어왔는데! 나는 이렇게 생각하며 일어난 일을 돌이켜 기억해내려고 애를 썼다. - P260

무의식에서 시간과 공간을 상대화함으로써 나는 전혀다른 곳에서 실제로 일어난 어떤 일을 지각할 수 있었다. 집단무의식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것으로, 고대에서 ‘만물의 공감‘이라고 불렀던 것의 기초다. 이 사례에서는 나의 무의식이 내 환자의 상태를 알고 있었던 셈이다. - P261

나의 환자들은 대부분 신자가 아니라 신앙을 잃어버린 사람들이었다. ‘길 잃은 양들이 나를 찾아왔다. 오늘날에도 신자는 교회에서 상징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미사나 세례, 그리스도 본받기, 그리고 다른 많은 체험을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 P264

주로신경증 환자에게 이것이 결여되어 있다. 그러한 사례에서 우리는 결여된 부분을 채워주는 상징들을 무의식이 자율적으로 가져오는지 그렇지 않은지 관찰하는 일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그때 - P265

나는 그러한 사례를 《집단무의식의 원형에 대하여》라는 저서에서 기술한 적이 있다. - P265

(전략).

나는 그가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말해 그 공포를 건너뛰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환자가 자기 자신의 길을 감으로써 스스로 책임지기를 원치 않는다면 나는 결코 강요하지 않는다. 일상적인 저항에 지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진부한 가정에 동의할 용의는 없다. 저항은 특히 완강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 P266

내적 체험의 모험, 즉 영적인 모험은 많은 사람에게는 친숙하지않다. 정신적인 실재가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파문에 해당한다. ‘초자연적‘ 이거나 적어도 ‘역사적으로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신적인 경우는 어떠한가? 이러한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흔히 사람들은 갑자기 정신에 대해 예기치않은 깊은 경멸을 나타낸다. - P267

오늘날 정신치료에서 의사 또는 정신치료자는 환자나 환자의감정과 이를테면 ‘함께 가야 한다‘는 요청을 받고 있다. 나는 이것이 항상 옳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많은 경우 의사 편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요구될 때도 있다. - P267

오늘날 소위 신경증 환자들 가운데는 이전 시대라면 신경증,
즉 자기 자신과의 분열을 겪지 않았을 사람이 적지 않다. 그들이신화에 의해 조상들의 세계와 여전히 관련을 맺고 있고, 그리하여 단지 바깥에서 보는 자연이 아닌 실제로 체험하는 자연과 연결되어 있는 그러한 시대와 환경에서 살았다면, 그들은 자기 자신과의 불일치를 면했을 것이다. 문

우리 시대에 이와 같이 마음의 분열로 희생된 자들은 단지 ‘스스로 택한 신경증 환자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의 표면적인 증상은 자아와 무의식 사이에 벌어져 있는 틈이 메워지는 순간 사라진다. 이러한 분열을 자신에게서 깊이 느끼고 있는 의사는 무의식의 심적 과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심리학자가 빠지기 쉬운 자아팽창의 전형적인 위급상황을 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경험한 바로는, 습관적인 거짓말쟁이들 외에 가장 어렵고 배은망덕한 환자는 소위 지식인들이다. 그들이야말로 한쪽 손이 하는 일을 다른 손이 전혀 모른다

몇몇 피분석자는 진정한 의미에서 나의 제자가 되었으며 내 생각을 세상에 소개하고 지지해주었다. 그들 중에는 수십 년 동안우정을 보여준 사람들도 있다.

나의 환자들과 피분석자들은 나를 인간적 삶의 진실에 가까이다가가도록 하여, 그것에 관한 본질적인 것들을 체험하지 않을수 없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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