رات비트겐슈타인은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
언어와 침묵

소통이란 얼마나 어려운가? 말과 글 짓기를 주업으로 하는 나 같은 사람은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게 되는 고민이다.  - P268

 1946년 10월, 런던 정경대학교의 과학철학자 칼 포퍼는 킹스 칼리지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초대받아 ‘철학적 문제는 실재하는가?‘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하고 있었다. 청중 가운데에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과 버트런드 러셀BertrandRussell (1872~1970)도 있었는데, 철학의 본질에 대한 생각이 아주 달랐던 포퍼와 비트겐슈타인 사이의 열띤 논쟁이 벌어지며 비트겐슈타인이 난로에서 벌겋게 달아오른 부지깽이를 꺼내 들고 포퍼에게 달려드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 P268

철학사에서 제일 과격했던 결투였지만, 기념비 따위는 없었다. - P269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

20세기 최고의 언어철학자로 불리는 비트겐슈타인은 (중략). 그가 생전에 펴낸 단 한 권의 책 <논리-철학 논고īractatus Logico-Philosophicus》와 그가 남긴 초고를 사후에 집대성해 발간한 《철학적 탐구Philosophische Untersuchungen》는 현대 언어철학의 토대로 인정받고 있다. - P268

물리학도 시절 내 주변에서도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논하던사람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비트겐슈타인의 학문적 목적이 바로 언어와 현실을 탐구함으로써 과학의 한계를 알아내는것이었기에, (후략) - P271

앞의 명제들을 예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진공에서 빛의 속력은 일정하다"라는 특수상대론의 명제를보자. 이 명제를 두고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할 수 있을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진공이라는 게 정말로 존재할 수 있는가? - P272

(전략), 비트겐슈타인은 각각의 질문에대해 성실히 답함으로써 그 명제가 더욱 명확해지도록 하는 것이바로 철학의 임무라고 본 것이다. 자연과학 박사도 외국에서는 모두 ‘철학박사 Ph.D.‘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또 대학에서는 학위논문 심사를 디펜스defense, 즉 ‘방어‘라고 부른다. - P272

글자와 소리를 넘어 놀이로

젊은 군인으로서 참전한 1차 세계대전의 전쟁통에서 썼다고알려진 《논리-철학 논고》에 나타난 언어철학의 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조금 사라진 듯, 《철학적 탐구》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의미가 사용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언어놀이language game‘ 개념을 이야기한다. 언어는 규칙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은 놀이처럼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 P273

자기가 쓴 《논리-철학 논고》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새로운 학설을 푸는 모습을보고 있자면, 그를 학문의 영역에서 ‘판매 후 무한책임 서비스 제도‘를 도입한 최고의 양심적 학자로 불러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말의 무게를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 P273

천둥과 같은 침묵

온라인 공간을 덮어버린 무의미하고 죽은 언어들의 산더미가 오늘 하루에도 얼마나 더 커졌을지 상상해 본다. 언어 뒤에 숨어있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내뱉은 말의 개수만큼 커졌을 것이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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