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모든 인간의 활동에는 결과가 따르는데, 종종 각 사람에게 돌아가는 이익과 피해의 정도가 다르다. 그리고 모든 행위가 부도덕하다고 취급되지도 않는다. - P484
도덕화의 심리를 인식한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무뎌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우리는 비용과 이익이 아닌 미덕과 죄악의 관점을 내세우면서 도덕적으로 부적절한 근거를 기초로 삼아 특히 그 선인과 죄인이 자신의편인가 남의 편인가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오류의 가능성을경계할 수 있다. 오늘날 많은 "사회 비평가들이 상류 계층 출신으로 하류 계층의 취향(음란성 유희, 패스트푸드, 많은 소비 상품)을 비난하면서 그들 자신은 평등주의자라고 생각한다. - P486
도덕적 심리에는 원시적인 사고와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현대인의 마음에 뚜렷이 살아 있는 또 다른 부분이 있는데, 신성함과 금기의 개념들이 그것이다. 어떤 가치들은 가치를 뛰어넘어 신성불가침으로 간주된다. - P485
(전략), 누군가가 그런 행위를 허용한다면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학생들은 견해의 정당성을 설명하라고 요구하자 단지 타락한, 비인간적인,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학생들은 심지어 자기 자신을 정화하는 한 방법으로, 입양권의 경매를 합법화하려는 (가상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운동을 자발적으로 조직하려 했다. - P486
핵심적인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는 걸 금기로 여기는 것이 전적으로비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판단할 때 그들이 무엇을 하는가에 의존할 뿐 아니라 그들이 누구인가에도 의존한다. - P486
테틀록은 상대방에 대해 가격을 매기지 않는 것이 바로 그에 대한 충실함의 본질이라고 지적한다. "이 규범을 위반하는 것, 우정이나 자식이나 국가에 대한 충성심에 금전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자기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박탈하는 행위이며, 진실한 친구, 부모, 시민의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이다."¹⁵ - P487
엑손 발데즈 기름 유출 사고 이후한 여론 조사에 참가한 응답자 중 5분의 4가, 미국이 "비용에 상관없이" 환경 보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라면 전국의 모든 학교, 병원, 경찰서, 소방서의 문을 닫고, 사회 복지 프로그램, 의료 연구, 해외 원조, 국방을 중단하고, 소득세를 99퍼센트까지 높이더라도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 P488
인간의 도덕 관념을 이렇게 무자비하게 분해한다고 해서 도덕성이일종의 허위라거나 도덕가들이 모두 고집스런 독선가란 뜻은 아니다. 윤리학이 감정에 깊이 관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다수의철학자들은 이성만으로는 도덕성이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흡이 말한 것처럼 "내 손가락에 상처가 나기보다는 온 세상이 파멸하기를 "바라는 것은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다."¹⁷ - P489
그러나 인간의 도덕화에는 여전히 조심해야 할 점이 많다. 도덕성을신분이나 순수함과 혼동하는 것, 지나치게 도덕적인 차원에서 판단을 내리고 그에 따라 반대자들에 대한 공격을 허락하는 것, 불가피한 홍정안을 생각하는 것조차 금기시하는 것, 어디에나 존재하는 자기 기만의악덕(자기 자신을 항상 천사의 편이라고 생각한다.). 히틀러 역시 온갖 이유로 자신의 대의가 청렴하다고 확신했던 도덕주의자(실은 도덕적 채식주의자)였다. - P490
17장
폭력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다. 짧고 불확실한 짝들을 제외하면 세계가평화로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역사가 기록되기 오래전에도 잔인한 투쟁이 모든 곳에서 끝없이 펼쳐졌다.¹
우리는 인류에 대한 윈스턴 처칠의 요약을,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전쟁을 치렀고 전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는 냉전의 태동기에 살았던 한인간의 비관적인 견해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다. - P535
17장 폭력
1. "The long peace," Prospect, 1999.40 R. Cooper> 1 - P833
선사 시대에 대한 고찰도 흠잡을 데가 없다. 선사 시대의 사회 생활을 짐작게 하는 현대의 식량 수집인들이 최초로 한 명이 쓰러지면 즉시 종전을 선언하는 의식적인 전투만을 치른다고 한때는 생각되었다. 그러나 현재 그들은 우리의 세계 전쟁에서 발생하는 사상자 비율보다 더 높은 비율로 서로를 죽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³ - P536
3. Bamforth, 1994; Chagnon, 1996; Daly Wilson, 1988; Ember, 1978; Ghiglieri, 1999; Gibbons, 1997; Keeley, 1996; Kingdon, 1993; Knauft, 1987; Krech, 1994; Krech, 1999; WranghamPeterson, 1996. - P536
전쟁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이는 여러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전쟁보다 작은 규모의 폭력이 민족 투쟁, 영토 분쟁, 피의 복수, 개인적 살인 등의 형태를 띠고 빈발한다. 이 경우도 명백히 개선되고는 있지만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 1,000년 동안 서구사회의 살인율은 10배에서 100배까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20세기 동안 미국 사회에서 살인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00만 명에 달하고, 미국 사람이 평생 동안 살해당할 확률은 약 0.5퍼센트에 달한다.⁷ - P537
7. FBI 1999: http://www.fbi.gov/ucr/99cius.htm. - P833
크고 작은 폭력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큰 도덕적 관심사이다. 우리는 사람이 사람을 해치고 죽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 그리고 사회 제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적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 P538
폭력에 있어 이른바 정답은, 폭력이 인간 본성과 아무 관계가 없으며 우리를 둘러싼 해로운 요소들 때문에 발생한 병리 현상이라는 것이다. 폭력은 문화적으로 학습된 행동이거나 특별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전염병이다. 이 가설은 오늘날 비종교적 신념의 핵심 교리가 되어 각종 공식 선언문에 거듭 등장하는 탓에, 이제는 마치 주기도문이나 충성서약문처럼 들릴 정도가 되었다. - P538
이 신념을 기초로 해 폭력에 접근하는 또 다른 방법은 구체적인 환경요인이 폭력을 일으킨다는 확신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폭력의 원인을 알고 또한 그것을 제거하는 법을 안다고 거듭 주장한다. 우리가 폭력을 뿌리뽑지 못하는 것은 책임 있는 노력이 부족해서이다. - P539
대중 매체 폭력도 유력한 용의자이다. 두 명의 보건전문가는 최근 다음과 같은 글을 발표했다.
아이들이 폭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문제 해결이나 감정 해소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아이들은 그것을 가족과 사회의 역할 모델들에게서 배우고 텔레비전, 영화, 비디오 게임에 등장하는주인공들에게서 배운다.¹⁴
세 번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은, 최근 리처드 로즈(RichardRhodes)의 책 『왜 그들은 죽이는가(Why They Kill)』에도 소개된 바 있는아동 학대이다. 범죄정의정책재단의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 P540
14. H. Spivak D. Prothrow-Stith, "The next tragedy of Jonesboro," Boston Globe, 1998. 4. 5. - P834
문화를 신념과 욕구를 가진 하나의 실체로 보면 실제 인간들의 신념과욕구는 무시되고 만다. 1995년 티머시 맥베이가 오클라호마 시의 연방청사 건물을 폭파시키고 168명을 죽인 후, 저널리스트 앨피 콘은 "개인적 책임 운운하며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미국인들을 조롱하면서, 폭파사건을 미국적 개인주의 탓으로 돌렸다. "이 나라는 경쟁이라는 문화적현상에 중독되어 있다. 우리는 교실에서나 경기장에서나 다른 사람은 우리 자신의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배운다."¹⁷ - P541
17. A. Flint, "Some see bombing‘s roots in a US culture of conflict," Boston Globe, 1995. 6.1인용. - P834
최근의 한 유명한 이론에서는 미국 폭력의 원인을 어린 시절에 주입되는 미국 특유의 유해한 남성성 개념에서 찾는다. 사회 심리학자 앨리스 이글리는 무차별 총격의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런 종류의 행동은 남성의 역할에 포함되어 온 것으로, 개척 시대의 전통을 계승한 미국 문화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¹⁹ - P541
19. M. Zuckoff, "More murders, more debate," Boston Globe, 1999. 7.31. - P834
"폭력은 학습된 행동"이라는 진술은 올바른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폭력은 감소해야 한다는 신념을 보여 주기 위해 거듭 외워 대는 주문이다. 그것은 어떤 확실한 조사에도 근거하고 있지 않다. 슬픈 사실은 "우리는 폭력을 낳는 조건을 알고 있다."라는 확언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알 수 있는 어떤 단서도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 P542
공격적인 부모 밑에서 종종 공격적인 아이가 나오지만, 공격성이 "폭력의 순환"을 통해 부모로부터 학습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폭력적성향이 학습뿐 아니라 유전을 통해서도 발생할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않는다. - P542
폭력이 미국 문화의 특별한 주제들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증거를 통해 그런 주제를 가진 문화들이 보다 폭력적인 경향이 있다는 상관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관성이 존재한다고 해도, 폭력이 그런 문화적 주제를 낳은 것이 아니라 그문화적 주제가 폭력을 낳았다는 점이 입증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런상관성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 P543
제3세계 대부분의 나라들과 구 소련에서 해체된 많은 공화국들이 훨씬 더 폭력적인데, 그들은 개인주의라는 미국적 전통과 아무 관계가 없다.²¹ - P543
21. Mesquida Wiener, 1996. - P834
텔레비전과 영화가발명되기 이전의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폭력적이었다. 캐나다 사람들은 미국 사람들과 똑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지만 그들의 살인율은 미국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영국령 세인트헬레나 섬에1995년 처음 텔레비전이 들어왔을 때 그곳 사람들은 더 폭력적으로 변하지 않았다.²⁴ - P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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