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다네카 군의관을 찾아가 보지 그래?" 요사리안이충고했다. "뭐 하러 내가 다네카 군의관을 만나러 가? 난 아프지도않은데" "악몽을 꾸는 건 어떡하고?" "난 악몽을 꾸지 않아." 헝그리 조가 거짓말을 했다. "군의관이 어떻게 고쳐 줄 수 있을지 몰라." "악몽을 꾼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하나도 없어." 헝그리조가 대답했다. "악몽은 누구나 다 꾸니까." - P97
. 비행 대대에서는 1킬로미터 상공에서도 짠지통에다 폭탄을 정확히 투입시킬 수 있는 폭격 조준기를 가지고도 계속해서 칠 일째 페라라의 다리를 명중시키지 못했고, 캐스카트 대령이 그의 부하들로 하여금 이십사시간 안에 그 다리를 파괴하겠다고 자원하게 한 이후로 벌써 일주일이 몽땅 지나갔어도 다리는 멀쩡하게 남아 있었을무렵이었다. 크라프트는 펜실베이니아 출신의 깡마르고 악의 없는 녀석이었는데, 그가 바라는 것이라고는 남들의 호감을 사는 것뿐이었지만, 그토록 겸손하고 굴욕적인 야망조차 그는 이루지 못할 운명이었다. - P98
캐스카트 대령은 용기가 있었고, 목표물만 있으면 닥치는 대로 그의 부하들을 출격시키겠다고 나서기를 주저하는법이 없었다. 탁구대에서 애플비가 처리하기에 겨울 만큼힘든 공이 없듯이, 그의 비행 대대가 공격하기에 너무 위험하다 싶은 목표물은 없었다. - P99
애플비가 상대방의 기를 꺾으려면 서브를 스물한 번만 하면 그만이었다. 탁구대에서 그가 발휘하던 실력은 전설적인 것이었다. 오르의 첫서브 다섯 번을 애플비가 모조리 후려쳐 버린 다음에 진과 주스로 약간 해롱해롱해진 오르가 탁구채로 애플비의이마를 후려쳐서 쪼갰던 어느 날 밤까지 애플비는 시작만했다 하면 언제나 이겼다. - P100
"그러면 안 되나?" 화이트 하프오트 추장의 대답이었다. 그 이후로 매일 밤 플룸 대위는 가능한 한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는 헝그리 조의 악몽에서 말할 수 없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밤이면 밤마다 헝그리 조의 광적인 악몽의 소리를 그렇게 열심히 들은 플룸 대위는그를 점점 증오하게 되었고, 어느 날 밤에 화이트 하프오트 추장이 그의 야전침대로 발돋움을 하고 다가가서 그의목을 귀에서 귀까지 베어 버리기를 바라기 시작했다. 플룸대위는 사실 나무토막처럼 깊은 잠을 잤으며, 자기가 깨어있다고 꿈만 꾸었을 뿐이었다. - P102
. 헝그리 조의 악몽은화이트 하프오트 추장의 기분을 어수선하게 만들었고, 그는 걸핏하면 누가 발돋움을 하고 제발 헝그리 조의 천막으로 기어 들어가 그의 얼굴에서 허플의 고양이를 치워 버리고 그의 목을 귀에서 귀까지 잘라 플룸 대위를 제외한 비행 중대의 모든 사람이 잠을 잘 잘 수 있게 해 주기를 바라곤 했다. - P103
"자넨 신임 비행 중대장이 되었어." 배수로 저쪽에서 캐스카트 대령이 그에게 고함쳤다. "하지만 그건 별것이 아니니까 별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 그건 자네가 새 비행중대장이 되었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 - P103
댄비 소령을 제외한 비행 대대 본부의 모든 다른 장교들처럼 캐스카트 대령은 민주주의 정신이 투철했으며, 그는모든 인간이 평등하다고 믿었고, 따라서 대대 본부 밖의모든 사람들을 똑같은 감정을 품고 괴롭혔다. - P104
"난 아직도 납득할 수 없어." 요사리안이 항의했다. "다네카 군의관 얘기가 옳은 거야, 틀린 거야?" "몇 번이라고 그러던가요?" "마흔 번." "다네카가 맞는 얘기 했어요." 윈터그린 전직 일등병이수긍했다. "제27 공군 본부의 관점에서는 사십 회의 출격이면 충분하죠." - P105
"캐치-22요.‘ "캐치-22?" 요사리안은 어안이 벙벙했다. "캐치-22가무슨 상관이 있단 말이지?" "캐치 - 22에 의하면......." 헝그리 조가 요사리안을 비행기에 태우고 다시 피아노사로 돌아오자 다네카 군의관이참을성 있게 대답했다. "자넨 언제나 자네의 사령관이 내리는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되어 있어." - P105
7 맥워트
아침마다 그의 천막 밖에서 요란하게 빨갛고 깨끗한 잠옷 바람으로 면도를 하고, 요사리안의 주변 환경에서 가장묘하고, 역설적이고, 난해한 인물들 가운데 하나인 맥워트는 보통 때에는 요사리안의 조종사였다. - P107
"이 사람 뭐야?" -드 커벌리 소령이 그의 취사장에서부리려고 납치해 온 이탈리아 노동자 두 명이 요사리안의 천막으로 운반하려고 하는 거대한 합지 상자에 가득 찬 말린 과일과, 과일 주스 깡통들과, 디저트 꾸러미들을 보고놀란 마일로가 소리쳤다. - P108
"좋아, 공연히 골치는 썩이지 마. 속은 내가 썩어야지. 사실은, 난 간에 이상이 있어. 그저 증세만 나타날 뿐이지. 난 가넷-플레이체이커 증후군이 있지." "알겠어요." 마일로가 말했다. "그런데 가넷-플레이체이커 증후군이 뭡니까?" "간의 이상이지." - P110
"멋진 가넷-플레이체이커 증후군은 흔하게 나타나는 것이아니니까, 난 내 증후군을 망치고 싶지는 않아. 그래서 난절대로 과일을 먹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이제야 확실히 알겠어요." 마일로가 말했다. "과일은 대위님 간에 나쁘다 이거죠?" - P111
"던바에게 상당히 많이 주지." 요사리안이 말을 계속했다. "던바요?" 얼이 빠진 마일로가 말을 되풀이했다. - P111
마일로는 얼굴을 찌푸렸다. "마음이 아주 너그러운 사람이군요." 그는 조금도 신이 나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아주 너그럽지." 요사리안이 동의했다. "그리고 그건 완전히 합법적이라고 생각되는군요." 마일로가 말했다. "그 식품은 나한테서 일단 받아가기만 하면그때는 대위님의 소유가 되죠. 내 생각에는 그 사람들의입장을 보아하니 과일을 얻게 되면 무척 좋아할 것 같군요. - P112
마일로는 활기가 돌았다. "의상을 장식하는 보석이라고요!" 그는 감탄했다. "난 그걸 몰랐어요. 값싼 향수는 값이얼마나 나가죠?" "영감은 자기 몫으로 독한 위스키하고 추잡한 사진을 사고, 색골이거든.‘ "색골이요?" "놀랄 정도지." "로마에서는 추잡한 사진을 파는 곳이 많은가요?" 마일로가 물었다. - P113
"말린 자두가 모자라는지도 난 모르고 있었어요." 첫날에 그는 솔직히 인정했다. "아직 여기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 것 같아요. 여기 주임 요리사에게 그 문제를 따지겠습니다." 요사리안이 날카로운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주임 요리사라니?" 그가 물었다. "여긴 주임 요리사 같은 게 없을텐데." - P114
"정반대야." 요사리안이 반박했다. "그는 자기의 생각이얼마나 옳았는지를 알게 되었어. 우리들은 그 음식을 접시째 먹어치우고는 더 달라고 아우성을 쳤으니까. 우린 우리가 모두 아프다는 것을 알았지만, 식중독에 걸렸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 P115
"대위님은 퇴원한 지 열흘밖에 안 되잖아요." 마일로가나무라는 듯이 그에게 일깨워 주었다. "싫어하는 일이 벌어질 때마다 번번이 병원으로 도망만 칠 수야 없는 노릇입니다. 아니죠. 최선의 방법은 출격을 나가는 겁니다. 그것은 우리 의무예요.." - P118
마일로는 포기했다. "그럼 쪼글쪼글한 대추야자 한 꾸러미만 나한테 빌려 주세요." 그가 부탁했다. "꼭 돌려드릴테니까요. 돌려드리겠다고 맹세를 하겠으며, 뭔가 개평이좀 붙을 겁니다." - P118
" 마일로는 당황했다. "이해를 못하시는군요." 그가 투덜거렸다. "그는 홑이불을 통째로 훔쳤고, 난 대위님이 투자했던 쪼글쪼글한 대추야자 한 상자로 그것을 다시 찾았어요. 그래서 홑이불의 사분의 일은 대위님의 소유입니다. 대위님이 주신 쪼글쪼글한 대추야자는 몽땅 그대로 돌려받으셨으니까, 투자에 대해서 이윤이 상당히 난 셈이군요. 다음에 마일로는 맥워트에게 얘기했다. "처음에는 전부가당신 소유였기 때문에 홑이불의 반은 당신 차지인데, 요사리안 대위님하고 내가 당신을 위해서 중간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몽땅 잃어버렸을 테니 당신이 하는 불평을 사실 난이해할 수 없어요." - P119
"자넨 신디케이트를 조직할 셈인가?" "예, 그래요. 아뇨, 시장이죠. 시장이 뭔지 아시죠?" "우리들이 물건을 사러 가는 곳이지. 아냐?" "그리고 팔기도 하고요." 마일로가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팔기도 하고." "난 지금까지 줄곧 시장을 원했어요. 시장을 소유하고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어요. 그러니까 시장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자넨 시장이 소원인가?" "그리고 모두들 배당을 받게 됩니다." - P120
마일로는 근엄하게 입술에 힘을 주면서 머리를 저었다. "그것처럼 불공평한 처사는 또 없겠죠." 그는 준열히 꾸짖었다. "폭력은 그릇된 일이고, 그릇된 일 둘이 모여서 옳은일 하나가 되는 법은 절대로 없어요. 내 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훨씬 좋았죠. 내가 대추야자를 그에게 내밀고 홀이불로 손을 뻗었을 때, 아마 그는 내가 교환을 하자는 줄알았을 겁니다." "그것이 아니었나?" - P121
그러나 요사리안은 마일로가 어떻게 몰타에서 달걀을 한개에 7센트씩 주고 사서 피아노사에서 5센트씩에 팔면서도이익을 남기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 P122
8
셰이스코프 중위
마일로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는 클레빈저도 알 길이 없었지만, 그래도 그는 스나크 상등병은 살아도 좋은데왜 요사리안은 죽어야만 하는지, 또는 요사리안은 살아도좋은데 스나크 상등병은 왜 죽어야 하는지, 그것만 빼고는 전쟁에 대해서 무엇이나 다 알고 있었다. 이 전쟁은 더럽고 지저분해서, 요사리안은 이까짓 전쟁쯤은 없어도 얼마든지 영원히 살 자신이 있었다. 그의 동포들 가운데 아주적은 숫자의 사람들만이 이 전쟁에서 이기려고 목숨을 버릴 터였지만, 그는 그러고 싶은 야심은 없었다. - P123
간단히 얘기하면, 그는 멍청이였다. 그는 현대 박물관에서 어물쩍거리는 사람들처럼 양쪽 눈을 한쪽으로 몰고 요사리안을 자주 쳐다보았다. 그것은 물론 어떤 문제의 한쪽만을 뚫어지라고 응시하는 바람에 다른 쪽은 전혀 보지 못하는 클레빈저의 편견에서 연유하는 착각이었다. - P124
그는 무척 진지하고, 무척 극성맞고, 무척 양심적인 멍청이였다. 그와 함께 영화 구경이라도 가는 날이면 꼭 나중에 감정 이입이니, 아리스토텔레스니, 보편성이니, 물질문명 사회에서 예술 형태로서의 영화가 지니는 의무와 전달하는 내용 따위의 토론에 얽혀들게 된다. - P125
셰이스코프 소위는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이를 악물었다. 흐물흐물한 그의 뺨은 고민스럽게 떨렸다. 일요일 오후마다 열리는 열병식 시합에서 한심하게 행군을 한, 사기가저하된 공군 후보생 중대가 그의 골칫거리였다. 그들이 사기가 저하된 까닭은 일요일 오후마다 열병식을 하고 싶지않았던 데다가, 후보생 반장을 그들이 스스로 선출하는 대신 셰이스코프 소위가 임명했기 때문이었다. - P126
"저 친구 얘기 못 들었어?" 클레빈저가 따졌다. "얘기 들었어." 요사리안이 대답했다. "머리가 제대로돌아가는 놈들이라면 모두 입 닥치기를 바란다고 아주 큰소리로 분명하게 얘기하는 소리를 들었다 말야." - P126
"처벌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지." 셰이스코프 소위가말했다. "나에게 사실대로 얘기해 줄 사람이 있다면 고맙겠어." "널 미워할 거야." 요사리안이 못 박았다. "저 친구는 죽는 그날까지 널 미워하게 될 거야." - P127
셰이스코프 소위의 아내는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떤 잊을 수 없는 죄를 범한 셰이스코프 소위에게 보복하고 있었다. 그녀는 통통하고, 발그레하고, 둔한 여자였는데, 좋은책들을 골라 읽고, ‘부주아‘라고 발음을 해 가면서 (영어에r서 발음을 하지 않으면 영국 귀족풍으로 우아하게 들리기 때문에 그 흉내를 냄으로써 고상한 티를 내려고 한다는 뜻옮긴이) 요사리안더러 부르주아처럼 굴지 말라고 항상 얘기했다. 그녀는 언제든지, 심지어는 침대에 도리 더스의 인식표만 걸친 알몸으로 요사리안과 누워 있을 때에도 좋은책을 항상 옆에 두었다. - P128
연병장의 언저리에는 구급차들이 줄을 지었고 노련한 들것 운반인들이 휴대용 무전기를 들고 패를 이루었다. 구급차의 꼭대기에는 쌍안경으로환자를 색출하는 자들이 올라섰다. 성적을 계산하는 사람은 숫자를 계속해서 기록했다. 작전에서 이 분야를 전체적으로 담당하던 자는 경리에 소질이 있는 군의관이었는데, 그는 맥박을 검사하고 성적을 계산한 숫자를 확인했다. - P130
열병식 그 자체도 마찬가지로 한심한 일이었다. 요사리안은 열병식을 증오했다. 열병식은 너무나 군사적이었다. 그는 열병식이라는 말만 들어도 싫었고, 보기도 싫었으며, 그 안에 휩쓸려 밀려다니기도 싫었다. 그는 그것에 참여해야만 하는 자신의 처지도 싫었다. 일요일 오후마다 쨍쨍쬐는 햇볕 아래 군인처럼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공군 후보생이란 한심한 일이었다. - P132
셰이스코프 소위는 열병식에서 이기기를 결사적으로 원했고, 크라프트 에빙 (1840~1902. 독일 신경학자. 법정 정신의학과 저서 「섹스 심리학』으로 유명하다-옮긴이)에서 좋아하는 구절들을 뒤적이며 침대에서 아내가 욕정을 느끼면서 기다리는 동안 밤이 반쯤 지나도록 일어나 앉아서 연구를 했다. - P132
"나체로?" 희망에 부풀어 그녀가 물었다. 셰이스코프 소위는 화가 나서 손으로 이마를 쳤다. 셰이스코프 소위의 인생이 그녀의 추잡한 섹스의 욕망을 넘어서 숭고한 인간이 영웅적으로 참여해야 할, 획득할 수 없는 거창한 투쟁을 의식하지 못하는 여자에게 묶여 있다는사실은 그에게는 하나의 절망이었다. - P132
셰이스코프 소위의 준비는 치밀하고 은밀했다. 그의 비행 중대 소속 후보생들 모두는 비밀을 지키겠다는 선서를하고 보조 연병장에서 한밤중에 연습을 했다. 그들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행군을 하고 서로 장님들처럼 부딪쳐 댔지만, 당황하지 않았고, 손을 흔들지 않고 행진하는 방법을 익혔다. - P134
그리고 일주일 내내 그는 장교 클럽에서 기쁨을 억누르며 킬킬 웃어댔다. 그와 가장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서 억측이 점점 더 나돌았다. "저 거지 같은 새끼, 왜 저러는지 모르겠군." 엥글 소위가 말했다. - P134
(전략). 그런 다음에도 그는 잠자코 있다가, 커다랗고 더부룩한 수염에 몸집이 퉁퉁한 대령이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잡아먹을 듯이몸을 그에게 돌린 다음에야 자신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어줄 설명을 시작했다. "보십시오, 대령님." 그는 말했다. "손이 없습니다." 그리고 놀라서 얼어붙은 관중에게 그는 그의 잊지 못할승리의 바탕이 된 애매한 법칙을 사진으로 복사한 자료를배부했다. 이것은 셰이스코프에게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그는 물론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사열식 대회에서 이겼으며, 빨간 깃발을 영구히 차지했고, 전시(戰時)에는 빨간 깃발이 훌륭한 구리 철사만큼이나 구하기가 힘들어서 일요일 열병식이 아예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 P135
"전 그것이 농담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령님." 클레빈저가 대답했다. "말을 가로막지 마." "알겠습니다. 대령님." "그리고 말을 가로막을 때는 꼭 경칭을 붙이고." 메트캐프 소령이 명령했다. "알겠습니다. 소령님." "말을 가로막지 말라고 방금 명령하지 않았나?" 메트캐프 소령이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전 말을 가로막지 않았습니다. 소령님." 클레빈저가 항의했다. - P137
"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령님." "큰 소리로 말할 수 없겠나? 난 들리지가 않아." "알겠습니다. 대령님, 전....... "귀관은 큰 소리로 말할 수 없겠나? 대령님이 얘기를 듣지 못하셨어." "알겠습니다. 소령님. 전......." "메트캐프." "예?" "그 거지 같은 입 좀 닥치라고 내가 그러지 않았나?" "알겠습니다. 대령님." "내가 귀관의 바보 같은 입 좀 닥치라고 하면 귀관의 바보 같은 입좀 닥치란 말야. 알겠나? 큰 소리로 말하지 않겠어? 난 귀관의 말을 듣지 못했어." - P139
"이 귀관 새끼, 우리가 귀관을 처벌할 수 없다고 한 얘기는 무슨 뜻에서 한 소리인가? 말입니다." 속기를 할 줄아는 상등병이 기록판을 읽어 주었다. "좋아." 대령이 말했다. "도대체 자네가 한 말의 뜻이무엇인가?" "전 대령님이 저를 처벌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령님." - P140
"그러죠. 대령님. 전 제가 유죄임을 대령님이 밝힐 수가없다고……………." "거기서부터 시작하기로 하지. 귀관이 유죄임을 밝힐 수가 없다고 한 얘기는 정확히 무슨 뜻이었나. 클레빈저 후보생?" "전 대령님이 제가 유죄임을 밝힐 수가 없다는 얘기를하지 않았습니다. 대령님." "언제?" "뭐가 언제입니까, 대령님?" - P145
"정의요, 대령님.. "정의란 그런 것이 아냐." 대령이 코웃음을 치면서 다시그의 크고 통통한 주먹으로 책상을 치기 시작했다. "그건칼 마르크스의 정의겠지. 정의가 무엇인지 내가 귀관에게얘기해 주겠어. 정의란 정식으로 하면 밑에 깔려 자신이없으니까 경고 한마디 없이 한밤중에 어둠 속에서 무릎으로 사타구니를 찍어 올리고 칼로 턱을 내려찍는 그런 거야. 목을 따는 거 말이지. 우리가 빌리 페트롤과 싸울 만큼 강하고 질겨지려면 그런 정의가 필요해. 맥을 못 쓰게말야. 알겠나?" "아뇨, 대령님." - P147
물론 클레빈저는 유죄였고,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는 고발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며, 유죄임을 밝히는 방법이란 그것을 증명하는 길이었으며, 그 일은 그들의 애국적인 임무였다. 그는 처벌로 쉰일곱 차례의 행군을 하라는 판결을받았다. - P147
9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는 처음부터 문제였다. - P150
메이저 메이저의 아버지는 후리후리하고 깡말랐으며, 묵직한 구두를 신고 검은 모직 양복을 입었다. 그는 조금도 우물쭈물하지 않은 채 출생증명서를 작성하고는 감정을 전혀 내비치지 않으며 작성한 양식을 담당 간호사에게 내주었다. - P150
"아들 이름은 칼렙이라고 지었어." 그는 결국 부드러운목소리로 그녀에게 알려 주었다. "당신이 바라던 대로 말야." 여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고, 남자는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그의 아내는 잠이 들었고 그의 계획은 모두완벽했기 때문에, 시골 병원의 초라한 병동에서 침대에 누워 있던 그녀에게 그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절대로 알지 못할 터였다. - P151
메이저 메이저는 너무 늦게, 그리고 너무 평범하게 태어났다. 어떤 사람들은 평범하게 태어나고, 어떤 사람들은살아가다 보면 평범해지고, 어떤 사람들은 남들 때문에 하는 수 없이 평범해진다. - P152
전혀 낯선 사람들까지도 서슴지 않고 그를가엾어 했고, 그 결과로 메이저 메이저는 일찍이 사람들에 대한 죄의식과 두려움을, 그리고 자기는 헨리 폰다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 사회에 사과하고 싶어서 남의 비위를 맞추려는 충동을 느꼈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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