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최후의 성벽
1755년 새뮤얼 존슨은 사전을 편찬하는 이유가 "달 아래의 자연을 변화시키려는 것도, 이 세상에서 어리석음, 허영, 가식을 제거하려는 것도 아니라고 썼다. 오늘날 "달 아래 (sublunary)"라는 사랑스런 단어를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이 단어에는 순수하고 정당하고 변하지 않는 천상의 우주와 지저분하고 혼란스럽고 변덕스러운 인간 세상이 엄격히 구분된다는 고대의 믿음이 넌지시 반영되어 있다. - P69
생물과 무생물 역시 더 이상 서로 다른 영역으로 분리되지 않았다. 1628년 윌리엄 하비는 인간의 신체가 수력학(水力學)과 그 밖의 기계적원리에 의해 가동되는 기계임을 입증했다. 1828년 프리드리히 뵐러는 생명의 재료가 고동치는 신비한 젤라틴이 아니라 화학적 법칙을 따르는 평범한 화합물들임을 입증했다. - P70
생명에 대한 이해와 물질 및 에너지에 대한 이해를 통일한 것은 20세기 후반부의 가장 위대한 과학적 성과였다. 그것의 수많은 결과 중 하나는 생물과 무생물을 평행한 두 세계로 분리했던 크로버와 로위 같은 사회과학자들의 "견실한 과학적 방법"을 무너뜨렸다는 것이었다. - P70
지식의 네 경계 마음, 뇌, 유전자. 진화를 연구하는 과학들로부터 밀려드는 새로운 지식들이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앞세워 그 성벽을 돌파하고 있다. 이 장에서는그 지식들이 어떻게 빈 서판을 채우고 있으며 고상한 야만인의 지위를낮추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기계 속의 유령을 몰아내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 P71
(전략). 바로 그 개념이 모든 시대, 모든 문화에 온갖 역설, 미신, 기괴한 이론들을 낳았다. 20세기 전반부에 행동주의 심리학자들과 사회 구조주의자들이 인간의 마음을 가급적피하는 게 상책인 수수께끼나 관념적 덫으로 간주하고 그 대신 명백한행동이나 문화적 특성들을 선택하자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공감할 정도였다. - P72
제1개념: 정신 세계는 정보, 연산, 되먹임(feedback)의 개념을 통해 물리적 토대를 가질 수 있다. 마음과 물질을 확연히 구분짓는 일이 당연하게 보였던 것은 행동이 다른 물리적 사건들과는 다른 종류의 계기를통해 촉발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 P72
나는 예전에 "과학이 인간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한 BBC 텔레비전 토론회에 참여했다. 그 자리에서 한 철학자는 인지 혁명에 반대하면서, 누군가가 감옥에 가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지를 물었다. 그것이야말로 인종들간의 증오를 부추기기 딱 좋다는 것이었다. - P72
수천 년 동안, 물리적 사건들과 의미, 내용, 관념, 이유, 의도 등과의간극은 이 세계를 정확히 둘로 갈라놓는 것처럼 보였다. "증오를 부추기거나" "세실과 통화하기를 원하는" 것 같은 에테르처럼 가벼운 일들이 어떻게 물질이 공간 속을 이동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인지 혁명은 강력한 새 이론을 이용해 관념의 세계와 물질의 세계를 통합했다. - P73
목표와 현재 상태의 불일치에 대한 정보를 받고, 그런 다음 그 차이를 줄여 나가는 작업을 실행하는 것이다. 물리적 에너지를 뇌 속에 데이터 구조로 변환하는 감각 기관과, 뇌가 근육을 조절할때 사용하는 운동 프로그램이 마음과 세계를 연결한다. 이 일반 개념을 마음의 컴퓨터 이론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것은 마음을 컴퓨터에 비유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말 그대로 인간이 만든 데이터 베이스, 컴퓨터 프로그램, 또는 자동 온도 조절 장치와 같이 작동한다는 것을 뜻한다. - P73
마음의 연산 이론이 하는 일은 지식 획득, 생각, 노력의 존재를 기계속의 유령 없이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그것만 해도 대단한 업적이지만). 그것은 또한 그 과정들이 어떻게 지적일 수 있는가, 무심한 물리적 과정에서 어떻게 합리성이 출현할 수 있는가를 설명한다. 만약 어떤물질 덩어리(가령 뇌 조직이나 실리콘) 속에 저장된 정보의 연속적인 변형이 이 세계의 논리, 가능성, 또는 인과의 법칙을 따르는 연속적인 추론을 그대로 모방한다면, 그로부터 이 세계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산출될것이다. 그리고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지성"이라는 말로 정확히 정의된다.³ - P74
3장 최후의 성벽
3. Fodor, 1994; Haugeland, 1981; Newell, 1980; Pinker, 1997, 23.
물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으며, 마음의 연산 이론에도 홉스라는선구자가 있었다. 그는 정신 활동을 작은 운동으로 설명하면서 "추론은 단지 계산"이라고 적었다. - P74
그리고 그 증거가 연산 과정에 있다는 가정 하에, 자매 분야인 인공지능에서는 지금까지 정신적 재료만이 수행해 낼 수 있다고 가정했던놀라운 일들을 평범한 물질이 수행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1950년대에 컴퓨터는 계산, 데이터 정리, 정리 증명 등을 수행했기 때문에 이미 "전뇌(電腦)"라 불리고 있었다. - P75
그렇다고 해서, 뇌가 디지털 컴퓨터처럼 작동한다거나, 인공 지능이 인간의 마음을 복제해 낸다거나, 컴퓨터가 의식을 가져서 1인칭 시점의주관적 경험을 할 것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추론, 지성, 상상, 창조가 정보 처리의 형식들이며 우리가 충분히 이해할 수있는 물리적 과정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 인지과학은 마음의 연산 이론을 이용해 기계로부터 적어도 하나의 유령은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 P76
제2개념 : 마음은 결코 빈 서판이 아니다. 빈 서판은 아무것도 할 수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마음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해그저 막연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때에, 환경이 빈 서판에 무엇인가를 새겨 넣는다는 비유는 그리 엉뚱해 보이지 않았다. - P76
로크에 응하여 빈 서판 이론에 힘찬 반론을 제기한 철학자는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1646~1716)였다. 라이프니츠는 "지성에는 먼저 감각을 통해 들어오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경험론의 좌우명을 되풀이한 다음 그 뒤에 "지성 그 자체를 제외하면"이라는 말을추가했다." 마음에는 단지 학습을 수행하는 메커니즘일지라도 선천적인 어떤 것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 P77
로크의 관점에서는 이 모든 위엄이 "오성"이라는 하나의 추상명사로-혹은 "학습", "지능", "가소성", "적응성"으로 귀착된다. 그러나 라이프니츠가 언급했듯이, 그렇게 하는 것은 "여러 가지 기능이나 신비한 소질들을 꾸며 냄으로써・・・・・・ 그리고 그 기능이나 소질들이 작은 악마나 작은 도깨비처럼 별 수고 없이 필요한 모든 일을 척척 수행해 낸다고 상상함으로써 체면치레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 - P77
그런 과제들이 이른바 ‘문화‘ 라는 것에 의해 수동적으로 빚어지는 실리퍼티 덩어리로 해결될 수 있다고 제안하는 것은 기대를 접고 원점으로 돌아가라는 말과 같다. 그렇다고 해서 인지과학자들이 본성-양육 논쟁을 완전히 끝낸 것은아니다. 여전히 그들은 인간의 마음은 어느 정도의 표준 장비들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해 다양한 견해의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 한쪽 끝에는 모든 개념이 (심지어 "문의 손잡이"와 "핀셋"이라는 개념까지도) 선천적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철학자 제리 포더와 "학습"이라는 말은 잘못된것이며 아이들의 언어는 "성장하는 것이라고 믿는 언어학자 놈 촘스키가 있다.¹⁰ - P78
10. Chomsky, 1975; Chomsky, 1988b; Fodor, 1981. - P805
학습을 위한 선천적 회로가 없으면학습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모두가 인정한다는 것이다. 웨스트폴의 선언문 「선천성 재고(Rethinking Innateness)」에서 베이츠와 엘먼을 비롯한 공동 저자들은 이 점을 기꺼이 인정한다. "어떤 학습 규칙도 이론적인 내용이 완전히 없을 수 없고, 어떤 서판도 완전히 비어 있을 수 없다."¹³ - P79
13. Elman 21, 1996, 82. - P805
제3개념 : 마음 속의 유한한 조합 프로그램에 의해 무한한 행동이 산출될 수 있다. 인지과학은 빈 서판과 기계 속의 유령 이론을 또 다른 방향에서 파고 들어갔다. 인간의 행동이 동물의 세계와 비슷한 의미에서 "유전자 속에 있거나 "진화의 산물"이라는 주장을 비웃는 사람은 용서를 받을 수 있다. - P79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빈 서판 이론이 출현했던 시대에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마음의 연산 이론에 의해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다. 가장 확실한 예는 촘스키의 언어 혁명이다.¹⁵ 언어는 창조적이고 가변적인 행동의 축약본이다. 대부분의 발화는 인류 역사상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새로운 단어 조합이다. - P80
15. Chomsky, 1975; Chomsky, 1993; Chomsky, 2000; Pinker, 1994. - P805
일단 신체적 행동 대신 정신적 소프트웨어를 생각하게 되면 다양한문화들의 근본적 차이는 훨씬 줄어든다. 이것은 제4개념으로 이어진다. 다양한 문화에 산재하는 피상적 차이 밑에는 보편적인 정신 메커니즘이놓여 있다. 여기에서도 우리는 행동의 개방성을 보여 주는 전형적인 예로 언어를 이용할 수 있다. - P81
촘스키는 개별 언어들의 생성 문법은 그가 보편 문법이라 명명한 공통적인 하나의 패턴을 따르는 다양한 변이체들이라고 주장했다. 예를들어, 영어에서 동사는 목적어 앞에 오고, 전치사는 명사구 앞에 온다. 일본어에서 목적어는 동사 앞에 오고, 명사구는 전치사, 정확히 말하자면 후치사 앞에 온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두 언어 모두 동사, 목적어, 전치사 또는 후치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때문에 의사 소통 체계를 가능케 하는 다른 모든 장치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것이다. - P82
사회 구조주의에 공감하는 다수의 인류학자들은 가령 분노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감정들이 어떤 문화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¹⁹ (몇몇 인류학자들은 감정이 전혀 없는 문화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²⁰ 예를 들어, 캐서린 러츠는 이팔루크족(멜라네시아의 한 부족)이 우리처럼 ‘분노‘를 경험하는 대신, 그들의 말로 "송(song)"이라는 것을 경험한다고 썼다. 송은 금기를 깨거나 건방진 행동을 하는 등의 도덕적 위반에 의해 촉발되는 일종의 노여움 상태이다. - P83
19. Shweder, 1994; 논의를 위해 ElkmanDavidson, 1994와 Lazarus, 1991 참조20. 감정에 관한 이론들을 살피려면 Lazarus, 1991 참조 - P805
촘스키를 비롯한 인지과학자들의 영향을 받은 철학자 론 맬런과 스티븐 스틱은, 이팔루크족의 송과 서양의 분노를 같은 감정으로 보아야하는가 다른 감정으로 보아야 하는가의 문제는 감정과 관련된 단어의의미에 따라, 즉 그 의미를 표면적 행동에 따라 정의하는가 아니면 그밑에 감추어진 정신적 연산에 따라 정의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²¹ - P83
그러나 감정이 마음의 메커니즘들폴 에크먼과 리처드 래저러스 등의 심리학자들은 이를 "어펙트 프로그램 (affect programs)" 또는 "이프-덴 공식 (if-then formulas)" 이라 부른다.(연산 어휘에 주목하라.)에 따라 규정된다면 우리와 이팔루크족은 별차이가 없게 된다.²² - P84
여기에서 배울 점은, 친숙한 행동 범주들 결혼 관습, 금기 음식, 무속과 미신 등은 문화에 따라 확연히 다르고 학습이 필요하지만, 그러한 범주들을 만들어 내는 더 깊은 정신적 연산 메커니즘들은 보편적이고 선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옷을 입지만, 외모를 통해 지위를 과시하려는 노력은 모두 같을 수 있다. - P85
제5개념 : 마음은 상호 작용하는 여러 부분들로 이루어진 복잡한 체계이다. 다양한 문화의 감정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솔직한 얼굴 표정은 세계 어디나 똑같은 반면, 어떤 문화권의 사람들은 정중한 자리에서 포커 페이스를 유지할 줄 안다." 그이유는 간단하다. 정서 프로그램은 모든 사람에게서 같은 방식으로 얼굴 표정을 유도하지만, 표정이 밖으로 드러나는 경우에는 "과시 규칙들(display rules)"로 이루어진 별도의 체계가 우세해진다. - P85
그러나 이제 우리는 마음이 일원론적인 힘들 또는 종합적인 특성들이 부여된 균질의 구(球)가 아님을 알고 있다. 마음은 일련의 생각 또는유기적 행동을 생산하기 위해 여러 부분들이 협력하는 일종의 모듈이다. - P86
이 정보 처리 체계들을 하나하나 분리시키면 가령 언어, 수, 공간, 도구, 생물 등과 같이 서로 다른 종류의 내용을 전담하는 정신 능력들(때로는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s)이라 하기도 한다.)이 나온다. 이스트폴의 인지과학자들은 내용에 따른 모듈들이 주로 유전자에 의해 분화된다고 추측하고,²⁴ 웨스트폴의 인지과학자들은 그것들이 처음에는 작은 선천적 경향으로 시작한 다음 감각적 입력물의 통계적 패턴에 따라 굳어진다고 추측한다.²⁵ - P86
24. Fodor, 1983; Gardner, 1983; Hirschfeld Gelman, 1994; Pinker, 1994; Pinker, 1997. 25. Elman 91, 1996; Karmiloff-Smith, 1992. - P805
최종 결론은, 어떤 습관이나 충동이 한 모듈에서 나오더라도 다른 어떤 모듈에 의해 각기 다른 행동으로 나타날 수―또는 완전히 억압될 수―있다는 것이다. - P86
마음이 보편적이고 생성적인 연산 모듈들의 체계라는 인지 혁명의개념은 인간 본성에 관한 논쟁들을 통해 수세기 동안 정립되어 왔던 문제 제기 방식을 철저히 파괴하고 있다. 인간은 유연한 존재인가 미리 설계된 존재인가, 행동은 보편적인가 문화에 따라 다른가. 행위들은 학습되는가 선천적인가. 우리는 본질적으로 선한가 악한가 등의 문제 제기는 오늘날 잘못된 것으로 간주된다. - P87
프랜시스 크릭은 뇌에 관한 책 『놀라운 가설 (The Astonishing Hypothesis)』에서, 우리의모든 생각과 감정, 기쁨과 고통, 꿈과 소망이 뇌의 심리적 활동에 달려있다는 개념을 시사했다.²⁸ 너무나도 당연한 개념에 넌더리를 내던 신경학자들은 그의 책을 비웃었지만, 크릭은 옳았다. - P88
외과 의사가 뇌에 전류를 보내면 그 사람은 실제같이 생생한 경험을하게 된다. 화학 물질을 뇌에 주입하면 그 사람의 지각, 기분, 성격, 사고를 바꿀 수 있다. 뇌 조직의 한 부분이 죽으면 마음의 한 부분도 사라진다. 신경학적 환자는 도구의 이름을 말하거나, 얼굴을 인식하거나, 행동의 결과를 예상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거나, 공간상의 한 구역또는 자기 신체의 일부를 기억하는 능력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마음은 분할할 수 없는 전체이며, 신체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한 데카르트는 틀렸다.) - P89
게현미경으로 뇌 조직을 관찰하면 인간의 사고와 경험이보여 주는 엄청난 복잡성과 맞먹는 엄청난 복잡성 수백조 개의 시냅스로 연결된 수천억 개의 뉴런을 볼 수 있다. 신경망 설계자들은 패턴 저장과 검색과 같은 정신적 연산의 블록들이 신경 회로 안에서 실행될 수 있음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뇌가 죽으면 그 사람도 사라진다. - P89
최초의 힌트는 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19세기 철도 노동자 피니어스 게이지에게서 나왔다. - P90
인지 신경학자들은 유령을 몰아냈을 뿐 아니라, 뇌에는 그 유령이 할것이라고 추측했던 일모든 사실을 검토한 다음, 뇌의 나머지 부분이실행할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일을 담당하는 부위가 따로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다.³¹ - P90
30. Damasio, 1994. - P805
뇌의 전전두엽과 전대상피질(anteriorcingulate cortex)에는 감독 체계들이 있어서, 행동 지시 버튼을 누르고 습관과 충동을 압도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체계들도 구체적인 특성과 한계를 지닌 장치일 뿐, 예부터 영혼이나 자아로 여겨졌던 이성적 자유 행위의 수행 기관은 아니다. 통일된 자아가 착각임을 보여 주는 가장 극적인 증명 가운데 하나는 신경학자 마이클 가자니가와 로저 스페리의 손에서 나왔다. - P91
섬뜩한 사실은, 우리가 우반구에서 발산되는 성향을 이해할 때, 그환자의 좌반구에서 작동하는 헛소리 생성기가 우리 자신과 다르게 행동한다고 생각할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의식자아 또는 영혼—은 사령관이 아니라 정당의 수석 대변인이다. - P92
인지 신경학은 기계 속의 유령뿐 아니라 고상한 야만인의 발판도 무너뜨리고 있다. 전두엽에 손상을 입으면 우둔해지거나 행동 레퍼터리가 줄어들 뿐 아니라, 공격적 행동이 분출될 수 있다.³³ 그것은 손상된 엽이변연계의 부위들, 특히 분계선조(stria terminalis)라는 이름의 경로를 통해편도(amygdala)와 시상하부(hypothalamus)를 이어 주는 회로에 대해 더 이상 제동 장치의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P92
33. Anderson 1, 1999; Blair Cipolotti, 2000; Lykken, 1995. - P805
19세기 중반 신경학자 폴 브로카는 대뇌 피질의 홈과 주름들은 지문처럼 무작위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분간할 수 있는 기하학적 형태를 띠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93
이렇게 선천적으로 결정되는 기하학적 형태와 배선은 사고, 감정, 행동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음 장에서 살펴보겠지만, 뇌의 특정부위에 손상을 입은 아기들은 종종 특정한 정신 능력을 영원히 상실한채 성장한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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