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잇이 투덜거렸다. "왜 이래, 세븐? 이미 엉큼한 사람 취급을 받고 있잖아? 뒷감당이고 뭐고 우리가 조만간 시체 구덩이에 던져지지 않을 거라고 장담 못 하잖아. 살아 있는 동안 좀즐기자."
그다음 두 시간은 정말 묘했다. 자세히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히 해 두자면, 후회는 없다. - P304
"미키? 안에 있어?" 젠장. 베르토가 아니었다. 나샤가 돌아누워 내 귓가에 입술을 갖다 대고 물었다. "보안 잠금 설정했지?" 잠금장치가 풀리며 조그맣게 딸깍 소리가 들렸고, 뒤이어한줄기 빛이 방 안으로 새어 들어왔다. - P305
나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잠시 참았다가 내쉬었다. 두 사람말이 맞는 것일까? 두 사람은 틀렸다. 두 사람이 틀렸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이불을 들치고 침대로 다시 들어갔다. 나샤가 몸을 돌려 내게 키스했다. "긴장 풀어, 미키. 잠이나 좀 자" - P306
"젠장. 너희 대체 무슨 짓이야?" 키 작은 남자가 말했다. 다른 남자가 고개를 저었다. "무슨 상관이야. 너희 셋, 모두일어나 제발 뭐 좀 걸치고 다 같이 사이클러와 데이트하러 가야지." - P307
19장
나샤는 겁을 먹을 만했다. 처벌을 받으러 가 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나는 변명거리가 없었다. 이런 일은 나한테 밥 먹듯일어났다. 2주 동안 세 번이나 처벌을 받은 적도 있었다. - P308
바이오 챔버는 원통형 관처럼 생겼는데, 양팔을 뻗으면 양쪽 벽에 손이 닿을 정도의 폭에 몸을 꼿꼿이 펴고 서 있을 정도의 높이였다. 시트를 뒤로 밀면 변기통 역할을 하는 금속 의자가 중앙에 놓여 있었고 천장에는 환기구가 설치되어 있었다. - P310
아케이디가 인터컴에 대고 말했다. "심호흡을 몇 번 해봐. 괜찮다면 입으로 숨을 쉬어." 환기구를 통해 들어오는 바람에서 구린내가 나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다. 공기는 맛도 구렸다. - P311
(전략) 그녀는 미소 지었다. "좋겠네. 우리는 사이클러 페이스트랑물밖에 안 주는데." 나는 뒤를 돌아 서랍에서 프로틴바 하나를 꺼낸 다음 포장지를 뜯었다. "뭐, 제물로 바쳐질 돼지인데 잘 먹여야지, 안 그래?" 나는프로틴바를 한입 깨물었다. - P311
"양이라고. 제물로는 양을 바치는 거야. 돼지는 역겹잖아. 누가 돼지를 제물로 바쳐 돼지는 먹는 거지." 나는 한숨을 쉬었다. "둘 중 뭐가 됐든 죽는 건 마찬가지네." - P312
나샤는 노력했다. (중략)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창밖에 네 시간 동안 서 있으면서 계속 말 상대가 되어 주었다. (중략) 그 일이 끝나고 내가 다시 재생 탱크에서 나오게 되면 같이이런저런 일을 하자는 얘기도 했다. - P312
아케이디가 돌아와 내 몸 상태에 대해 질문을 몇 개 던졌다. 나는 독감에 걸렸을 때와 비슷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사라졌다. 세 시간 후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세 시간 반 후에는 처음으로 피를 토했다. 그때쯤부터 나샤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 P313
그 후 한 시간 정도가 걸렸던 것 같다. 혹시 나중을 위해 한마디 하자면, 여러분에게 어떻게 세상을 떠날지 선택지가 주어지거든 폐출혈만은 최대한 피하라고 말해 두고 싶다. 이 분야 경험자로서 말할 수 있다. - P313
더는 피가 나지 않는 폐에서 마지막으로 보존액을 토해 내며 내가 말했다. "너무한 거 아니에요? 침대도 없습니까?" 의료국의 버크가 내게 수건을 건넸다. "끈끈한 게 잔뜩 묻어있잖아 침대 시트 빨기는 귀찮거든." - P314
다시 챔버에 들어가기까지 일주일 정도 시간이 있었다. 나는 주로 나샤와 시간을 보냈다. 가끔 대화도 하고, 나샤가 드라카에서 챙겨 온 카드 게임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서로를 탐하며 시간을 보냈다. - P315
"처음 두 개는 면역력 강화를 위한 주사야. 나머지 네 개는 지난번 미키를 죽게 만든 미생물에 대한 백신이지.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이틀 기다렸다가 다시 챔버로 가게 될 거야." - P316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포에게 일어난 일은 그다지 홍미롭지 않았다. 포는 스리보다 훨씬 오래 살았다. 24시간이 지나서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 P317
"와, 빨리도 준비했네요." 내가 말했다. 버크가 대답했다. "딱히 그렇지도 않아. 지난번 시도가 있고 8일이 지났네. 듀건이 다음번 실험 준비가 마무리됐을 때 널 만들자고 했거든. 어차피 곧 사이클러로 들어갈 몸에 자원을 낭비할 필요 없으니까." - P318
"싫어요. 헬멧은 안 써요." "그래, 자네가 그렇게 말할 거라더군. 만약 헬멧을 쓰지 않으면 다음번엔 실험 전에 백신 주사를 하나도 안 놓은 채로 챔버에 넣겠다던데. 명령에 따를 때까지 몇 번이고 실험을 반복하겠다고 전하라더군." - P318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일어날 만한 일이 다 일어나긴 했지."
챔버 안에서 하루가 지났고, 나는 멀쩡했다.
이틀이 지나고도 나는 멀쩡했다.
사흘째가 되자 불편한 의자에서 잠을 자는 데 질린 데다 서랍 속 음식까지 거의 떨어져 갔다. 나는 툴툴거리며 까칠하게 굴었다. 그 외에는 모든 게 멀쩡했다. - P319
검사는 거의 완벽했다. 거의혈액 검사와 신체검사를 거쳐 피부, 목구멍, 콧구멍의 조직 검사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 - P320
나는 격리가 해제되면 무엇을 할지 신이 나서 이야기하다가 내 어깨 너머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말을 멈췄다. 내가 뒤돌아보니, 버크였다. 그는 태블릿을 들고 있었다. "둘이 타액이 섞이거나 한 건 아니겠지?" "아직요, 곧 그럴 예정이죠." 나샤가 대답했다. "아니, 그러면 안 돼." 버크가 말했다. - P321
그녀는 태블릿 쪽으로 몸을 기울이더니 손가락으로 화면 가운데 어두운색으로 자리 잡은둥그스름한 형상을 가리켰다. "미친, 저건 도대체 뭐야?" "종양이야. 뇌종양이네요. 그렇죠?" 내가 말했다. "아니, 뇌종양은 확실히 아니야. 자네 몸은 이제 생겨난 지 일주일 됐네. 뇌종양은 이렇게 빨리 자라지 않아." - P321
20장
경비대원들은 우리를 한 줄로 세우고는 돔 바깥쪽에서 중심으로 이어지는 복도를 따라 걷게 했다. 덩치가 작은 경비대원이 앞장섰고 나샤, 에잇, 내가 차례로 발걸음을 옮겼다. 덩치큰 경비대원이 우리 뒤를 따라왔다. 중앙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을 때 우리가 곧장 사이클러로 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장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 P324
"개척지에서 신정 체제를 채택한 적은 없으니 우리를 화형에 처하긴 힘들 거야." 나샤가 말했다. 앞서가던 대원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마샬한테 달렸지." - P325
내가 아는 한 개척지에는 수감 시설이 없었다. 대신 그들은 우리를 경비대 대기실로 데려갔다. 전투복과 무기가 가득 든 사물함이 있는 장소를 고르다니 이상한 결정이었다. 심지어 자동 배식기까지 갖춰져 있었다. (중략) 덩치 큰 대원이 문을 닫기 전 경고했다. "여기서 기다려. 장비들은 만지지 말고, 음식 주문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 "안 그러면?" 나샤가 물었다. - P325
그가 사라진 뒤 나샤는 사물함 중 하나로 다가가 오큘러를 스캐너에 갖다 댔다. 스캐너 화면에서 빨간 불이 반짝였다. "뭐, 시도는 해 볼 수 있잖아." 그녀가 말했다. 에잇이 말했다. "잘했어. 열렸으면 뭘 하려고 했는데?" 나샤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자유를 찾을 방법이 있을줄 알았지." - P326
"오늘은 안 던져질 거야. 여기서 대기권 조종사는 둘뿐인데 네가 그중 하나야. 마샬은 너를 절망에 빠뜨릴 다른 방법을 찾겠지만 죽일 수는 없어." 에잇이 눈을 감은 채 대꾸했다. "잘 모르겠네. 마샬이 지금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만약에 내가 첸을 죽이고 난 다음이라면?" 나샤가 말했다. 에잇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얼마나 우발적으로 보이게 하느냐가 관건이겠네." - P327
[Mickey8]: o***ㅎ**ㅐ
이런 잠결에 메시지를 보내는 모양이었다. 눈을 깜빡여 채팅창을 끄고 오큘러를 종료한 다음 눈을 감았다. - P329
마샬이 말했다. "맙소사, 반스, 그 모든 일을 겪었음에도, 난 믿고 싶지 않았네." ‘그 모든 일을 겪었음에도‘가 무슨 의미인지는 묻지 않기로했다. 우리는 다시 마샬의 사무실에 와 있었고, 베르토와 내가 며칠 전 앉았던 바로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지난 48시간 동안마샬의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 P330
"혐오스러운 괴물 같은 것들, 잘 듣게. 고의적이든 아니든내 알 바 아니야. 자네들이 굶주린 개척지에서 칼슘과 단백질을 70킬로그램이나 훔쳤다는 사실은 제쳐 두자고. 중복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둘 중 한 명이 사이클러로 뛰어들었어야 마땅하다는 사실도 제쳐 두자 이거야. 성스러운 모든 것을걸고, 반스, 자네들이 서로 그런 관계를 갖다니. 도대체 나 " 그는 더듬거리다 말을 멈추고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 P331
마샬이 낮고 단조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들은 괴물이야. 자네 둘 다 사이클러로 가게 될 거야. 지금 자네들과 이야기하는 이유는 아홉 번째 미키 반스를 만들어야 할지, 아자야도 너희와 같이 시체 구덩이에 던져 버릴지를 결정하기 위해서야." 마샬의 선언에 에잇은 맥이 풀린 듯했고, 나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놀랐다. - P331
그는 말을 멈추고 다시 심호흡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두 명밖에 없는 전투기 조종사 중 한명이 아니었더라면, 적대적이고 지각이 있는 토착 생명체와 전투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시급한 상황이 아니었더라면, 나샤는 벌써 이 세상에 없었을 거야." "잠시만요. 뭐라고 하셨습니까?" 에잇이 말했다. "이틀 전 사냥에서 가지고 돌아온 전리품을 조사했는데, 완전한 자연 생명체가 아니었어. ‘크리퍼‘라고 부르는 그것들은 일종의 하이브리드 군사 기술품이네, (후략)" - P332
나는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워 눈을 감았다. "원래 계획대로 할걸 그랬네? 기회 있을 때 시체 구덩이로 날 밀었어야지. 적어도 너라면 머리부터 넣어 줬을 텐데." 에잇이 맞장구쳤다. "그래, 그건 네 말이 맞을 거야. 그나저나 마샬이 정말 우리를 둘 다 죽일까?" "그럴 것 같던데." - P333
"재생 탱크에서 나인이 나오는 일이 없을 수도 있다고 했어. 과연 마샬이 진짜로 그렇게 할까? 개척지는 익스펜더블이 필요하잖아." 나는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마샬이 상관이나 할 것 같아?" - P334
"저기, 어느 쪽이 세븐이야?" 개리슨이 말했다. 나는 에잇을 흘긋 보았고, 에잇은 어깨를 으쓱했다. 나는 끙소리를 내며 일어나 앉아 한 손을 들어 올려 보였다. "좋아, 가자고." 개리슨이 말했다. 나는 일어섰다. 에잇이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었다. "저세상에서 보자고, 형제여." - P336
문이 활짝 열렸고 개리슨이 내게 안으로 들어가라며 손짓했다. 나는 그를 지나쳐 안으로 들어갔다. 등 뒤에서 문이 닫혔다. "앉지." 마샬이 말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서 있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마샬은 한숨을 쉬면서 충혈된 눈을 천천히 감았다 떴다. "마음대로 하게, 반스." 그러고는 의자에 기대앉아 손을 무릎에 떨어뜨리고 나를 올려다보았다. "고메즈와 이야기했네. 밖에 있는 저것들에 대해 아는 게 있으면 말해 보게." "저것들이라면, 크리퍼 말씀입니까?" - P337
"그렇습니다. 사령관님.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좋아. 그 아래는 어땠나? 자연적인 지질 현상으로 만들어진것 같던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낌새가 조금이라도 보이던가?" 나는 망설였다. 어디까지 말해야 할까? 마음만 먹으면 돔 벽을 찢어 놓을 수 있는 거대 크리퍼가 있다고 하면 마샬이 어떻게 반응할까? 사실 궁금해할 필요도 없었다. - P338
나는 로어노크에도 마샬과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는지 궁금해졌다. "동굴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령관님.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 P338
"좋아. 상황상 나서서 말하기 힘들었다는 건 이해할 수 있다치자고. 아래에서 살아 있는 생명체를 목격한 적이 있나?" 이제 진실을 말해야 할 때가 왔다. 나를 동굴 밖으로 꺼내마당에 풀어 준 거대 크리퍼가 떠올랐다. (중략) 나는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뱉었다. 마샬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기로 했다. - P339
에잇은 앞으로 몸을 숙여 팔꿈치를 무릎에 올리고 양손으로 얼굴을 문질렀다. "좋지 않아, 세븐. 우리는 기술을 가진 생명체와 지상전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인구도 180명뿐이고." "176명이야. 다섯 명이 죽었고, 우리가 둘이 되었으니까." 에잇은 고개를 들고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뭐 어쩌라고. 이런 위험이 있다는 건 개척지를 세우기 전에 알았어야지." - P341
마샬이 우리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때까지 감방에 누워 기다리는 동안 혹시 그가 정말로 우리를 끝장낼 생각이라면 나를 먼저 죽이는 아량을 베풀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문득 식스가 떠올랐다. 이제까지 겪은 죽음의 순간들이 모두 기억나지는 않는다. 포는 죽기 전 업로드를 거부했고, 투로 산 기억은 전혀 없다. - P342
베르토는 내가 크리퍼들에게 갈기갈기 찢겼다고 했다. 내 죽음에 관해 베르토가 한 말들이 믿을 만하지 않다는사실은 베르토 자신에 의해 명확히 증명되었다. 나는 궁금해졌다. 식스도 그 동굴에 버려졌던 게 아닐까? - P343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데 오큘러에 채팅창이 떴다.
[Mickey8]: In**이ㅎ" cl**?
나는 에잇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제발 좀, 또 장난질이야?" 그가 말했다.
[Mickey8]: C*e*r? S**ㅐ해? - P343
그의 표정에는 이제 짜증 대신 황당함이 가득했다. "잠결에?그럴 수도 있어?" "아마도?"
[Mickey8]: 이***nd? C***p?
나는 창을 향해 눈을 깜빡였다.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니면누군데?" 에잇은 어깨를 으쓱했다. "뻔하지. 글리치야. (후략)" - P344
이쯤 되면 지금까지 이루어진 개척지 건설 시도가 모두 참담하게 실패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실상은 전혀 다르다. 내가 실패 사례를 계속 찾아 읽은 이유는 우리가 니플하임 궤도에 들어오면서부터 계속 머릿속에 실패에 관한 생각이 맴돌았기 때문이다. - P345
이번에는 감방을 나서면서 내가 마샬의 사무실로 가서 크리퍼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우리는 복도를 지나 계속 걸음을 옮겼다. 심장이 쿵 하고내려앉았고 창자가 뒤틀려 매듭이라도 짓는 것 같은 느낌이들었다이번에는 진짜 사이클러로 가고 있었다. 도착하니 마샬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샤와 캣, 그리고 다른 경비대원 두 명이 더 있었다. 경비대원들은 버너를 가지고 있었다. - P347
"음, 확실히 해 두자면, 오늘 자네 둘이 구덩이로 들어가고 나면 새로운 미키는 없을 걸세. 서버에서 인격 정보는 물론이고 신체 템플릿까지 지워질 거야. 재생 탱크에서 다시 나올 수 있다는 기대는 버려, 반스, 사형 선고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라고." 에잇이 고개를 저었다. "거짓말. 이제 176명밖에 안 남았어. 게다가 전쟁을 준비하고 있지. 지금 한 사람이 아쉬운 상황이잖아. 유일한 익스펜더블을 그렇게 없애 버릴 수는 없을 텐데." - P348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사실은 자네에게 아직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겠지." 방에 침묵이 감돌았다. 우리 뒤에서 경비대원 하나가 버너의 안전핀을 원위치 시키는 소리가 딸깍하고 들렸다. 에잇이 먼저 입을 뗐다. "뭘 하면 되는데요?" "평소 하던 일과 다르지 않아.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나면 시체 구덩이로 던져지지 않을 걸세. 임무를 하나 주지." 마샬이말했다. - P350
마샬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그의 미소가 이죽거림으로 바뀌었다. "반스, 자네의 직무 기술서를 다시 읽어 주길 바라나?"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말씀 계속하시죠." - P350
21장
개리슨이 나를 들이고 문을 잠갔다. 나는 침대에 가서 앉았다. 에잇이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지금 마샬은 변태 익스펜더블이 중복된 것보다 개척지가 크리퍼 떼에 습격당할까 봐 더 걱정하고있는 것 같더라" "그래? 놀랍도록 합리적이네."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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