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독서가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은 2만 3천여 권입니다. 방송이나 강연 등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그 책들을다 읽었는가‘입니다. 당연히 다 읽지 못했습니다. - P19
저는 책을 많이 산 사람 중 하나인 동시에 책에 관한 한 많이 실패한 사람일 것입니다. 워낙 많이 샀기 때문에 그만큼실패했던 경우도 많으니까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산 책이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 P19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듯이 절대적인 독서의 비법은 따로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그렇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책을조금 더 많이 관심 있게 살펴보고 골라온 사람으로서, 조금더 많이 읽어본 사람으로서 저만의 방법이 있습니다. - P20
그런데 왜 책을 읽으세요?
‘있어 보이고 싶다는 것은 자신에게 있지 않다‘라는 걸 전제하고 있습니다. ‘있는 것‘이 아니라 ‘있지 않은 것‘을 보이고 싶어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허영이죠. 요즘 식으로 말하면 허세일까요. 저는 지금이 허영조차도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 P21
저 역시 필요할 때마다 구글링을 통해서 제가 알고 있는 것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확인해보기도 하고 필요한 내용을 수집하기도 합니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 것이 용이하고 빠르다는 점은 이제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그런데 빠른 검색 결과로 나온 정보는 잘게 잘라진 것이고 그것을 감싸고 있는 문맥이나 전체적인 체계까지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P22
인터넷으로 접하는 정보 중 조작되거나 잘못된 것을 일일이 다 거르기는 아주 어렵지요. 게다가 책을 읽는 것이 정보 습득에 오히려 더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P22
. 말하자면 미처 꿰지 못한 서 말의 구슬들인 거죠. 흔히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하는데, 그렇기때문에 내가 원하는 결과를 바로 얻는 것이 오히려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깊이 있는 내용이 체계적으로담겨 있는 책을 읽는 것이 역설적으로 정보를 얻는 더 빠른방법일 수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 P23
또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저는 자주 있어보이니까‘라고 농담처럼 답하기도 합니다. (중략) ‘있어 보이고 싶다는 것은 자신에게 ‘있지 않다‘라는 걸전제하고 있습니다. ‘있는 것‘이 아니라 ‘있지 않은 것‘을 보이고 싶어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허영이죠. - P2
오늘날 많은 문화 향유자들의 특징은 허영심이 없다는 게아닐까 생각하고는 합니다. 각자 본인의 취향에 강한 확신을갖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 외 다른 것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배타적이기까지 합니다. - P24
꼭 완독해야 하나요?
"책은 꼭 끝까지 읽지 않아도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단 책을 손에 잡으면 끝까지 읽어야 한다고, 즉 완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더군요. 책을 읽기로 마음먹기까지도 힘이 들었는데, 그 책을 다 읽지 않으면 안 된다고 스스로 다잡고 있다면, 얼마나 벅차겠어요. - P39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재미있어야 책을 읽을 수 있어요. ‘목적 독서‘는 한계가분명합니다. 사람은 사실 그렇게 의지가 강하지 않아서 목적만을 위해 행동할 수 없어요. - P39
막상 『위대한 개츠비』를 조금 읽어보니 재미가 없을 수도있죠.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시대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으면 약간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예민하고 정밀한 묘사 방식에 숨이 좀 막힐 수도 있고요. 그러면 또 다른 책에 눈을 돌리고 집어 들어도 됩니다. - P40
대부분의 비소설, 논픽션 분야의 책들은 챕터별로 독립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차례를 보고 흥미가 생기는 부분부터 읽으셔도 돼요. 만약 앞부분이 어렵다면, 중간부터 읽으셔도 됩니다. - P41
‘아님 말고‘라는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정말 인생이 행복할 수 있어요. 내가 이것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면, ‘아님 말고‘라는 태도만 갖게 되면 다른 사람앞에서 당당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삶에서는 절박한 상황 때문에 ‘아님 말고‘를 외치기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 P41
아무리 좋은 책이라고 99명이 권해도 한 명인 내가 거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책에서 흥미를 느껴야 한다는 거죠.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은 없습니다. 반드시 끝까지 다 읽어야 하는 책은 없습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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