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절 능력의 불평등은 재산의 평등의 필요 조건이다.

반론은 다음과 같다: 해야 할 노동이 모두 한결같이 쉬운 것은아니다. 그 중에는 아주 뛰어난 재능과 지력을 요구하는 것도 있으며, 이러한 우수성 자체가 값어치를 낳는다. 예술가, 학자, 시인, 정치인 등은 그들의 탁월성에 준해서만 평가받으며, 이러한탁월성은 그들과 다른 사람들 사이의 대등한 관계를 파괴한다. - P196

이러한 반론은 늘 만만찮게 보였다. 그것은 경제학자들뿐만 아니라 평등의 주창자들에게도 거추장스러운 걸림돌이 된다. 그것은 전자를 엄청난 오류 속에 몰아넣었으며, 후자로 하여금 믿기 어려울 정도의 어설픈 말을 내뱉게 했다.  - P196

우리는 무지한 유권자들이 지식의 불평등을 배척하는 것을 봐왔으며, 나로서도 언젠가 누군가가 미덕의 불평등에 맞서 들고일어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 P197

사회에서는 두 가지 사실, 즉 <기능>과 <관계>를 구별해야 한다.
(1) <기능> 노동하는 자는 누구나 자기의 맡은 바 일을 완수할능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즉 일상적인 말로 표현하자면, 모든 수공업자는 자기의 일métier을 알아야만 한다. - P198

그런데 자연의 경제를 우러러보자. 우리가 안고 태어났으나 우리 개인들의 고립된 힘만으로는 도저히 만족시킬 수 없는 이 무수한 필요들에 대하여, 자연은 개체에게는 주어지지 않은 힘을 집단espèce에게 주지 않았는가. 여기에서 <업무의 전문화>에 근거한원리, 즉 <분업>의 원리가 나온다.
게다가, 어떤 필요들은 충족되려면 인간의 지속적인 창조를 요구하는 반면에, 어떤 다른 필요들은 단 한 명의 노력만으로도 몇백만 명을 그것도 몇 세기 동안이나 충족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의복과 식량의 필요는 끝없는 재생산을 요구한다. - P199

나는 여기서 사람들의 재능과 지성의 차이가 우리의 개탄할 문명에서 유래하는 것인지 그리고 사람들이 오늘날 <능력의 불평등>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나은 조건에서라면 사실 <능력의 다양성>에 다름아닌 것인지를 묻고자 하지 않는다. - P200

이것이 나의 두 번째 요점이다.
(2) <관계> 노동의 요소를 다루면서, 나는 같은 종류의 생산적 봉사에서는 사회적 과업을 수행하는 능력이 누구에게나 주어져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힘의 불평등이 보상의 불평등을 낳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P201

모든 거래는 생산물이나 용역의 교환을 목적으로 하므로 <상행위>로 규정할 수 있다.
상거래 commerce를 말하는 자는 동등한 가치의 교환을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가치가 동등하지 않고 손해를 본 계약당사자가 그 사실을 알아차린다면, 그는 교환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상거래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 P202

그가 몸 바쳐 일하는 주인은 임금과 용역의 교환에 의해 그와 한동아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적이다.
사랑으로 조국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 끌려 조국에 봉사하는 병사는 자유롭지 않다. 그의 동지들, 그의 상관들, 장관 또는 군사재판 기구들, 이 모두가 그의 적이다. - P203

아킬레우스(일리아드』에 나오는 그리스의 영웅 - 옮긴이)의 시인이 마땅한 보수를 얻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을 상대방에게 납득시키는 일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나서야 그의 시와얼마간의 급료 사이의 교환은 자유로운 행위이자 동시에 정당한행위가 될 것이다. 즉 시인의 급료는 그의 생산물과 동일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 생산물의 가치는 무엇인가? - P205

 즉 이 상대적 가치란 무엇인가? 『일리아드』와 같은시의 저자에게 돌아가야 할 마땅한 보수는 얼마인가?
이 문제는 정치경제학이 학문으로 정립된 후에 해결해야 할 첫번째 문제였다. 그런데 정치경제학은 그 문제를 풀지 못했을 뿐만아니라 해결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 - P206

세가 든 예는 나름대로 결실을 맺었다. 정치경제학은 그것이 현재 다다른 지점에서 볼 때 존재론과 유사하다. 결과와 원인에 대해서 말하면서도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하며 아무 결론도 맺지 못한다. - P208

산업의 모든 창조물은 절대적이고 변하지 않는, 따라서 정당하고 참된 시장가치를 갖는가? 그렇다.
인간의 모든 생산물은 인간의 다른 생산물과 교환될 수 있는가? 역시 그렇다.
얼마만큼의 못이 나막신 한 켤레와 맞먹는가?
우리가 이 엄청난 문제를 풀 수만 있다면, 우리는 지난 6,000년동안 인류가 찾던 사회체제의 열쇠를 쥘 수 있으리라. - P208

이것은 몇 가지 의견을 일깨운다.
(1) 같은 생산물이라도 시기와 장소에 따라 투자된 시간과 경비가 어느 정도 다를 수 있다. 이 점에서 가치의 양이 변동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중략) 요컨대, 어떤 물건의 참된 가치는 화폐적 표현에서는 변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대수적 표현에서는 불변인 것이다.
(2) 수요를 가진 모든 생산물은 그것에 들어간 시간과 경비만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지불되어야 한다. 
(3) 평가의 원리에 대한 무지, 또 대개의 경우 그 원리를 적용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은 상업상의 기만의 원천이며 재산의 불평등을 가져오는 가장 유력한 원인들 중 하나이다.
(4) 어떤 산업들, 어떤 생산물들의 값을 지불하는 경우, 재능이희소할수록, 생산물이 비쌀수록, 예술과 과학의 종류가 다양할수록, 그만큼 인구가 더 많은 사회를 필요로 한다. - P210

사실상, 사람의 손을 거치는 모든 작품은 그 작품에 들어가는 원료와 비교할 때 무한한 값어치를 갖고 있다. - P211

4) 철학 교수 한 명에게 봉급을 지불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민이 필요한가?
3,500만 명이다. 경제학자 한 명에게는? 20억 명이다. 그러면 학자도 예술가도 철학자도 경제학자도 아닌, 그저 신변잡기 소설을 쓰는 글쟁이에게는? 한 사람도 필요치 않다.

 그러나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킬 목적으로 생산물을 교환하는 일은 어떠한가? 이러한 교환은재능이나 천재성에 대한 고려와는 관계없이 경제적 추산 아래서만 이루어지는 일이다. 그 교환을 규제하는 법칙은 막연하고 무의미한 감탄이 아니라 차변(借, le doit)과 대변, l‘avoir) 사이의 정당한 균형, 즉 상업적인 산술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사고 파는 자유가 임금의 평등에 대한 유일한 근거이고,
사회는 권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어떤 타성적인 힘에서만 재능의 우월성에 맞선 도피처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있다. - P212

평등은 경제학자에게는 대단히 역겨운 것이라 할지라도,
사실 정치경제학에서 많은 것을 얻고 있다.
<어느 의사(원문에는 변호사라고 되어 있으나 이 역시 좋은 예가 아니다)의 가족이 그의 교육에 4만 프랑을 들였다고 했을 때, 이 금액은 그의 머리에 투여된 자본이라고 할 수 있다. 투하된 자본이 앞으로 매년 4,000프랑 정도의 수입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해 보자.
의사가 3만 프랑을 번다면, 따라서 자연이 부여한 그의 개인적 능력에서 나오는 수입의 몫은 2만 6,000 프랑인 셈이다. 이러한 계산에 따른다면, 이자율을 10%로 할 경우, 자연적 자본은 26만 프랑이 된다. 그리고 그의 가족이 그에게 학비로 제공한 자본은 4만 프랑이다. 이 두 가지 자본금을 합한 것이 바로 그의 재산이다.>(세, 『경제학 강의』등) - P213

. 나는 이 대전제를 아무런 유보조건없이 받아들인다. 이제 그 결과를 보자.
(1) 세는 의사의 교육에 들어간 4만 프랑을 그의 대변 쪽에 집어넣고 있다. 하지만 이 4만 프랑은 그의 차변 쪽에 넣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지출은 비록 그를 위해 쓰이기는 했지만 그가 쓴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이 4만 프랑을 자기 것으로 하기는커녕 의사는그것을 자기의 생산물에서 공제하고 빚진 자에게 갚아야 한다.  - P214

(2) 재능에 대한 교육비를 상환해야 할 의무에 관해 내가 지금말한 것에 대해서, 경제학자들은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 (중략)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재능의 권리 문제를 벗어나서 선점권의 문제와 다시 마주치게 되며, 우리가 앞의 제2장에서 제기한 모든 문제가 다시 나타난다. 선점권이란 무엇인가? 상속이란 무엇인가? - P215

(3) <자연이 부여한 그의 개인적 능력에서 나오는 수입의 몫은2만 6,000프랑이다.> (세, 앞의 책) 여기서 출발해서 세는 우리의사의 재능은 26만 프랑의 자본과 맞먹는다고 결론짓는다. (중략) 오히려 그와는 반대로 재능에 의해 그의 급료가 산정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문제의 의사가 자신의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벌지 못하는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그런데 어떤 재능이든 그것을 현금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재능과 돈은 서로 공통의 척도로 측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 P216

(4) 우선 나는 의사가 어떤 다른 생산자보다 불리하게 보수를받아서는 안 되며 다른 사람들과 대등한 수준 아래에 머물러서도안 된다고 말한다. 나는 이 점을 줄기차게 입증할 것이다. 그러나나는 의사가 이 평등의 수준을 넘어서도 안 된다고 덧붙인다. - P216

의사가 자신의 선생님에게 지불하고, 자기 책과 자격증의 값을 치르고, 모든 비용을 다 청산했을 때에도, 그는 자신의 재능에 대해서는 값을 치르지 않았다. 이는 자본가가 노동자들에게 봉급을 지불하면서도 자신의 영지와 성(城)에 대해서는 값을 치르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 P217

재능의 우월성이라는 것이 타인의 희생을 요구할 수 있는 어떤근거도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봉급을 공통의 수준 이상으로 올리기보다는 차라리 낮추는 동기를 재능에서 찾아야 하리라. 모든 생산자는 교육을 받는다. 모든 노동자는재능이자 능력 즉 달리 말하자면 집합적 재산이다. 그러나 그 재산을 창출하는 데 드는 비용은 같지가 않다. - P217

물론, 인간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복음서에 따르자면,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야> 한다. 즉 선을 사랑하고 실천하며, 미를 알고 즐기며, 자연의 경이를 탐구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이 영혼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육체를 보존하는 일부터 시작하지않으면 안 된다.  - P218

따라서 사회가 분업의 원리에 충실하여 구성원 중 한사람에게 예술이나 학문의 사명을 맡기고 공통의 노동을 면제해 줄때, 그는 자신이 생업에서 면제받은 모든 것에 대하여 사회에 보상할 책임을 진다. 사회가 바라는 것은 다만 이것뿐이다. 만일 그가 더 이상을 요구한다면, 그의 봉사를 거부하고 그의 주장을 무효로 할 것이다. - P219

우리가 기만적인 거래를 받아들이고 노동자가 권력의 위압과재능의 이기심에 눌려 한가한 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 보수를 지불하는 것은 우리가 자유롭지 못하며 충분히 개명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여론이 조장하고 갈채를 보내는이 기괴한 불평등들에 늘 분개하며 사는 것이다.
국민 전체가 그리고 오직 국민만이 이들 작가, 학자, 예술가, 공무원 등에게 보수를 지불한다. 그 보수가 어떤 경로를 통해 이들에게 전달되든지 간에 말이다.  - P221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모든 자본은 집합적 소산이며 따라서 집합적 재산을 이룬다.
강자는 약자의 노동을 강압적으로 침해할 권리가 없으며, 유능한자는 단순한 자의 선의를 이용할 권리가 없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자신이 원하지 않는 물건을 사도록 강요당하지 않으며 자신이 사지 않은 물건의 값을 지불하도록 강요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 생산물의 교환가치는 사는 이의 의도나 파는 이의 의도를 척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을 척도로 하기 때문에 소유는 누구에게나 항상 평등하다. - P222

기하학자들의 경우, 이들이앞으로 나가면 나갈수록 문제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와 반대로 우리는 가장 추상적인 명제들로부터 시작해서 공리(公理)로 끝을 맺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장을 끝맺기 전에 경제학자도 법학자도 꿈꿔보지 못한 엄청난 진실들 중 하나를 드러내 보자.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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