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벙싱보건에서의 감금의 문제.
이용표

. 즉, 노동을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이른바 가치 없는 빈민(undeserving poor)에대한 억압기제로서 정신장애인 감금을 설명한다.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외형적으로 노동을 거부하거나 회피하려는 사람으로 보이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 P12

 즉, 정신장애에 관한 질병적 관점이 득세하는 19세기 이후의 정신장애인 감금은 노역장에뿌리를 둔 것이다. 의학은 감금 장소의 명칭을 노역장에서 정신병원 혹은 요양원으로 바꾼 채 감금을 이어나갔다.  - P12

Hudson (2016)은 정신장애인의 탈시설은 1950년에 시작되어 현재진행형인 추세이지만 21세기의 시점에서 보편적인 현상은아니라고 하였다. - P13

일제 강점기에는 총독부의원에서 총독부에 정신병자감치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건의를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이부영, 1994).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정신장애인의 감금과 관련된 최초의 공적 문서이다.
실제 우리 사회에서 정신장애인 감금은 오히려 1980년대 이후확대되었다. 특히 정신보건법 제정 이후에는 매우 가파른 속도로정신병상이 증가하였다. - P13

단순히 진화론적 관점에서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고통에서 해방시켜 줄 것이라는 낙관론적 전망을 대입시키기 어렵게 만든다. 즉, 정신약물과 같은 의료과학의 발전이 정신장애인의 감금을 해소하는 것은 아니라는것이다. - P13

2. 몸에 대한 감금의 의미
1) 감금의 대상으로서의 몸

몸에 대한 감금은 보호를 이유로 하거나 처벌의 한 방법이다.
서양 근대철학에서 인간의 본질은 정신이며 몸은 단지 정신에의해 작동되는 기계였다. 이러한 사유에서 몸의 감금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있다.  - P14

즉, 감금은 신체적 억압을 통하여 정신적인 고통을 가중시킨다. 그 이유가 보호이든 처벌이든 상관이 없다. 주디 챔버린은 정신장애 당사자운동의 교본이 되고있는 저서 『우리 스스로(On my own)』에서 자신을 장기입원시키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를 다음과 같이 회상하고 있다(Chamberlin, 1977). - P15

난 나에 대한 사형선고가 내려진 것처럼 느껴졌다. 장기구금케어라는 그 의사의 말은 내 머리 속에서 불길하게 메아리쳤다.
내가 언제 여기를 나갈 수 있을까? (중략). 난 그것을 부셨고 그중 한조각으로 내 팔을 베기 시작했다. (중략). 난 격리실로 보내졌다. 내가 단지 그들에게 날 강제로 입원시킬 또 하나의 추가적인 이유를 제공하는 것뿐임을 이번엔 빠르게 깨달았다. - P15

그러나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경험으로는 감금은 감금일 뿐이다. 적어도 당사자의 자기결정이 결여된 감금은 보호와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 P16

2) ‘몸‘에 관한 철학적 담론과 감금의 의미

그에 있어서 몸은
‘큰 이성‘이고 의식이란 ‘작은 이성‘에 불과하다. 즉, 니체가 몸에 철학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의식이나 이성 중심의 철학에서 벗어나 의식, 감정, 의지의 역동적 복합체로서 인간이 철학의 대상으로 서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 P16

몸의 감금은 그릇에 대한 압류에 불과하다. 몸의 하찮은 것이며 그릇에 담긴 이성 혹은 자아가 본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릇에 대한 압류가 이성에 미치는 영향은 과소평가된다. 니체는 이성중심주의의 이러한 세계인식의 틀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니체에게 삶이란 몸의 텍스트이며, 몸은 의식, 정서, 의지의 통합체이다(김정현,
2019). - P17

둘째, 몸의 담론은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대항담론이다. 이성중심의 철학에 내포된 인간중심주의는 자연성의 억압과 관련되어 있다. 즉, 이성을 가진 인간은 우월한 존재이며 자연에 대한 억압을 통해 문명 발전의 기치를 내세운다. - P17

과학기술의 ‘몰아세움‘은 인간이 기술과 기계의 노예로 전락해 가면서도 스스로를기술의 지배자라고 착각하게 만들고, 실제 진리의 발현을 차단하면서도 진리로 위장하고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중략) 더욱이 이성중심주의는 과학에 의해 인식되고 대상화될 수 있는 것들만 존재로서 인식한다. 이를 하이데거는 ‘존재자의 대상화‘라는 말로 요약한다. - P18

그는 정신병리학이 정신적인 모든 것을 대상으로 표상하고 기획하려 한다고 경고하였는데, 이러한 태도는 인간의 실존적 문제를 측정가능한것, 사물 혹은 생화학적 진행 등으로 환원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김재철, 2015).  - P18

3) 몸의 사회적 의미와 감음의 문제

근대 이전 사화에서 몸은 정신에 복속된 도구로서 여겨졌다. 몸에 대한 규율은 실제적으로 정신을 훈육하는 것이었으며, 정신 수련은 몸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다. 즉,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한 감금도 몸을 통하여 정신을 온전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였다.  - P20

정신의핫응 사회적 통제 및 억압의 도구가 되었다 (중략) 정신장애의 진단은 단지 치료의 필요성을 의미하는 문제를 넘어 사회적 의미를 가진다.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정신병자라는 낙인이 부여된다. 낙인은 외부적으로 무능력하고 자신의 신상이나 재산에 관한 판단능력이 부족하며 위험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사회적 견제나 배제를 가져온다. - P21

최근 DSM-5에서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의 필수진단항목이 줄어 아동의 행동이 의료적 문제가 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또한 애도기간 동안 주요우울장애를 진단할 수 없다는 배제기준이 삭제됨으로써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하게 됨으로써 일정기간 나타날 수 있는 우울도 질병이 될 수 있다. - P21

그러나 푸코는 정신의학적체계라는 것은 역경 속에 있는 사람에 대한 연민보다도 감시와사회적 통제에 더욱 가깝다고 주장한다. 즉, 정신의학적 진단기준은 실재한다기보다 권력의 필요에 따라 창조된 지식체계일 수있음을 시사한다(오생근, 1990). - P22

토마스 사스도 정신보건의 실천에 관한 자유의지모델을 제시하면서 환자와 의사는 계약적으로동등한 관계이며 치료라는 명목으로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통제를 강압하는 의료권력을 소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Menzies, LeFrancois, & Reaume, 2013). - P22

정신장애의 치료에서 강압적 방법의 사용은 정신의학의 지식과 기술에 의하여 정당화된다. 인권적 쟁점에 되고 있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강제입원은 몸의 감금상태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 P22

첫째, 정신장애인은 자신의 병에 대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할 능력이 결여되어 있어 자발적으로 치료받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통념이다. 둘째,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병적 상태가 심각해지면 강제적으로 격리하지 않을 경우 자신은 물론 타인들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가 높다는 사회적 인식이다.  - P23

즉,
합리적 판단을 위한 정신능력의 문제는 UN장애인권리협약상의 의사결정지원과 같은 ‘정당한 편의 제공의 문제이지 강압치료의 정당화와는 관련되지 않는다.  - P23

Swanson 등(2015)의 총기폭력사건과 정신질환과의 관계에 관한 역학조사를 검토한 결과 정신장애인은 모두 위험하다는것은 근거가 없으며 대다수는 위험하지 않으며 정신장애와 공격성은 관계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정신장애인은 가해자이기보다 폭력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Desmarais et al., 2013). - P23

3. 우리아라 정신보건과 감금의 역사
1) 1980년 이전

조선시대까지 정신장애인에 대한 공식적 감금제도나 기구가발견되지 않는다. 조선시대의 기록으로는 정신병자는 근처에 있는 백성에게 돌보도록 하거나 난폭한 경우 동임에게 맡기도록하였다. - P24

조선총독부의원 제 3회 연보(1914)에 따르면, 입원환자의 2/3 이상이 길거리에서 경찰에의해 의원으로 이송되었는데 정신장애인의 관리와 치료를 위해 조선총독부에 ‘정신병자감치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건의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이부영, 1994). 이 기록이 정신장애인의 공식적 감금제도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 P25

다만 1917년 제정된 ‘행여병인구호자금관리규칙‘에 의해 설치된구호소에는 다수의 정신장애인이 다수 구호를 받았다는 기록이있다. 이 시기에 정신장애인의 수용보호는 공식적으로 제도화되지는 않았으며 방임상태에서 신체적 질병이 중한 경우 구호소에서 보호를 받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 P25

 1957년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전국의 정신병환자는 1만여 명으로 추산되나 수용치료가 가능한 인원은 약 250명에 불과하다고 당시 보건사회부의 관계자가 밝히고 있다.  - P25

 1980년대 이전까지는 성인불구시설과 부랑인시설이 주된 정신장애인의 수용보호기관이었는데, 이 시설에는 다양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수용보호되었다. 수용보호인원을 보면성인불구시설은 1963년 16개소 4,615명에서 1979년 30개소 5,226명으로 수용자가 조금 증가하였다. 그런데 1979년 정부의통일주체국민회의 보고에 따르면, 30개소 중 22개 시설에 4천 명정도의 정신장애인이 수용되어 있다고 하였다(곽병은 외, 2004). - P26

이 시기를 전체적으로 조망해 본다면, 1979년까지 우리나라의정신병상은 2,000병상에 미치지 못했으며, 성인불구시설이나 부랑아시설은 치료적 기능이 제한적인 상태에서 약 5천 명의 정신장애인을 수용보호하고 있었다.  - P26

2) 1980년대: 정신보건벚 시행 이전

이 시설은 별도의 근거법이 없이 사회복지사업법의 사회복지사업의 범주에 정신질환자의 사회복귀에 관한 사업을 추가함으로써 제도화되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1990년까지 정신요양시설의 급속한 팽창을 가져왔다. 1982년 26개소 5,420명이던 수용자수는 1990년 74개소 17,432명으로 단기간에 3배 이상 증가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신요양시설 수용자 증가는 감금의 서막에 불과하였다. - P27

 올림픽을 목전에 둔 1987년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수용자 1명이 직원의 구타로 사망하고 35명이 시설에서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은 당시 우리 사회가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처우했는지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다.  - P28

한 예로 1984년 9월 당시 14살이던 박○○씨는 집을 나와 부산 용두산공원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이때 한 승합차에서 사람들이 내려 신분증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미성년자여서 주민등록증이 없다고 하니, 그를 차 안으로밀어넣어 형제복지원으로 데려갔다는 것이다. - P28

3) 정신보건법 시대: 1997년 이후

다음의 <표 1-1>은 2001년부터 정신건강복지법시행 직전 해인 2016년까지 정신의료기관 및 정신요양시설 입원/입소자수의 입원유형별 분포이다. 이 기간 동안 입원유형별 변화를 살펴보면, 2001년부터 2007년까지는 자의입원이 전체 입원으로 10%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 P29

다음의 <표 1-2>는 정신보건시설 입원. 입소자 재원기간(중앙값) 변화추이를 보여준다. (중략). 특히, 정신요양시설의 장기입소문제가 심각하다.  - P30

<표 1-3>은 연도별 정신병상 수 현황을 나타낸다. (중략) 2016년 정신병상의 전체 구성비를 살펴보면,
사립정신병원이 43.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병원정신과 25.5%, 정신요양시설 14.0% 순으로 나타났다. - P31

과도한 강제입원이 행해졌던 정신보건법 시대에는 그에 따른 인권적 문제가 다양하게 발생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사건에는 정신의료기관 입원자들의 진정이 가장 많았다. - P33

그 사건 중에는 가족 내의 종교적 갈등이 발생하자 배우자를 강제입원시킨 사례와 재산분쟁 때문에 가족을 강제로 입원시킨 사례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으며, 정신보건법상의 강제입원조항의 문제점이 사회적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결국 정신보건법상의 강제입원조항은 2016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일치판결을 받았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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