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추상의 탄생
열기구를 탄 남자는 곧바로 이렇게 되묻는다. "혹시 수학자이십니까?" "네, 어떻게 그걸 아셨습니까?" "세 가지 이유 때문이지요. 일단 오래 생각해본 다음에 대답하셨고, 당신 대답은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지만…………. 저한테 아무런 도움이안 되거든요." 나는 좀 진부하긴 하지만 이 자조 가득한 농담을 좋아한다. 수학 초심자가 보기에 이 이야기의 메시지는 ‘수학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일지 모른다. - P118
고대 그리스인은 이미 순전히 기술적인 구체적 문제로부터 진실을, 그것도 반박할 수 없는 진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랬기에 플라톤은 자신이 철학을 가르치던 아카데미 입구에 기하학자가 아닌자는 들어오지 말라‘라고 적었을 것이다. - P119
영과 허수 같은 기이한 창조물은 그들의 가열한 숙고의 열매였고, 이보다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든 ‘수학적 불가능‘과 같은 개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우리 수학의 역사는 구체적인 것으로부터 추상이 탄생했다는 역설적인 가르침을 던져준다. - P119
9. 불가능의 아찔함
일상생활에서 무언가가 ‘확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잘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보통 조금 더 노력하거나 시간을 들이면 결국 어려움을 극복할 거라고 생각하게 마련이지, 그 문제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완전히 넘어선다고 생각하는 경우는드물다. - P121
염소가 들판에 있다 피타고라스는 모든 최초의 수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앞에서 보았듯 모든 것이 수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 때문에 피타고라스는 그 값이 무엇이든(길이, 너비 등) ‘단순‘ 곱셈 인수를 이용해서 하나의 값에서 다른값으로 옮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 P122
근대적인 용어로 말하면, 피타고라스는 모든 길이를 ‘통분할 수 있다‘는 원칙에서 시작했다(글상자 참조).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그가 잘못 알고 있었음을 알고 있다. 어떤 수는 이렇게 나눌 수 없다. - P122
펼쳐진 봉투
고대 그리스에서 제기된 다른 작은 문제를 이용해 피타고라스의 오류를 쉽게 증명할 수 있다. 플라톤의 『메논』에 등장하는 이 문제는 정사각형의 배적 문제로, 다시 말하면 어떤 주어진 정사각형의 두 배 면적을지난 정사각형을 찾는 문제다. - P123
그리스인의 맹목성 그리스인이 자신들의 생각에 갇혀서 보지 못했거나 보려 하지 않았던다른 수학적 불가능이 더 존재한다. 이것을 알아보기에 앞서, 피타고라스가 저지른 오류를 그리스인이 깨달았을 때 그들이 보인 반응을 잠시 살펴보자. 정사각형의 대각선은 무리수이긴 하지만, 그래도 자와 컴퍼스를 가지고 작도할 수 있다. 아마도 이것이 그리스 수학자들이 모든 수는 통분가능하다는 이상을 자와 컴퍼스로 작도할 수 있다는 이상으로 대체한(합리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유일 것이다. - P125
고대 그리스인에게 어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곧 자와 컴퍼스를 가지고 해답을 작도해낸다는 뜻이었다. 정확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일정한 개수의 점(직어도 2개)으로 이루어진 도형을 설정한다. 그런 다음 이 도형과 연관된 어떤 문제의 해답을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로 작도하라고 주문한다. - P125
이런 정당화는 자와 컴퍼스만 사용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다. 단점이라면 직각자 같은 다른 도구에까지 적용했다는 것인데, 그리스인은 해답을 구하는 일에 직각자를 사용하기를 거부했다. 사실, 이들이 자와 컴퍼스만 사용한 진짜 이유는 수학적이라기보다 신비주의적인 데 있었다. - P126
불가능에 대한 커다란 도전 그런 문제가 3개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입방체의 배적, 각의 3등분(어면 각을 동일한 세 부분으로 나누기), 그리고 원적. 즉 주어진 원과 면적이 같은 정사각형을 그리는 문제였다. 그리스인은 자신의 전통에 충실하며 이 문제를 자와 컴퍼스로 해결하려 했다. - P127
그리스 수학자들은 모든 값이자와 컴퍼스로 그려져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도 오늘날에는 버려진 이 생각 덕분에 3천여 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것도 간접적인 방식으로 말이다. - P127
불가능에 대한 커다란 도전
그런 문제가 3개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입방체의 배적, 각의 3등분(어떤 각을 동일한 세 부분으로 나누기), 그리고 원적 즉 주어진 원과 면석이 같은 정사각형을 그리는 문제였다. 그리스인은 자신의 전통에 충실하며 이 문제를 자와 컴퍼스로 해결하려 했다. 이런 제약이 없다면 이세가지 문제는 대수학으로 쉽게 풀 수 있다(중학교 3학년 학생도 할 수 있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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