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자 칼 폰 린네 (1707~1778) 가 창안한 생물 분류 체계에서 우리 인류의 학명(學名)은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다.¹ 과학자들이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나 ‘호모 에렉투스‘와 같은 이름을 붙인 인간 종이 여럿 있었지만 모두 멸종했다. - P13
‘역사(歷史)‘부터 시작한다. 국어사전에서는 역사를 ‘인간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이라고 한다. 사전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긴 해도 크게 보면 다 비슷하다. - P13
역사는 단순히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사실로 엮어 만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P14
. 예컨대 "우리 민족의 역사는 자랑스럽고 위대하다"거나 "시민을 학살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른 독재자에게 역사의 심판이 내렸다"고 할 때의 역사는 첫 번째 뜻인 ‘사회의변화 과정 그 자체‘를 가리킨다. - P14
그러나 자연과 우주의 변화에 대해 우리는 두려워하거나 찬탄하지만 자랑스럽다거나 부끄럽다는 도덕적 감정을 느끼지는 않으며 자연과우주가 누군가를 심판했다고 하지도 않는다. 인간사회의 역사는 다른 것의 역사와 다르다. - P14
"역사는 사실과 역사가의 대화"라거나 "모든 역사는 현대사" 라고 할 때, 역사는 사회가 시간의 흐름 안에서 변화해 온 과정을 서술한 문자 텍스트를 말한다. - P14
역사를 반드시 문자로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략) 무엇이 생겨나 변화하고 소멸한 과정을 문자로 이야기하는 것을 ‘역사 서술‘이라고 하자. 우리는 모든 것의 역사를 쓸 수 있다. 개인, 민족, 사회, 국가, 음악, 미술, 옷, 건축, 과학을 비롯해 인간의 삶과 관련된 모든 것은 ‘변화 과정 그 자체로서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 P15
그렇다면 ‘역사의 역사‘는 무엇인가? ‘인간과 사회의 과거에 대해 문자 텍스트로 서술하는 내용과 방법이 변화해 온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더 정확하게는 ‘역사서술의 역사‘라고 해야 하겠지만 편의상 간단하게 ‘역사의 역사‘라고 하자. - P15
역사분야만이 아니라 미술, 음악, 사진, 영화를 포함하여 ‘해석이 필요한 텍스트‘를 생산하는 예술의 모든 분야에 창작자와 연구자가 있다. 예를 들어 소설 창작과 문학 비평 둘 다 하는 작가도 있지만 둘중 하나만 하는 경우도 많은데, 소설만 쓰면 소설가라 하고 문학비평만 쓰면 문예비평가 또는 문학평론가라고 한다. - P16
성실한 역사가는 사실을 수집해 검증하고 평가하며 중요한 역사의 사실을 정확하게 기록한다. 뛰어난 역사가는 사실들 사이의 관계를 탐색해 역사적 사건의 인과관계를 밝혀내며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동력과 역사 변화의 패턴 또는 역사법칙을 찾아낸다. - P16
역사의 사실과 논리적 해석에 덧입혀 둔 희망, 놀라움, 기쁨, 슬픔, 분노, 원망, 절망감 같은 인간적·도덕적 감정이었다. 역사의 매력은 사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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