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6 신성, 에로티즘, 고독
에로티즘은 우리를 고독 속에 가둔다는 원칙에서 출발하자. 에로티즘은 다루기 까다로운 주제이다. 단지 관례적인 것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도 에로티즘은 은밀하게 정의된다. 그것은 공개적일 수 없다. 물론나는 반대의 예를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에로티즘은 일상적 삶의 바깥에 위치한다. 우리의 체험에 비추어볼 때, 에로티즘은 본질적으로 감정의 정상적 의사소통 구조를 벗어난다. - P294
오늘날에는 금기가 완화되었다. 금기에 관한 완화적인 분위기가 없었다면, 오늘의 이 강연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강연장은 담론의 세계에 속하는 세계이기 때문에 에로티즘은 결국 여전히 우리에게 외적인 것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 P295
신비 체험은 에로티즘과 매우 유사한 체험이면서 좀 다르다. 신비체험에서 느낀 감동은 담론의 형태로 설명할 수 있으며, 설교의 주제가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에로티즘과 신비 체험은 서로 가까이 있다. - P295
나는 이제 신비 체험의 감동과 에로티즘의 감동들이 얼마나 강렬한 것들인지를 따로따로 살펴볼 생각이다. 나는 앞서 둘 사이의 차이를 하나는우리를 다른 사람들과 가깝게 하는 반면 다른 하나는 우리를 사람들로부터 유리시켜 고독 속에 빠뜨리는 데 있다고 지적해 두고 싶었다. - P295
한마디로 그것은 전문가의 체험이다. 감정은 전문가를 빗나가게 만든다. 아주 오래전부터 특별한 한 가지 사실이 나를놀라게 했다. 진정한 철학자는 자신의 생애를 철학에 바쳐야 한다.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하나는 한 분야에서 우월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에 무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철학도 다른 모든인식 활동과 마찬가지 처지가 되었다. - P296
이제 철학은 더 이상 지식의 총체일 수없으며, 자꾸만 전문성을 띠어 가고 있는 오늘날의 철학적인 특성에 비추어 볼 때, 그것은 더 이상 총체적 체험을 꿈꿀 수조차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강렬한 감동을 무시한다면, 자기 자신을 성찰하거나 또는 존재 일반을 성찰하는 행위가 과온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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