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이후의 책임성

(전략)
 정당에서 권력을 다루는 일과 정부를 운영하면서 권력을 다루는 일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공동의 이념과 조직을 가진 정당의 경우 ‘결정의 비용을 내부화‘ 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하지만 정부는 다르다. 기본적으로 정 - P148

정당과는 달리 정부를 운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결정의 비용을 수많은 관련 이해 당사자 사이로 분산하고 위임하는 데 있다.
갈등을 조정하고 결정을 내려야 할 사안들은 한두 개가 아니며, 이해 당사자들의 참여 없이 정책을 결정할 경우 정책에 대한 이들의 순응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P148

. 외견상 강해 보여도 구조적으로는 매우 취약하므로, 작은 위기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대통령 개인에게 집중된 권력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민주정보다는 군주정과 같은 권위주의적 원리에 의존하는 것이 낫다. - P149

 안타깝게도 민주화 이후 모든 대통령들은 정부를 청와대 중심으로 사인화시켜 버림으로써 승자로서의 책임성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 그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가장 부정적인 선례를 남겼다. 민주주의라는 ‘형식‘ 속에서 실제로는 ‘유사 군주정‘이 작용할수 있음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 P149

패자의 입장에서도 선거 이후 책임성을 실천하는 것은 중요하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투표와 개표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 P149

 그런 의미에서 개표란 긴 과정이고, 이 과정에서 패자들 가운데 어떤 정치 세력이 공동체를 위해 가장 헌신적일 수 있는지가 드러난다. - P150

선거 이후 상황을 정리하면서 실패로부터 배울 것은 배우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개선할 것은 개선할 수 있는 심리적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결과로서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문제를 포함해 뭔가 진지한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 P150

그런데 선거만 끝나면 늘 비대위가 들어선다.
그러다 보니 한국 정치에서 비대위라는 말은 뭔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분위기만 풍길 뿐, 실제로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정치적 알리바이‘ 처럼 느껴진다. - P150

당연한 말이지만, 야당일 때 잘해야 여당이 된다. 선거에서의 패배를, 제대로 된 야당을 만들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 P150

따라서 누군가 다음 선거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묻는다면, 가장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대답은 야당이 "패배로부터무엇을 배우고, 개선을 위해 얼마나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에 달려있다."가 될 것이다. - P1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