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이었다. 숫자나 방정식을 지배하는 수법계 주식사는 양자 확률에 간섭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질에 물질을 투과시키거나 장의 한정 미래를 계산하거나, 공성주식사 중에서도 법칙 그 자체를 조작하는 일파다. 눈앞에 있는 벨드리트는 거대한 화룡을 양자적으로 분해해서 갖고 다닌다. 부리고 싶을 때는 소환하여 물질화한다. - P349
내 옆을 구급차가 달려갔다. 타이어 끄는 소리를 내며 정차한 구급차 위에서 제논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안 놓쳐." 제논의 윤곽이 흔들렸다. 제이 연기하던 여자 간호사 제복과 여자의 피부가 터졌다. 동시에 발밑에 있는 구급차, 덧붙여서 주위에 있는 기계가 촛농처럼 용해, 제논의 몸으로 녹아들어간다. - P349
폭발 연기 속에서 살과 강철이 튀어나온다. 정도가 생기게 반죽을 하는 것처럼 제논은 각종 물질과 섞인 모습이 되어 가짜 여자 모습이 폭발한 것처럼 팽창한다. - P350
구급차 차체에 그려진 에리다나 시립 중앙병원 글자가 일그러진 용의 얼굴에서 목, 어깨로 이어졌다. 마치 희화화한 용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 같았다. "자, 내 변장을 간파해보겠나." 방금 전까지 제논이었던 용이 파충류의 입으로 인간의 말을 했다. - P350
거나 자기 오른쪽으로 한 걸음 내디디면 에스퍼도 한 걸음 왼쪽으로 내딛었다. 곧바로 두 사람은 지붕 위를 나란히 달렸다. 저거나 된, 마당에서는 화룡의 불꽃이 휘몰아치고 있었으나 두사람에게는 관계없었다. - P353
예스퍼의 검이 제비처럼 회전하더니 기기나를 향해 하단 베기. 기기나의 검이 선회하며 받아치지만 왼쪽 무릎을 꿇어버렸다. 아주 조금의 빈틈을 파고 들어오듯이 다시 예스퍼의 검이 찔러왔다. 7,000밀리미터를 넘는 장대한 검의 찌르기를 기기나가 회피기기나의 왼쪽 귓불이 찢어지고 뒤에 있던 굴뚝에 착탄, 종이로 만든 것처럼 관통. - P354
예스퍼의 무기질 같은 왼쪽 눈에 처음으로 살짝 감정의 파문이퍼져갔다. "너는 귀신인가? 악마인가? 아니면 용인가?" 기기가 대답하지 않고 걸어 나갔고 왼손이 번쩍였다. 허리 뒤에서 투박한 단검을 뽑아 예스퍼의 사각인 오른쪽 눈을 노린다. 예스퍼도 왼쪽 손으로 단검을 뽑아 수직으로 들어 올려 칼날을 막았다. - P355
공장 지붕 꼭대기를 사이에 두고 다시 검무사와 기검사가 대치한다. 접근전 이외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단도와 단검을 둘 다 집어넣고 장검으로 자세를 잡는다. "그야말로 멋진 싸움이다." 기기가 윗입술에서 흐르는 핏방울을 혀끝으로 핥았다. - P356
"그대에게 묻지 그대의 검에는 신념은 있는가?" 호응하듯이 기기나의 도룡도가 올라간다. 아름다운 입술에 송곳니를 드러낸 야수의 웃음을 띠고 있었다. "네놈도 내 파트너처럼 이유를 따지는 모양이군. 나와 투쟁에 그런 불필요한 것은 없어." - P356
내열 금속 우리가 붕괴하기 시작했다. 용들은 작열의 불꽃을 토해내기 위해 대량 산소 흡입을 시작한다. 우리가 마침내 붕괴. 금속이 무너지고 양자붕괴해간다. 벨드리트가 마장검을 휘두르자 연옥의 업화가 쏟아진다. - P357
합성된 물질은 전형적인 신경가스 구조를 같이 갖고 있으며 0-에틸-S-(2-디이소프로필 아미노에틸) 메틸 호스호노티오라드, 소위 VX가스였다. 작열하는 숨결을 토해내기 위해 심호흡을 하던 화룡들은 맹독 가스를 대량으로 빨아들이고 온몸에 쏘인 것이다. - P358
중추신경이 혼란되고 아세틸콜린이 분해되지 못하고 증대해가기 때문에 신경 신호 전달이 저해되어 온몸의 근육이 계속 수축한다. - P358
VX가스 원액은 반수(半數) 치사량이 약 15마이크로그램이라는최악의 독성을 보인다. 너무나 흉악하고 비인도적인 주식은 50년도 전에 제르네 조약에서 국제적으로 사용과 소지가 금지되었다. 그러나 학창시절의 그날, 나와 헤로델은 우리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과거를 되찾으려는 광기와 초조감에 휩싸였다. 그렇기 때문에 금기된 주식을 구성하고 재현했던 것이다. -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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