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정당보다 개인 이력이 좋은 사람,
그중에서도 ‘의사소통 자산을 더 많이 가진 미디어 친화적 인물media figure‘이 정치를 주도하게 되면서 정치적 내용보다 이미지가 중요해졌다.  - P132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흔히 중도로 불리는 고학력 무당파 내지 부동층이었다. 이들의 지지를 얻고자 미디어와 인터넷 전문가가 중용되었다. - P132

선거 경쟁에도 새로운 상황이 도래했는데, 그것은 누가 몇 퍼센트 후보냐 하는 것으로 정치가 지극히 단순해졌다는 것이다. 그래도 유동성은 멈추지 않았다. 상대 후보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감정적 공격 전략은 쉽게 효과를 발휘했고, 모두가 막연한 여론의 추이에 이끌리는 상황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 P132

1997년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 주류 언론들은 반정부 매체로 동질화되었다. 그들 사이에 경쟁이 있었다면 누가 더 세게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비판하는가를 다투는 정도였다. - P133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에는비판 언론 진영에서 반정부 매체로의 동질화가 심화되었다. 이들역시 누가 더 세게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반대하는가를 두고 경쟁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서로의 차이가 작아졌고 매체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선택해 읽어 볼 유인이 약해졌다. - P133

‘게이트키핑‘gate-keeping이라는 용어가 있다. 뉴스의 원천이되는 사실과 정보가 기사 작성자/편집자에 의해 여과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아주 오래된 개념이다. - P133

반면 게이트오프닝의핵심은 기사 작성/편집이 특정 뉴스 소비자집단의 반응에 과도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게이트키핑에서는 뉴스 생산자의 권력 효과가 문제라면, 게이트오프닝에서는 뉴스 소비자의 권력 효과가 문제가 된다. - P134

하지만 게이트 오프닝의 문제는 빠르고 강한 반응을 보이는 특정 뉴스 소비자 집단에 의해 기사 작성/편집이 지나치게 영향을 받고, 결과적으로 기사에 반영되는 전체 여론의 폭이 급격히 좁아지는 데 있다. 게이트키핑의 부작용은 언론 매체들의 가치 기준이 수렴될 때 극대화된다. - P134

게이트오프닝은 정치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결과로도 나타났다. 한동안 정당들은 공천과정에서 게이트키퍼들의 영향력을 줄이고자 여론조사와 국민경선을 과잉적용해 가뜩이나 약한 당의 조직 기반을 더욱 축소시켰다. 이제는 당을 이끌 지도부 선출이나 공직후보자 공천과 같이 정당 스스로 책임 있게 해야 할 일도 ‘국민에 개방‘했음을 자랑한다. - P135

게이트키핑만이 아니라 게이트오프닝의 왜곡 효과도 문제일 때가 있다. 어느 경우든‘ 참여의 평등‘이라는 민주적 원칙을 위협하는 효과를 낳는다면 말이다. - P135

누구를 대표해야 하는가

이제 대표의 원리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정치가는 왜 선거에 출마할까? - P135

민주정치에서 대표의 개념을 생각해 본다. 한 사람은 시대를 대표하고 국민을 대표하고 악에 맞서 옳음을 대표하려 한다. 다른 사람은 자신의 조합원을 대표하고 그들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한다. - P137

시대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어서 정의와 옳음을 대표해 나섰다는 사람은 신뢰하기 어렵다. 
(중략)
국민이든 시민이든, 모두를 대표한다는 것은 실상 아무도 대표하지 않는 일이 되기 쉽다. - P137

현대 민주주의는 사회의 여러 ‘부분 이익‘을 대표하는 후보와 정당들의 경합 체제이다. 경합에 참여하는 부분 이익들의 내용이 분명해야 책임성도 커진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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