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페의 유산 안에는 수많은 보석과 몇몇 액세서리가 있었다. 그중에서 귀중한, 스태미나 최대치를 늘려주는 반지와스태미나 회복속도를 높여주는 반지를 냉큼 장비하고, 남은것은 아무 생각도 없이 팔아치우기로 했다. - P71
모퉁이를 돌 때마다 날치기가 나타날 것만 같아 흠칫거렸으며,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내 상자를 노리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마키를 비웃을 수가 없었다. - P72
참고로 고냥고냥의 세계에서 상품의 매매에는 <엘레멘츠〉라 불리는 마력통화(魔力通貨)가 쓰인다. 전용 크리스탈에 담은 마력을 돈으로 삼아 물건을 사거나 거래를 하는 것이다 - P72
지폐나 동전 같은 현금이 사라지기 시작한 요즘 시대에, 새삼 게임 속에서 일일이 금화니 은화를 헤아려 물건을 사는 것도 고통이 아니겠는가. - P73
이로써 내 재산은 17만 5천E(엘레멘츠), 초기 소지금이500E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상당한 발전이다. 퀘스트의 보수는 원래 퀘스트의 난이도에 따라 달라진다. - P73
"이제야 장비를 살 수 있겠・・・・・・지만, 그 전에 튜토 할아버지에게 가봐야겠네." 튜토 할아버지는 은퇴한 모험자인데, 이름 그대로 도움용튜토리얼 캐릭터였다. 플레이어에게 모험자의 자세를 가르쳐주고, 동시에 모험자의 필수 아이템을 거저 주는 고마운 캐릭터이므로 가지 않을 이유는, 일단은 없다. - P74
그 설교쟁이 수다쟁이 고집쟁이에다 자기에게 불리할 때만 가는귀를 먹는 할아버지는 정말 질색이지만, 가지 않을수도 없었다. 아니, 아이템을 받는 처지에 불만을 늘어놓는것도 뻔뻔하지만…………. - P76
다만 단숨에 강한 장비를 얻는 것도 방법에따라서는 불가능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역시 거기밖에 없겠네." - P77
어렴풋한 기억을 따라 내가 도착한 곳은 마을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한 평범한 주택. 그러나 언뜻 보기엔 아무 특징도 없는 이 집에, 개인 집계최강 무기 랭킹 베스트 3에 들어갈 유니크 무기 <시라누이(不知)>가 잠자고 있다. - P77
고냥고냥은 온라인 게임이 아니므로 까놓고 말해 똑같은 무기가 몇 자루 있어봤자 낭비이며, 유니크하다는 점만으로는 별로 신기할 것도 없다. - P77
이 집에 사는 사람은 랭이라는 노인장이며, 튜토 할아버지와는 대조적으로 조용하고 과묵한 사람이다. - P78
하지만 동레벨 최강 무기임이 분명한 시라누이가 아니라해도 이 퀘스트에는 한 번 해볼 가치가 있다. 고냥귀고냥의 퀘스트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시나리오가 괜찮기 때문이다. - P78
다만 동시에,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역시주저하게 되는 퀘스트이기도 하다. 우선랭 할아버지와 친해지기까지가 최고로 괴롭다. 편지를 맡을 만큼 친해지려면 최소 다섯 번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데, 그게 정말 어려운 것이다. - P79
랭 할아버지는 깐깐하지는 않지만 말수가 매우 적은 사람이며, 맞장구를 잘 쳐주지 않으면 이야기가 끝나고 만다. 그리고 이야기가 끊어지면 이벤트도 그 순간 중단. "또 오시게."라는 말과 함께 사실상 집에서 쫓겨나, 다음날에 또 똑같은 대화를 들어야만 한다. - P79
"아니, 아니지!" 약한 마음은 금물이다. 메리페의 유산도 손에 넣지 않았던가. 이번에도 분명 괜찮을 것이다. "・・・・・ 스으읍, 하아아." 크게 심호흡을 했다. - P80
"실례합니다~! 여기에 명검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요, 제게 팔아주시지 않겠어요?" - P80
그리고 몇 분 후. 내 앞에는 한 자루의 검이 있었다. (중략) 야, 돈의 힘이란 정말 위대하네요!! - P81
"어라? 이거 어떻게 장비하면되지?" 이 세계에 온 후로는 메뉴 화면이 열리지 않았다. 전화기능이나 시각표시 기능이 있는 범용 메뉴도, 스탯을 보거나 세이브 및 로드를 하는 게임 메뉴도. - P81
내 딴에는 장비했다고 반지를 끼었는데, 게임 시스템의 관점에선 이건 장비하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니, 하지만 그거야말로 잠깐. 반지 크기가 손가락에 맞춰지는 건 장비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었잖아. 그럼 장비도가능한 거 아냐?" 어쩐지 혼란스러웠다. - P82
심호흡을 해 숨을 고르면서 나는 손맛을 느끼고 있었다. 분명히 연속으로 발동할 수 있는 스킬의 횟수가 늘어났다. 스킬 숙련도가 올라가면 스태미나 소비량도 줄어들지만, 이 현상은 그것만 가지고는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반지는 효과를 내고 있어!" 그리고 그것을 알았으니, 다음에 시험해볼 것은 단 하나. - P85
"・・・・・스킬 쓸 수 있네." 시라누이를 들고 스킬을 쓸 수 있다. 이것은 메뉴 화면을거치지 않아도 무기를 장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임 세계가 현실로 바뀌면서 메뉴를 쓸 수 없게 됐으니, 현실적인 방법으로 보완한 걸까?" - P85
"・・・・・ 그걸 해 볼까?" 스킬 캔슬이란 스킬 발동중에 다른 스킬을 겹쳐 발동하는테크닉인데, 아무 때나 되는 것이 아니다. <캔슬 포인트〉라고 하는, 스킬에 미리 설정된 특정한 타이밍에만 입력을 받아들인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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