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새로운 과학, 진화심리학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진화심리학은 지난 20년 사이에 일어난 행동과학의새로운 발전 중 가장 중요한 것이다.

- 보이어 Boyer & 하우젠 Heckhausen, 2000. p. 917 - P77

진화심리학자 카를 그라머 Karl Grammer는 독신자 술집이라는 반자연적 환경에서 일어나는 성적 신호를 연구하기 위해 연구팀을 조직했다(Grammer,
1996). 그는 술집 안쪽에 관찰자들을 앉힌 다음, 특별히 설계한 채점 방식을 사용해 술집에서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얼마나 자주 신체 접촉을 받는지 관찰하게 했다. - P77

설문 조사지에는 피임법 사용 여부와 생리 주기 중 지금이 어떤 시기인지 (예컨대 마지막 생리가 시작되고 나서 얼마나 지났는지) 묻는 질문이 있었다.
그런 다음 그라머는 사진의 이미지를 디지털화한 뒤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각 여성이 피부를 노출한 비율을 계산했다. - P77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여자 집단의 경우, 독신자 술집의 남자들은생리 주기 중 임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배란기 근처)에 있는 여자들을 접하려는 시도가 훨씬 많았다. 반대로 배란을 하지 않는 여성들에 대한 접촉시도는 적었다. 따라서 통념과는 반대로 남자는 여자가 언제 배란을 하는지 미묘한 단서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을지도 모른다. - P77

그보다는 배란기 여성이 성적 신호를 더 적극적으로 보내는 것일 수있는데, 생리 주기중 다른 단계에 있는 여성보다 배란기 여성이 성적 접촉을 더 많이 시도한다는 다른 연구 결과는 이 가설을 뒷받침한다(Gangestad et al.,
2004). - P78

이 새로운 계통의 연구들은 진화심리학의 두 가지 특징을 강조한다. 하나는 인간 생식생물학의 특징이 경우에는 여성의 배란과 겉으로 드러나는행동 사이에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관계가 있음이 발견된 사실이다. 둘째,
남자에게 여자가 언제 배란을 하는지 감지하는 적응이 있는지 혹은 여자가 자신의 배란에 반응하는 적응이 있는지와 같은 적응적 기능에 대한 생각(예컨대Bryant & Haselton, 2009)이 새로운 연구에 중요한 자극제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 P78

 이 장의 목표는 이 새로운 종합의 개념적 기초를 소개하는 것이다. 이어지는 장들은 이 기초 위에서 이야기를 전개할 것이다. 심리학을 진화생물학과 통합하는 것이 왜 필요한가 하는 질문을 살펴보는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로 하자. - P78

그렇지만 자동차를 몇 주일 동안 몰고 다니더라도, 타이어가 더 두꺼워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발과 자동차 타이어는 둘 다 물리학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마찰은 물리적물체를 닳게 하지 키우지 않는다. 그러나 발은 타이어와 달리 다른 법칙의 지배도 받는데, 자연 선택의 법칙이 그것이다.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는 창조적과정이다. 굳은살을 만들어내는 기제는 그 창조적 과정의 적응 산물이다.  - P79

창조론은 세 가지 이유에서 ‘과학적 이론‘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첫째, 특별한 경험적 예측이 창조론의 주요 전제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검증 자체가 불가능하다. 모든 것이 존재하는 이유는 단지 하느님이 그렇게 창조했기 때문이다. 둘째, 창조론은 연구자들을 새로운 과학적 발견으로 이끈 적이 전혀없다. 셋째, 창조론은 이미 발견된 생물의 기제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데 유용함이 입증된 적이 없다. 따라서 창조론은 어디까지나 종교와 믿음의 대상이지, 과학의 대상이 아니다. - P79

두 번째 이론은 생명의 씨앗seeding theory이다. 이 주장에 따르면, 생명은 지구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이 이론의 한 가지 버전에서는 생명의 씨앗이 운석을 통해 지구에 도착했다고 한다. - P79

그러나 생명의 씨앗설은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외계에서 그러한 씨앗이 날아왔다는 확실한 과학적 증거는 아직까지 지구에서 발견된 적이 없다. 둘째, 생명의 씨앗설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낳은 적이 전혀 없으며, 기존의 과학적 수수께끼를설명한 적도 없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생명의 씨앗이 생명체에 대한 인과적 설명을 단지 시간적으로 뒤로 미룰 뿐이라는 데 있다. - P80

이제 세 번째 선택만 남았는데, 그것은 바로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이다.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는 이론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그 기본원리들은 아주 많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한 번도 틀렸음이 입증된 적이 없이), 대다수 생물학자들은이 이론을 사실로 여긴다(Alcock, 2009). - P80

적용은 진화 기간에 생존이나 생식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자연 선택을 통해 나타난 유전되고 일관성 있게 발달하는 특성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Tooby & Cosmides, 1992, pp.61-62) - P81

적응은 모든 ‘정상‘ 환경에서 같은 종의 구성원들 사이에서 확실하게 발달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적응으로서 자격을 인정받으려면, 한 생물의 생애에서 적절한 시기에 충분히 온전한 형태로 나타나야 하고, 따라서 그 종의 모든 구성원 혹은 대다수 구성원의 특징이 되어야 한다. - P81

적용은 선택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선택은 각 세대마다 체처럼 작용하면서 전파에 기여하지 않는 특성을 걸러내고 전파에 기여하는 특성만 통과시킨다(Dawkins, 1996). 이 여과 과정은 세대마다 반복되기 때문에 각 세대는 그 부모 세대와 다소 다르다. 각 세대의 여과 과정을 통과하는 특성은 개체군 내에존재하는 대체 설계(경쟁 관계의 설계)보다 생존이나 생식과 관련된 적응 문제를 해결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과 과정을 통과한다. - P82

처음에는 한 개체의 DNA 조각에 복제 오류가 나타나는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돌연변이는 대부분 생존이나생식을 방해하지만, 일부 돌연변이는 우연히 생존과 생식에 도움을 줄수있다. 만약 그 돌연변이가 그 개체에게 개체군의 다른 구성원에 비해 생식에서유리하도록 도움을 준다면, 그것은 다음 세대에 더 많이 전달될 것이다. - P82

진화적 적응 환경 environment of evolutionary adaptedness, EEA은 특정 적응을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진화 기간에 일어난 선택 압력들의 통계적 종합을 가리킨다(Tooby & Cosmides, 1992). - P83

요점은 진화적 적응 환경이 특정 시간이나 장소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적응을 빚어낸 선택의 힘을 가리킨다는 사실이다. 따라서각각의 선택마다 나름의 독특한 진화적 적응 환경이 있다. 어떤 적응의 진화기간은 그것이 조금씩 만들어져 그 종의 보편적인 설계로 자리잡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가리킨다. - P83

따라서 어떤 것이 다른 적응의 부산물이라는 가설은 그 부산물을낳게 한 적응을 확인하고, 그 부산물의 존재가 왜 그 적응과 관련이 있는지 이유를 밝혀내는 게 필요하다. - P83

비록 적응은 진화의 1차적 산물이긴 하지만, 유일한 산물은 아니다. 진화과정은 적응의 부산물도 만들어낸다. 부산물은 적응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고, 기능적 설계도 갖지 않은 특성이다. - P83

진화 과정의 세 번째 산물이자 마지막 산물은 잡음, 즉 임의 효과이다. 임의 효과는 돌연변이, 돌발적이고 전례가 없는 환경변화, 발달 동안에 일어나는 사고 같은 힘 때문에 생겨날 수 있다. - P83

요컨대, 진화 과정에서는 적응, 적응의 부산물, 임의 효과라는 세 가지 산물이 생겨난다. 원리적으로는 어떤 종의 구성 요소들을 분석해 어떤 것이 적응이고 어떤 것이 부산물이고 어떤 것이 임의 효과인지 결정하는 연구를 할 수있다. 이 세 가지 진화 산물의 상대적 크기 평가에서는 진화과학자들의 의견이엇갈린다. - P84

어떤 사람들은 언어처럼 순전히 사람의 속성인 것조차 큰 뇌의 우연한 부산물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Gould, 1991).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사람의언어가 적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주 많다고 주장한다(Pinker. 1994). - P84

스티븐제이 굴드 Stephen Jay Gould처럼 진화심리학을 비판하는 사람조차 이렇게 말했다. "적응의 존재와 중요성이나 자연 선택에 의한 적응의 생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 나는 그렇게 훌륭하게 작용하는 설계를 위한 구조를 만들어낼 힘이있는 것으로 입증된 자연선택외에 다른 과학적 기제를 알지 못한다." (Gould,
1997, pp. 53-58). - P85

진화심리학에서 진화론적 분석의 계층적 단계

모든 과학 분야에 필수적인 특징 한 가지는 가설을 만드는 것이다. 진화심리학의 경우, 가설의 본질은 적응 문제와 그 해결책을 바탕으로 한다. - P85

분석의 첫 번째 단계는 일반 진화론이다. 현대적 형태의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는 ‘유전자의 눈‘으로 본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차등적유전자 복제는 진화 과정의 엔진으로, 적응은 그것을 통해 생겨난다(Cronin,
2005: Dawkins 1982, 1989; Hamilton, 1964; williams, 1966).  - P85

이 일반적 단계에서는 비록 진화론을 ‘이론‘으로 이야기하긴 하지만, 생물과학자들 사이에서 진화론은 사실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진화심리학분야에서 일어나는 연구는 대부분 진화론이 옳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지만, 연구를 통해 이 가정을 직접 검증하지는 않는다. - P86

또, 순전히 다른 종의 이익을 위해 기능을 발휘하는 적응이발견되더라도, 일반 진화론이 틀렸음이 입증될 것이다. 동성 경쟁자들의 이익을 위해 기능을 발휘하는 적응이 발견되더라도, 일반 진화론이 틀렸음이 입증될 것이다(Darwin, 1859;Mayr, 1982; Williams, 1966). 그런 현상은 아직까지 보고된 적이 없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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