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온티예프의 역설Leontief paradox
‘자본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선진국에서는 노동집약적 상품을 수입하고 자본집약적 상품을 수출한다‘는 기존 통념과 반대되는 결과를 검증해 규명한 역설이다. 1953년 독일 태생의 러시아계 미국인 계량경제학자인 바실리 레온티에프Wassily Leontief가 주장했다. - P117
한국 경제개발의 초창기로 돌아가 당시의 상황을 떠올려보자, 공장을 짓고 물건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해야 한다는 방향은 어느 정도 서 있었지만, 무슨 공장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는 답답하고도 막막한 문제였을 것이다. - P118
그런상황이었으니 한국에서 공장을 지어 경제 발전을 이룩하려면, 일단은 비교적 쉬운 기술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을 택하고, 장비를 갖추는 데 돈도 덜 드는 산업을 키우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주목을 받은 분야가 가발 산업이었다. - P119
현대 한국 화학 연구의 초기 개척자 중한 사람으로 꼽히는 오세화 박사는 대학 졸업 직후 한 가발 공장의 연구개발 직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열몇 살 먹은어린 여자아이들이 가발 공장 작업을 너무나 능숙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에 빠졌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 P119
특히 국제무역으로 다른 나라에 물건을 수출하면서 돈을 버는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20세기 중반까지 주목받았던 헥셔-올린 모형 Hecksher-Ohlin model과도 어느 정도 통한다. - P120
헥셔-올린 모형은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특히 19세기 초에 영국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가 제시한 고전적이고 기본적인 무역 이론의 발전 형태로 생각할 수도 있었다. 돈이 많은 나라는 밑천이 많이 드는 장사를 하면 유리하고, 일손이 많은 나라는 사람 손이 많이 드는 장사를 하면 유리하다는 식의 간단한 상식과도 잘 통했다. - P121
레온티에프는 ‘산업연관표‘라는 표를 만들어 한 나라의 경제를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한 업적으로 대단히 유명한 인물이다. 레온티에프는 산업연관표를 비롯한 경제학 연구의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 P121
한국에서도 매년 한국은행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산업연관표를 만들어 발표한다. 나는 대학원 시절 한 교수님이 강의에서 "급하게 논문을 써야하는데 뭘로 써야 할지 모르겠을 때,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최후의 마법 같은 수단이 바로 산업연관표다. 산업연관표를 한참 들여다보면서 뭐든 분석할 거리를 찾아 논문을 쓰면 된다."라고 말씀해 주셨던 것을 매우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있는 교훈이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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