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재미는 있지만 왜 손이 가지 않을까.





"범인들이 과거의 사건을 알고 일부러 이 호텔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죠. 다만 그 목적은 확실치 않습니다. 그래서 여쭤보고 싶은데, 예전 사건에 대해 고객들에게서 뭔가 불만이 들어왔거나 외부에서 문의가 들어온 적은 없습니까?"
후지키는 옆에 있는 구가 쪽을 바라보았다. "그런 얘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그렇지?" - P52

닛타가 말하자 후지키는 알겠습니다, 라고 답했다.
"그러면 수사에 협조해주시는 것으로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이나가키가 확인했다.
"그건 물론입니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원하시는지요." - P53

 "방범카메라로 감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손님으로 위장한 수사관을 로비 등에 배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무래도 불안하고, 역시 어떤 식으로든 이 세 사람과 접촉해 정보를 캐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 호흡 틈을 둔 뒤에 말을 이어갔다. - P53

"이게 수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과거의 경험으로 총지배인도 잘 아시잖습니까."
"네, 과거 두 번의 경우에는 그렇지요. 하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이번에는 용의자들이 누구인지 이미 밝혀진 일이고, 따라서 그들의 행동만 감시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 P54

"무슨 말씀이시지요? 각자 원한을 품은 상대가 있는 사람이 네 명이고, 그중 한 명이 알리바이를 만드는 사이에 다른 세명이 그 사람 대신 복수를 한다, 조금 전에 그렇게 얘기하셨던것 같은데?"
"용의자로 우선 밝혀진 게 세 명이기 때문에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꼭 네 명이라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어쩌면 다섯 명이나 여섯 명, 혹은 그 이상일 수도 있습니다." - P54

"재판 결과에 승복하지 못해 교도소에서 출소한 자를 자신의 손으로 심판하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이번 계획을 세운 게 아닌가.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거기에 참가한 사람이 꼭 네 명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요. 이 호텔에서의 범행조차 계획의 극히 일부이거나 중간단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즉그 세 명 이외의 이용객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P55

"구체적으로는 어떤 수사관이 어떤 스태프로 위장할 예정입니까?"
아무래도 결론을 내린 모양이다. 한걸음 전진이다. 옆자리의 이나가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기척이었다. - P56

"하우스키퍼 역할의 형사가 고객의 짐에 손을 대는 일은?" 후지키가 질문을 던졌다.
"절대로 없다고 약속드립니다." 닛타는 즉각 답했다. "짐을 수색했다가 자칫 용의자들이 눈치라도 채버리면 모든 게 끝이니까요." - P56

"지난번 사건 때 벨보이로 위장했던 수사관이에요. 구가 부장님도 기억하실 것 같은데요? 호텔 사정도 잘 알고 있으니까 나름대로 그럴듯할 겁니다. 영어도 좀 할 줄 알고요. 오늘밤 안으로 훈련을 받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벨보이와 프런트 클러크는 하는 일이 전혀 다릅니다. 짧은 영어로는 프런트 클러크를 담당하기가 어려울 텐데요." 구가는 역시나 전 프런트 오피스 매니저인 만큼 신중하게 응할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 P57

"그건 그렇지만.…………."
닛타, 라고 이나가키가 옆에서 말했다. "자네가 맡아."
"예?"
"프런트 클러크 말이야. 자네가 하면 돼. 총지배인, 구가 부장, 어떻습니까?"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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