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렬독서를 하고 있는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에 등장하는 인터뷰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나치 협력자였던 독일인이 인터뷰에서 유대인은 상사를 할 때 이윤만 남기려는 돈만 밝히는 존재이기에 유대인을 싫어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어가 그 독일인에게 돈을 남기려는 건 장사하는 사람이라면 다 같지 않냐고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이 추가 질문에 적절한 대꾸를 할 수 없었던 그 독일인은 말을 돌리죠. - P237
판단이 믿음으로 굳어버리면 합리적인 비판이 개입되어도 변하지 않습니다. 태도라면 다릅니다. 신념으로 굳지 않은 태도나 어떤 견해는 합리적인 비판이 가해지고 합리적인 비판을 수용할 경우 수정될 수도 있죠. - P238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에 등장하는 평범한 독일인에겐 유대인에 대한 판단은 태도가 아니라 신념으로 굳어져 있습니다. 또한 올포트는 편견에는 판단적 요소와 감정적 상태가 혼재되어 있음을 지적합니다. 폼젤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 사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P238
사회 현상은 복잡하지요.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집단 역시 복합적 성격을 지닙니다. 복합적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꽤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하지만 사람은 천천히 대상을 파악하기보다 가급적이면 재빨리 판단을 내리고 싶어합니다. - P238
그래서 우리는 어떤 사람을 그 사람 자체로 보기보다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의 속성으로부터 그 사람의 특성을 파악하려 하지요. 이것을 범주화라고 합니다. - P239
범주화 자체는 불가피한 정신적 활동입니다. 범주화 자체를제거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범주화에 개입하는 성급함은 부지불식간에 편견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 P239
편견은 과잉 범주화를 먹고 자랍니다. ‘우리‘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집단이 있습니다. 가족이 그렇고 친한 친구 사이도 그렇습니다. 조금더 확대된다면 같은 학교 출신, 같은 지역 출신, 같은 국적, 같은 젠더, 같은 인종인 사람 사이에도 ‘우리‘라는 표현은 어색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 P239
그 점과 관련해서 우리가 살펴봤던 윌리엄스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행위자를 분류했던 것을 다시 끄집어내보겠습니다. 우리는 구성원, 신민 또는 하인, 반역자, 망명자, 부랑자라는 분류에 또 하나의 그룹을 추가해야 합니다. 배제되는 집단이죠. - P240
외집단을 배제하는 태도가 내집단 내에서 집합현상으로 나타나면, 내집단에 의한 외집단 배제는 단순히 부정적 태도에 그치지 않고 외집단에 대한 부정적 행위로까지 상승됩니다. - P240
그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편견 행위가 차별입니다. 특정유형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거죠. 한 단계 더 나아가면 물리적공격, 즉 폭력이 행사되고,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가장 극악적인 형태인 인종학살인 제노사이드, 즉 홀로코스트와 같은 사례까지 일어납니다. - P241
편견은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라고만 보통 이해하지만올포트는 매우 성찰적이고 의미심장한 지적을 합니다. 편견은 동전의 양면처럼 증오-편견도 있지만 사랑-편견도 있습니다. 사랑-편견은 내집단에 속한 사람이 자신이 속한 내집단에 대해서과잉으로 갖고 있는 감정의 긍정 상태입니다. - P241
집단 간 차이는 존재할까요? 한국인과 일본인도 다르고요. 유대인과 독일인도 분명히 다른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차이를 지각하는 것과 차이를 과잉 범주화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 P242
동조 압력이 강해지면 소수자는 매운 음식을 안 먹거나 싫어하거나 못 먹어도티를 안 내려고 합니다. 이 과정이 지속되면 소수자는 동조 압력을 피해 숨어버려 비가시화됨으로써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과잉 범주화되겠지요. - P244
편견이 어떻게 재생산되는 것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해서 강한 편견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집단을 조사해본 결과, 대체로 외집단에 대해서 꼬리표를 붙이는 언어적 표현을 잘 사용한다는 속성이 발견됐습니다. - P244
그 사람이 그걸 믿고 있는 근거는 ‘그들‘에 대해서 들었던 내집단 내의 ‘풍문‘입니다. 내집단에서 떠도는 이야기가 외집단에 강력한 꼬리표 붙이기의 유일한 근거였던 것이죠. - P246
편견은 쉽게 판단을 내리려는 경향을 먹고 자라기에 쉽게판단을 내리게 하는 요인을 분석하는 게 필요합니다. 가장 쉬운 판단은 가시적 차이에만 주목하기입니다. - P246
편견은 쉽게 판단을 내리려는 경향을 먹고 자라기에 쉽게판단을 내리게 하는 요인을 분석하는 게 필요합니다. 가장 쉬운판단은 가시적 차이에만 주목하기입니다. - P246
민족은 문화적 구성물이지만 인종은 유전자에 의한 구성물입니다. 문화적 구성물인 민족 간에는 차이가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인종적 변수로는 집단 간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학자들의 보편적 의견입니다. - P246
젠더 역시 그런 면에서 인종만큼이나 가시적이죠. 여자와 남자는 보통 외모로 구별되니까요. 그래서 사람들은 한 사람의 특성이 지닌 다양함을 무시한 채 젠더 속성으로 쉽게 과잉 범주화합니다. 하지만 인간 사이의 차이를 설명할 때 젠더의 차이로 환원될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인데요, (중략) - P247
인간 본성의 아주 작은 부분만 성에 따라 구별된다. 물론 유전자로 인해 남녀의 일차 성징과 이차 성징이 나타나지만 인간의 신체적 · 생리학적·심리적 특질 가운데 많은 부분이 성과 무관하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문화에서 여성과 남성의 위치는 과장된 방식으로 구분된다. 여성은 열등한 존재로 간주되며, 집에 갇히고, 남성과 다르게 옷을 입고, 남성이 누리는 많은 권리와 특권을 누리지 못한다.
- 《편견》, 190쪽. - P247
편견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는데 왜 어떤이는 편견이 재생산되는 것에 브레이크를 걸어서 관용적이고 개방적인 사람이 되고, 왜 어떤 이는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이 되는것일까요? - P248
올포트는 폐쇄적 사고와 방향적 사고의 방식 차이를 원인으로 지적합니다. 방향적 사고는 사실 파악을 지향하는, 즉 사고의 방향이 있는 사고입니다. (중략) 반면 어떤 사람은 폐쇄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는데요, 폐쇄적 사고는 사실이 아니라 자기를 준거로 삼는 맴도는 사고죠. 폐쇄적 사고는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늘 판단의 근거는 자신의 신념, 믿음뿐입니다. - P248
방향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항상 의심하고 회의하죠. 사유는기본적으로 의심과 회의로부터 출발을 하고 끊임없이 의심과 회의를 잘하는 사람이 성숙된 사고를 할 수 있죠. - P248
반면 폐쇄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 믿는 것을 뒤집는 증거가 나와도 요지부동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편견을 믿음으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P248
편견이 강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를 범주화 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독점 범주와 분화 범주의 차이입니다. 독점 범주를 일상언어로 표현하면 대상을 싸잡아 평가하는 태도죠. - P249
우리가 방향적 사고를 하면, 노인 집단 내부에도 다양한 분화가 있음을 확인합니다. 방향적 사고를 통해 내부의 분화를 알게 되면 우리는 ‘노인‘이라는 단일 범주가 아니라 내부 분화를 표현할 수 있는 용어를 찾아내야겠지요. 다시 말해, 독점 범주 밑에 분화 범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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