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는 형광등이 아니라 전구가 달려 있었는데 그나마도 밝은 흰색이 아니라 다소 옅은 노란색이었다. 우리 집만 그런가 하여 창문 너머 다른 집들을 둘러보니, 자정 가까운 시간이었다고 해도 불을 밝힌 집이 거의 없었다. - P13
식사할 때는 천장에 달린 등만 켜고, 책상에서 일할 때는 스탠드만 켜고, 침대에 앉아 책을 볼 때는 작은 침대 등만켜게 되었다. 그렇게 어둠이 빛의 영역을 잠식해갔다. - P14
하지만 어둠이 늘어나자 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 P14
우주는 어둠으로 충만하다. 빛은 우주가 탄생한 후 38만 년이지나서야 처음 그 존재를 드러냈다. 빅뱅이 있은 직후, 초기 우주는 너무 뜨거워서 우리가 오늘날 물질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것은 존재할 수 없었다. - P14
어둠에도 색이 있다. 빛이 거의 도달하지 않는 맞은편 벽의 어둠은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동굴의 색과 같고, 침대 밑의 어둠은부족한 빛마저 모두 빼앗겨 블랙홀이나 가질 법한 검은색을 띠며, 내 몸 가까이 착 들러붙은 어둠 아닌 어둠은 몸의 일부가 된 듯 내자신의 색과 구분이 되지 않는다. - P14
이때 탄생한 빛은지금까지 우리 주위를 떠돌고 있다. 이 빛을 우주배경복사라 하며, 그 발견에 노벨물리학상이 주어지기도 했다. 우주는 38만 살 되던해, 자신의 모습을 빛에 남겨 놓은 것이다. - P16
빛은 직진한다. 물체를 떠난 빛은 일직선으로 진행하여 눈에도달한다. 뇌에서는 빛이 일직선으로 진행해 왔다는 가정하에 물체의 모습을 재구성한다. 이 때문에 수많은 착시가 일어난다. - P17
그 결과, 물체가 커 보이게 된다. 돋보기의 유리 표면에서 빛이 꺾이는 현상을 ‘굴절‘이라고 한다. 존 펜드리 박사는빛의 굴절 현상에 주목했다. - P17
그러면 결과적으로 빛이 아무 변화 없이 물체를 지나간 셈이 된다. 빛이 물체를 만나지 않은 것처럼 지나갔기 때문에마치 물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 P17
뉴턴은 운동법칙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지만, 빛을 제대로 연구한 서양의 첫 과학자이기도 하다. 진동수가 다른 빛은 굴절하는 정도가 다르다. 이것을 ‘분산‘이라고 한다. - P18
그러자 흰빛으로 되돌아왔다. 즉, 흰빛은 여러 색의 빛이 모인 것이다. 빛은 그 자신이 이미 모든 색을 가지고 있다. 물체가 색을 갖는 이유는 특정한 색의 빛 반사시켰기 때문이다. - P18
놀랍게도 빨강색의 바깥쪽, 즉 빛이 보이지 않는 곳에 둔온도계의 온도가 가장 많이 올라갔다. 그곳에 손을 대보니 따뜻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열을 전달하는 무언가가 존재했던 것이다. 그가 발견한 것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빛 ‘적외선‘이었다. - P19
거리에 서 있는 가로수는 움직이지 않고 있는 걸까? 정지한 물체는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인다. - P19
TV나 라디오의 채널은 고유진동수를 가진다. 방송사에서는각 채널에 고유한 진동수의 전파를 내보낸다. 라디오의 채널을 돌리면 라디오 수신기의 고유진동수가 바뀐다. - P20
색을 볼 때, 우리 눈에서도 공명이 일어난다. 사람의 눈은 빨간색, 녹색, 파란색을 볼 수 있다. 눈에는 세 종류의 원추세포가있으며 각 세포들은 세 가지 색에서 각각 공명을 일으킨다. - P20
이렇게 주파수에 따른 빛의 흡수 정도를 나타낸 것을 ‘흡수스펙트럼‘ 이라 부른다. - P21
즉, 태양이 수소로 되어 있다는 뜻이다. 1868년 피에르 장센은 태양광의 스펙트럼에서 지구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공명을 발견했다. - P21
1676년 올레 뢰머는 최초로 빛의 속도를 제대로 측정했다. 빛이 워낙 빠르다 보니 지구상에서 재는 것은 힘들었다. 그래서 뢰머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다. 목성의 위성 이오가 목성의 그림자 뒤로 숨었다가 나타나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 P22
이 거리는 지구 크기의 200배 정도 된다. 뢰머가 얻은 결과는 20만km/s로 실제 값인 30만 km/s와 비슷하다. - P22
빛이 야기한 혁명이 종료되었을 때, 우리 앞에는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이 놓여 있었다. 물리학의 역사에서 빛은 언제나 빛나는 존재였다. 지금까지 당신이 읽은 이 글도 당신 눈에 들어간 빛에 불과하다. - P23
138억 년 전, 빛이 처음 생겨난 이후 우주는 팽창을 거듭했다. 빛은 점차 묽어지고 우주를 압도한 건 어둠이다. 어둠은 우주를 빈틈없이 채우고 있으며, 어둠이 없는 비좁은 간극으로 가녀린 별 빛이 달린다. - P23
지금은 밤조차 밝아서 별을 많이 볼 수 없다. 하지만 밤이 밤다웠던 시절, 사람들은 책이나 TV보다 별을 더 많이 보았을 것이다. - P24
물리는 말 그대로 사물의 이치를 다루는 학문이다. ‘리‘는법칙이라 생각해도 되겠지만, ‘물‘이 무엇인지 말하기는 쉽지 않다.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것‘들이 보인다. - P25
이런 모든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물리의 대상이 되는 것도 없는 걸까? 우리는 아무것도 없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 그래도 여기에는 여전히 무엇인가있고, 또 무엇인가 일어나고 있다. - P26
시간은 무엇인가? 시간은 정말 흐르고 있나? 시간은 연속인가? 시간은 우주의 본질적인 것인가, 아니면 보다 더 본질적인 것의 부산물인가?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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