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부만 요번에 살짝 읽어야지.

많은 사람들이 몇 년전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미움받을 용기》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타인의 인정에 목을 매지 않고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을 찾아 헤매고 있다. 오늘날 한국인들이 자존감에 대한 책이나 강연회 등에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이유는 뭘까? - P8

 요즘 한국인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대인 관계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인간 존중의 문화가 실종된 상황, 혹은 타인으로부터 존중받기 힘들어진 현실에서 비롯된 문제다. - P9

이를테면 우리는 흔히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상대의 성격이나 도덕성이 아니라 직업 (정확히 말하자면 상대방의 수입)부터 알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초면부터 노골적으로 "연봉이 얼마예요?"라고 물어보기는 좀 민망한지라 이렇게 돌려 묻곤 한다.
"뭐 하는 분이세요?" - P9

한마디로 한국인의 전형적인 대인관계 방식은 상대를 돈으로 평가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대부분이 이런 방식으로 사람을 대하고 관계를 맺으면서도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자각조차 못하는 한심한 상태라는 것이다. - P10

그 어떤 경우에도 한쪽에 의해서 관계가 결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누군가가 나를 함부로 대한다면 그것은 기본적으로 상대의 잘못이지만, 나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된다는 사실이다. - P10

그래서 이모든 문제를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내가 자존감이 낮아서 그래‘
라는 식으로 자책하며 결론을 내린다. - P11

공동체의 힘으로 굴러가던 시대와 달리 자본주의 체제는 개인 이기주의에 의해서 굴러가는사회다. 개인 간의 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동체는 필연적으로 붕괴되고 개인은 원자화, 파편화된다. 현대인에게 고독이 최대의 문제로 부상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 P11

. 집에서는 가족들에게, 직장에서는 동료들에게 길을 오가며 마주치는 사람들한테서도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나라도 나를 존중하는 것‘ 외에는 없다. - P12

70~80년대의 급속한 자본주의화의 물결 속에서도 한국인들은 적어도 기층 단위에서는, 공동체를 지켜왔다. 덕분에 이때까지만 해도 마을 공동체, 직장 공동체, 학교공동체 안에서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생활방식이 가능했다. - P12

이 최후의 희망이 절망으로 귀결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존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자존감이란 도대체 무엇이고 왜 중요하며, 한국인들의 자존감이 왜 이토록 심각하게 손상되었고 이를 다시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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