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다가 든 생각, 그렇다면 담배와 같은 기호품에 대한 욕구도 대리 충족을 시켜줘 길거리에서 담배를 안 피게 될 세상이 올 수 있는가?

연민(또는 「가련함」)과 공포 (또는 「무서움」)를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 13장에서, "연민은 주인공이 부당하게 불행에 빠지는 것을 볼 때 생기고, 공포는 우리와 비슷한 주인공이 불행에 빠지는 것을 볼 때 생긴다"라고 설명하였다. - P41
되었었다. 특히 레싱 (Lessing)은 그의 <함부르크 연극론(Hamburgiche Dramaturgie, 1769)>에서, "다른 사람에게 갑자기 비극적 고통이 몰려오는 것을 볼때 느끼는 우리의 놀라움이란 동정적인 경악이어서, 그것은 이미 연민 아래 포섭되는 개념이다"라고 말하며⁶ 「연민」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는데, 그의 해석에 의하면 「공포」란 단지 연민의 감정 이후에 부수적(附隨的)으로 따라오는 종속적 감정이라는 얘기가 된다. - P42
생태계에 있어 연민의 감정이란 원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피비린내 나는 약육강식과 생존경쟁의 원리만이 적용되는 생태계의 질서 안에서는, 오직 약자가 강자에게 갖는 공포의 느낌만이 있을 뿐이다. - P43
우리는 매일같이 쇠고기를 먹고 있는데, 진정으로 소에 대한 연민의 정을 느낀다면 어떻게 습관적으로 쇠고기를 먹을 수 있단 말인가? - P43
그러니까「연민」이란 강자가 약자에게 느끼는 순간적인 감정일 뿐 지속적이고 보편적인 감정은 아닌 것이다. - P43
만약 어떤 비극 장면에서 A라는 인물이 B라는 인물을 잔인하게 죽인다고 할때, 관객이 가해자인 A의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연민인 셈이고, B라는 피해자의 입장에서느낄 수 있는 감정이 공포인 셈이다. - P44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해자의 입장에서 비극을 감상하려고 할 것인데, 왜 피해자의 입장에서 비극을 감상하며 정서적 해방감 (대리배설에 의한)을 느낀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 바로 그것이다. - P44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사디즘(sadism)과 마조히즘(masochism)의 개념을 필요로 한다. - P44
그런데 사디즘과 마조히즘은 서로 표리관계를 갖는 유사한 감정이기 때문에, 관객은 그가 처한 상황에 따라 사디스트도 되고 마조히스트도 된다. - P45
성기의 구조로 보아 남성은 항상 공격적이기 때문에 주로 사디스틱한 쾌감을 즐기고, 여성은 항상 받아들이는 입장이기 때문에 주로 마조히스틱한 쾌감을 즐긴다고도 볼 수 있다. - P45
문제는 사도마조히즘이 과연 위험한 성도착(性倒인가 하는 점이다. 빌헬름 라이히나 허버트 마르쿠제 같은 급진적인 성해방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사도마조히즘이 성적 자유의 표현으로 찬미되는 경향이 있다. - P45
그러므로 사디즘이건 마조히즘이건, 사회적으로 큰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본능적 욕구표현의 정상적인 형태로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 - P46
특히 모든 종교가 정신적 마조히즘에 신앙심의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후략) - P46
특히 희극이 아니라 비극만이 카타르시스 효과를 준다는 것은, 관객의 반응으로서의 연민과 공포보다도 연극의 내용이나 장면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 P46
그렇다면 문제는, 왜 연민을 수반하는 「공포」만이우리들의 억압된 정서나 본능적 욕구를 대리배설시켜 주느냐에 있다. 기쁨이나 노여움이나 슬픔 등의 감정은 본능적 욕구를 대리배설시켜 줄 수 없는 것일까? - P47
그런데 한방의학에서는 병에 대한 저항력을 결정짓는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이 바로정신적 상태라고 본다. "칠정(七情)이 울결(鬱結)하면 병이 된다"고 보는 것이 한방의학의 상식이다. - P48
칠정(七情)은 다만 정신적인 작용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육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 P48
칠정이 각각 오장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은 일곱가지 감정들이 오장을 지배한다는 것을 뜻한다. 즉, 적당한 우(憂)와 사(思)는 비(脾)의 활동을 촉진시켜 소화력을 왕성하게 한다. - P49
그러므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카타르시스 이론에서 말하는 「공포」또는「무시무시함」의 감정은 한방의학에서 말하는 공경(驚)의 감정에 해당된다 하겠는데, 공경심(恐驚心)이 신(腎)에 해당하는 감정이라면 카타르시스의 효과는 바로 신(腎)에 미치는 효과라고 볼 수 있다. - P51
그러므로 카타르시스 이론에서 말하는 공포의 효과는 곧 「신(腎)에 적당한 자극을 주어 생식력을 왕성하게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 P52
그러나 이 공포가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죽음에의 공포라고 볼 때, 우리는 쉽사리 공포와 성욕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 P52
생태계의 법칙은 단순하다. 모든 생물은 태어나서, 번식하고, 죽는다. 심지어 어떤 동물은 새끼를 낳자마자 죽어 버리는 것도 있다. 그래서 「성욕」과 「죽음에의 공포」는 서로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 것이다. - P53
인간의 경우 사형수가 교수형을 당할 때 반드시사정(射精)을 한다는 사실이나, 전쟁 때 오히려 여자들의 생존율이나 출산력이 왕성해지는 것도 바로이러한 이치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 P53
그러므로 비극을 통해 공포를 느끼면서 우리가 오히려 야릇한 쾌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곧 성욕의 대리 충족감을 비극을 통해서 얻게 되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 P54
리차즈에 의하면 공포는 「배타적인 감정」이고 연민은 「우호적인 감정」인데, 이들은 서로 모순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카타르시스란 모순되는 충동의 조화를 의미하는 것이며, 그 자체가 이미 아이러니라는 것이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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