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왜 기록에는 전혀 없다고 나오는 것일까.

책은 재밌다. 일단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니까. 그렇기에 내용은 평이하다.

분류를 추리소설보단 블랙-코미디 부분으로 했으면 좋겠다.







「살인의 제복」 제3회

스기야마 발레단의 사무국장인 나카야마 하루코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스기나미에 있는 발레단에 출근했다. 사무소는 연습실과 같은 건물 안에 있었다. - P161

그건 틀림없는 백조 의상이었다. 다만 의상만이 아니었다.
의상을 입은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 그가 프리마돈나 유미카와 히메코라는 사실을 안 순간, 나카야마 하루코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유미카와 히메코의 가슴에는 단검이 박혀 있었다. 소량의출혈이 하얀 의상을 검게 물들이고 있었다. - P162

‘나카야마 하루코는 비명을 질렀다‘라고 치려는데 현관 벨이 울렸다. 구식 워드프로세서 앞에 있던 마쓰이 기요후미는 책상 위의 시계를 봤다. 오후 2시 13분이었다.  - P162

"앗, 정말 고맙습니다. 감사드려요. 잘 먹겠습니다." 마쓰이는 고개를 여러 번 숙였다.
"오호, 글 쓰고 있었나 보군. 연재 3회 원고인가?" 엔도는 워드프로세서 화면을 보며 물었다.
"네. 도무지 생각대로 되진 않지만 말입니다."
"아니, 마감까지는 시간이 많으니까 초조할 필요는 없지.
그런데 이번 달 『소설 긴초』는 받았나?" - P163

엔도는 그것을 펄럭펄럭 넘기더니 지난달 마쓰이가 쓴 살인의 제복 제2회를 펼쳤다.
"이제까지의 전개는 그럭저럭 좋아." 엔도가 말했다. "1회에서 갑자기 사체가 등장하는 것도 좋았어. 간호사가 병원에서 목 졸려 죽다니, 영상으로서도 아주 자극적이었지." - P164

"그런데 말이야, 장사라는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 더 팔리냐 하면, 얘기가 또 달라져, 조금 엉망이라도 전개가 흥미로운 쪽이 더 잘 팔리는 게 현실이야. 독자는, 보라고, 그렇게사소한 부분까지는 제대로 읽지 않아. 작은 데 매달리지 않으니까." - P165

엔도는 그렇게 말하고 뭔가 생각난 듯한 표정을 짓고 가져온 가방에서 한 장의 종이를 내밀었다. 신문스크랩이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신문을 정리하다가 재미있는 기사를봤네. 아주 크게 다뤄지지 않아서 실렸을 때는 몰랐던 것 같아." - P166

하지만 바로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엔도에게 들은 말이 마음에 걸렸다.
임팩트……… 라………….
그게 그렇게 쉽게 나오면 고생하지 않겠지, 그는 한숨을쉬었다.
마쓰이 기요후미가 작가로 데뷔한 것은 3년 전이다. 『소설 긴초』가 모집한 신인상에 응모해 가작으로 입선한 게 계기였다. - P167

『살인의 제복』은 연쇄살인을 다룬 추리소설이다. 범인은간호사, 백화점 여직원, 발레리나 등 독특한 제복이나 의상을 입는 여성만을 살해한다. 주인공은 처음 살해된 간호사의 연인이자 신문기자이다. 그가 경찰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진상에 다가가 마침내 진범과 대결한다는 게 중요한 줄거리다. - P168

"그렇습니다. 무슨 일이죠?"
"아, 실은 수사에 협조해주셨으면 해서요." 경찰 수첩을 내보였다.
마쓰이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무슨 말씀이죠?"
"잠깐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습니까?" 뚱뚱한 형사는 실내를 가리켰다. - P169

"살해당한 것은 오미야에 있는 만푸쿠 백화점에서 일하는엘리베이터 걸입니다. 뒷덜미를 송곳 같은 것으로 찔렸습니다. 즉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 마쓰이는 말문이 막혔다.
"물론 아시겠죠." 모토키 형사는 그렇게 말하고 『소설 긴초』를 들어 올렸다. "어제 발매한 이 소설 잡지에 실린, 당신소설 그대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 P170

마쓰이는 형사가 왔던 일을 엔도에게 보고하러 왔다.
"그런데 경찰이 사건과 자네 소설의 유사성을 잘도 알아냈네. 소설 긴초의 애독자라도 있나?" - P170

 마쓰이는 바로 부정했다. "자랑할 것도 아니지만, 데뷔 이래 팬레터 같은 것도 악평 같은 것도 받은 적없습니다. 제가 어떤 소설을 발표하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 P171

"하지만 이 상황을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이용이라니?"
마쓰이가 묻자 "둔하네"라며 인도가 얼굴을 찡그렸다.
"보라고. 소설대로 사람이 죽었다고. 재밌지 않아?"
"그야 그렇지만.‘ - P171

그런데 그 아는 신문기자는 엔도만큼 흥분하지 않은 모양이다. 며칠이 지나도 마쓰이에게 신문기자로부터 전화 한 통오지 않았다. 다른 매체가 다루려는 기미도 없다. - P172

엔도가 툭 내뱉었다. "또 하나, 오지 않을까…………
"네?"
"아니, 그게, 그러니까." 엔도는 아무도 들을 사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입가를 가리고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살인 사건이 한 번 더 일어나지 않을까? 게다가 자네 소설대로 말이야." - P172

그런데 그로부터 2주일-.
 우유와 토스트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으면서 신문을 읽던마쓰이는 사회면을 펼쳤다가 우유를 뿜을 뻔했다.
‘프리마돈나 칼에 찔려 살해되다‘라는 머리기사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 P173

수화기를 들자 엔도의 목소리가 날아왔다.
"신문 봤어?"
"봤습니다." 마쓰이가 말했다. 놀랐습니다."
"됐어! 이제 언론도 자네 소설에 주목할 거야. 이제부터 바빠질 걸세."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나죠? 제 소설대로 사람이 죽어나가다니, 너무 기분이 나쁩니다." - P174

"우선 묻고 싶은건, 왜 간호사, 엘리베이터걸, 발레리나를 죽였냐는 겁니다. 물론 당신 소설 얘기죠." 모토키가 말했다.
"왜냐고 물으셔도 참 곤란합니다. 이번 소설에서는 다양한제복을 입은 여성을 노리는 범인을 그릴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간호사나 엘리베이터 걸을 죽이면 재밌겠다고……………" - P175

"다음은 어떻습니까? 어떤 여성이 살해되는지, 이미 정했습니까?" - P176

"아니, 뭐, 그렇다는 건데. 그런 당신의 소설대로 사람이죽는다는 게 아무래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범인의 마음을 통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싶다면 더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모방하는 게 좋을 텐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P176

"어쨌든 당신의 알리바이를 묻겠습니다. 아, 우선은 간호사가 살해된 날부터 말씀해주십시오."
형사가 사라진 후에도 마쓰이의 불쾌한 마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왜 내가 알리바이를 대야 한단 말인가. 내가죽이기라도 했단 말인가. 너무 어처구니없네. - P177

옆에서 다른 남성 리포터가 질문했다. "무엇보다 소설 속에서 왜 제복을 입은 여성만을 죽였습니까?"
"앗, 그게, 그건・・・・・"
"당신 취향입니까?"
"아니, 그건 아닙니다. - P178

"무슨 말씀이라니, 『소설 긴초』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어. 게다가 자네가 전에 발표한 단행본도 이미 증쇄에 들어갔다고."
"예? 증쇄?" 마쓰이는 절로 등을 꽂꽂이 폈다. "정말입니까?" - P179

마쓰이는 다리에서 힘이 쭉 빠지는 것만 같았다. 믿을 수없는 숫자였다.
"어이! 이 정도로 감격해선 곤란해. 아무리 책이 안 팔리는시대라 해도 10만 부씩 파는 작가도 많아. 우리도 목표를 높이 둬야지."
"하지만 그렇게 팔린 적이 없어서." - P180

이런 일도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마쓰이는 신문을 잡아당겼다. 하지만 지나치게 생각할 필요는 없으리라. 엔도가말했듯 이 기회를 살리는 것만 생각해야 할지도 모른다. - P181

"나, 범인인데요."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킥킥대고 웃었다.
"범인?"
"제복 여성 연쇄살인의 범인, 당신 소설대로 범행을 저지르는 범인 말이야."
"설마………. 농담은 그만둬."
"정말 내가 죽였어. 나 때문에 당신도 유명해져서 좋지?"
"장난 전화에 어울릴 시간은 없어."
"장난 아닌데, 내가 처음 경찰에 전화해 사건과 소설의 유사성을 알려줬다고." - P182

"잠깐만! 왜 내가 당신이 시키는 대로 해야하지?"
"끝까지 내 말을 들어. 당신이 그렇게 쓰면 이번에도 나는그대로 치어리더를 죽일 거야. 그럼 또 세상은 시끄러워지겠지 당신 소설과 이름도 주목받을 게 분명해. 어때? 나쁜 얘기는 아니잖아? 이제까지는 내가 당신 소설대로 죽일 상대를 골랐어. 그러니까 이번에는 내가 죽이는 대로 당신이 소설을 쓰라고." - P183

『소설 긴초』 발매일은 매달 20일이다. 살인의 제복 제4회가 실리는 이 잡지가 발매된 날 아침, 몇몇 서점 앞에 긴 줄이 생겼다. 이런 일은 인기 아이돌이 화보집을 낼 때 정도뿐이다. 각 서점의 점원들조차 예상치 못한 일이라 당황했다. - P184

"여러 대학과 고등학교에서 민원이 왔어, 응원단 소속 여학생이 무서워 탈퇴한다면서. 물론 무시했지. 범인이 우리 소설을 모방하는 건 우리 책임이 아니니까. 어쨌든 반응이대단해. 다들 소설 잡지가 이렇게 팔린 건, 수십 년 만이래." - P184

그 엔도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은 『소설 긴초』가 발매되고나흘 뒤였다. 스기나미구에 있는 맨션의 어떤 방에서 여대생이 죽은 것이다. 소설에 그려진 상황과 완벽하게 똑같이 치어리더 의상을 입은 채 침대에서 교살됐다.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같은 일이 되풀이되었다. 즉 형사가마쓰이를 찾아와 끈질기게 사정청취를 했고 다음으로 언론 관계자가 달려왔다. 다만 그 수가 두 배로 늘었다. - P185

 하지만 보통 그런 상대를 죽이면, 경찰은 피해자들의 공통점 같은 남자를 찼다는 점을 알아차릴 우려가 있다. 그래서 소설 줄거리대로 범행을 저지르는정신이상자의 짓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자신에게 혐의가 오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아마도 마쓰이의 소설 예고편을 읽고 착안한 게 분명하다. - P186

사흘 후, 다시 형사들이 찾아왔다.
"다음 소설 줄거리는 정하셨습니까?" 모토키 형사가 물었다.
"아뇨, 아직, 지금부터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럼 이러면 어떨까요? 혹시 우리 바람을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연재를 쉬라거나 살인 장면을 넣지 말라는 요구라면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 P187

형사의 질문에 마쓰이는 당황했다. 사실대로 말하면 범인의 범행이 어려워진다. 잘못하면 체포될 수도 있다.
".......스튜어디스입니다." 생각 끝에 그가 대답했다.
"그렇군요. 대표적인 제복이죠." 형사들은 이해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 P188

그리고 소설대로 『소설 긴초』가 발매된 닷새 후, 지지부의 산속에서 모 상사에 근무하던 안내데스크 여직원이 사체로 발견되었다. 사체는 에르메스 스카프로 목이 졸려 있었다.
흉기 또한 소설대로였다. - P188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다는 느낌이었다. 당분간 소설속에 살인 장면을 쓰지 말아 달라고 긴초샤 측이 얘기한 것이다.
"권력에 굴하자는 겁니까?" 마쓰이가 말했다. - P189

그리고 그날 밤, 범인에게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버스가이드를 죽이라는 지시였다.
"높은 낭떠러지에서 떨어뜨려 살해돼. 머리가 깨져 피가뿜어져 나온다든가, 어쨌든 잔혹한 묘사를 넣어." 범인은 명백히 즐기고 있었다. - P190

"그렇군, 알았어, 알려주지. 내가 버스 가이드를 죽이는 곳은.…………." 범인은 그 장소를 말했다. 후쿠이현의 경치 좋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 P190

조금 있다가 사람 그림자가 나타났다. 젊은 여자였다. 버스 가이드 복장을 하고 있었다. 역시 생각했던 대로네. 마쓰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범인은 경찰을 따돌리고 『소설 긴초』발매 전날에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었다. - P191

그는 이번에 자신이 쓴 소설 내용을 반추했다. 실은 이번이 살인의 제복마지막회였다. 그 안에서 범인은 절벽에서몸을 날려 자살했다.
오늘 여기서 범인을 잘만 떨어뜨리면 경찰은 틀림없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범인은 소설대로 범행을 저질러왔다. - P192

그때였다. 바로 뒤에서 기척이 났다.
"잘도 배신했네."
낯익은 그 목소리를 들었을 때 목소리의 주인공이 마쓰이의 등을 밀었다. - P192

"자기 책대로 사건이 일어나면 이름이 알려진다고 생각한겁니까?" 여성 편집자가 물었다.
"아, 그런 셈이지. 그 생각을 하면 조금 책임감이 느껴져.
어떻게든 화제가 되어야 한다고 너무 몰아붙인 게 아닐까." - P193

"그러게나 말이야. 그 마지막 원고를 받았을 때는, 설마 그게 그의 유서가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어." - P193

마카제관 살인사건 (최종회, 마지막 다섯 장)

(전략) 이것들은 사실, 단 하나의 진실만 알아내면 쉽게 풀 수있는 수수께끼였습니다. 그 진실이란." 그는 모두의 얼굴을둘러봤다.
(아아, 약해, 너무 약해. 끝내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하지못한 채 여기까지 와버렸어. 으악, 정말 큰일이야. 벌써 이번이 마지막 회인 데다 이제 남은 매수도 다섯 장뿐이야.
(후략) - P237

아니, 담당인 오모리씨가 잘못한 거야. 밀실 살인을 써달라고 해서 쓰긴 했는데핵심인 트릭을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피로 쓴 글자도 마찬가지야 서스펜스 분위기를 고조하려고 다잉 메시지를 꺼냈는데 특별한 의미는 없었어. - P238

"즉 그 시계탑 문자판에 구멍이 있었습니다. 그걸 범인이교묘하게 이용한 것입니다." 다카야시키의 말에 일동이 수련거리기 시작했다.
(이거 분명히 비난받을 거야. 밀실 살인이라고 요란을 떨어놓고 구멍이 있었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역시 이건 아니야.
(중략) - P238

알려주고 싶은 건 바로 나야. 누굴 범인으로 해야 좋을까.
마지막에 가장 의외인 인물을 범인으로 하는 게 좋겠다고 오모리 씨는 무책임하게 말했는데 어떤 놈을 범인으로 삼아도 의외성은 없단 말이야 이거 곤란해.  - P239

"그럼 알려드리죠. 악마적인 두뇌를 이용해 무시무시한 범행을 저지른 인물, 즉 이곳의 주인 이와카제 씨를 살해한 범인은 - P239

[작가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정말 죄송하지만, 이 연재는 여기서 종료합니다. 편집부]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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