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아닐까?‘ 혹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 자체가 이미 다른 사람의 상상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 P87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또 다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 P87
출생은 우리가 선택할 수도 바꿀 수도 없는 우연의 결과인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은 ‘과학적 현실이 있고 ‘인간이 느끼는 현실‘이 있고 우리 ‘인간의 삶이라는 현실‘이 있습니다. - P88
과연 이렇게 규정된 현실이 전부일까요? - P88
그리고 이런 의문을 떠올립니다. ‘도대체 저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떨어지지 않고 하늘에 있을까?‘ 하늘이 늘 궁금했던 인간은 오래전부터 하늘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 P88
지금의 시각에서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이지만 수천 년 전의 사람들은 이렇게 해서라도 자신들의호기심을 풀고 싶어 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살아온 세상은 다양한 문명만큼 다양한 생각과 호기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P90
그런데 현대 과학은 조금 다른 식으로 접근합니다. 우주라는 것은 누군가의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138억 년 전에 갑자기 무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138억 년 전 우주가 창조되었을 때 우주 대폭발인 빅뱅의 근접을 여전히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 P90
우리가 바라보는 별은 우주 공간의 가스나 먼지가 뭉친 성운에서 만들어지는데 우연히별들이 탄생하는 장면을 현대과학이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별이라는 것이 성운에서 뾰족뾰족하게 튀어나오듯이 만들어진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P91
즉 수천억개의 은하계 중 하나인 우리의 ‘은하수‘, 그 안에 있는 수천억 개의별 중 하나인 ‘태양, 그 태양계에서 세번째 행성인 ‘지구‘, 지구의한구석인 ‘대한민국, 대한민국의 한구석인 ‘어딘가에서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팩트입니다. - P92
즉 인간은 우주에 비해 아주 미미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위대한 존재이기도 한 것입니다. - P92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이 쓴 <코스모스>에는 재미있는 그림이 하나 나옵니다. ‘창백한 푸른 점 Pale Blue Dot‘이라 이름 붙인 그것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입니다. - P92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음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꿈입니다. 인간은 매일 밤 평균 5~6번의 꿈을 꿉니다. 그렇다면 꿈과 현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현실은 연결이 되지만 꿈은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P94
인과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떻게 서울에서 뉴욕까지 갔는지, 공항에 가서 비행기를 타는 장면 장면을 연결해주는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현실일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 P95
그런 의미에서 과학적이고 철학적으로 꿈과 현실에 관해질문하기 시작한 사람이 바로 플라톤Plato입니다. 그의 ‘동굴의 비유는 매우 유명합니다. 어두운 동굴 속에서 묶인 채 평생을 살아온 죄수들이 볼 수 있는 것은 진짜 현실이 아니라 바깥세상에 존재하는 물체들의 그림자라는 것입니다. - P95
그리스 철학에서 중요하게 다룬 문제 중 하나가 보편성입니다. 보편성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분명히 ‘고양이‘라는 보편적인 단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양이들은 저마다 다르게 생겼습니다. 이렇게 다르게 생긴 녀석들인데 왜 우리는 통틀어 고양이라고 부르는 걸까요? - P96
‘고양이는 털이 짧다고 정의하기엔 페르시안 고양이처럼 털이 긴종류가 존재합니다. ‘고양이는 털이 길 수도 있다‘라고 정의하면 아예털이 없는 스핑크스 고양이가 방해를 합니다. - P96
우리가 다르게 생긴 강아지들과 다르게 생긴 고양이들을 각자같은 물체라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이 진짜 물체가 아니고 ‘이데아 세상‘이라는 완벽한 세상에 존재하는 완벽한 그림자라는 것입니다. 그의 말을 들은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현실과 그림자를 구별하지 못할 리 없다며 비판했습니다. 그때 플라톤이 동굴의 비유를 들면서 태어나면서부터 그림자만 보고 살면 그것이 그림자인지 진짜 물체인지 모를 수 있다고 답합니다. - P96
동굴 예제가 재미있는 것은 동굴 안에 잡혀 있던 죄수가 우연히 족쇄를 풀고 밖으로 나와 처음 태양을 보게 되면서부터 입니다. 그가 볼 때는 태양이 진실입니다. 이때 두 가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진실을 보여줘도 햇살이 너무 눈부셔서 진짜 세상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중략) 두 번째는 시간이 지나서 세상의 진실, 현실을 알아보고다시 동굴 속 죄수들에게 내려와 동굴 밖 진짜 세상에 관해 설명하는 것입니다. - P97
결국 우리가 왜곡된 세상에서 태어나서 자라다가 현실을 알아볼 기회를 맞이해도 그것이 현실이란 것을 못 알아보거나, 나 자신이 현실을 깨달아도 타인이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 P97
진짜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저마다 느끼는 세상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략) 개와 고양이는 가까운 것은 매우 선명하게, 멀리 있는 것은 흐리게 인식합니다. 쥐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온통 흑백입니다. - P98
이렇듯 각자 다른것을 보고 자란 인간의 뇌는 현실을 절대적으로 보지 않고 상대적으로 봅니다. 주변에 큰 것이 있으면 다른 것이 작게 보이고, 주변에 작은 것이 있으면 다른 것이 크게 보입니다. - P99
기술이 발달하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우리 모두가 더 잘살 수는 있지만 행복이라는 단어 자체가 상대성을 갖고 있는 이상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 P99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우리는어쩔 수 없이 나의 행복을 위해서는 나보다 잘난 사람과의 비교를멈춰야 합니다. 그들과 비교하면 내가 아무리 잘나가더라도 불행할수밖에 없습니다. - P99
현대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인터넷의 발달로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비교할 대상이 많아지고 우리는 불행으로 가는 지름길에 빠집니다. - P99
내가 알고 있는 것들
우리의 뇌는 눈에 들어오는 정보를 그대로 처리하지 않고 차이값만을 계산에 있습니다. 우리 현실은 모든 정보를 읽어야 할 만큼 빠르게 변하지 않습니다. 또한 모든 정보를 다 받아들이면 뇌의 용량은 금세 다 차버립니다. - P100
아침에 일어나 씻고, 출근해서 일한 뒤, 집에 와서 잠자리에 듭니다. 아침, 점심, 저녁을 먹긴 했지만 무엇을 먹었는지 자세히 기억하지 않습니다. 똑같은 일이 반복되기 때문에 뇌의 입장에선 입력할 가치가 없는 정보라고 해석한 것입니다. - P100
같은 일만 반복하면 기억에 남는 것이 없습니다. 올해 2월에 무슨 일을 했을까요? 3년 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바로 기억해내지 못합니다. 절대적인 시간보다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이 없다면뇌가 봤을 때는 가치 없는 시간을 보낸 것입니다. - P101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1974년 캘리포니야 대학 졸업연설에서 화물숭배(carge cult)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중략) 섬에 살던 원주민들은 하루에도 수차례씩 오가는 비행기를 보고 숲속으로 도망쳤습니다. - P102
새롭고 신기한 물건을 얻고 싶었던 원주민들은 비슷하게 활주로를 만들고 나무로 비행기를 만들고 오두막을 만들어 관제탑을세웠으며, 대나무로 안테나를 만드는 등 자신들이 보았던 비행장의 모든 것을 흉내 냈습니다. - P102
파이만은 이 같은 원주민들의 행동을 가리켜 자신이 하는 행위의 진전한 의미를 모르는 채 행동한다면 흉내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나다. - P102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겉아로 보기에는 과학연구 방식을 따르는 것처럼 보여도 과학적 탐구 원칙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거나 스스로를 속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면 그것은 과학적으로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성실하게 과학적 탐구를 이어나가는 과학자의 의무를 지킬 것을 당부한 것입니다. - P103
안타깝게도 화물 숭배는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학생들은 문제의 의미를 이해하기보다 수식만 외워서 남들보다 더 빨리 문제를 푸는 모방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 P103
결국 우리는 이 세상을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알고 있는 것,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 그리고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 P103
이 생각은 꼬리를 물고 ‘그렇다면 내가 알고 있는 것 중 진실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고는 상상 속에서 실힘을 합니다. 나를 둘러싼 수많은 악마가 왜곡된 거짓을 내 머릿속에 집어넣어서 내가 지금 믿고 있는 것들이 모두 거짓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 P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