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켄 족은 언제 어디에서나 싸움밖에 생각 안 하나?" "그런 일족이다." "드라켄식 결혼식엔 순백의, 적의 목이라도 등장할 것 같다." - P108
"잘 알고 있군. 드라켄 족의 기다렐라 가문 풍습 같은 건 연구자들도 아는 사람이 적은데." 내 상상보다도 비스듬히 위쪽에서 더욱 도약하는 그 일족에 진저리가 난다. - P109
헤로델은 우리 대화를 무시한 채로 걸어 2층 건물 현관에 도착. 떡갈나무 문을 두드리자 잠시 후 안에서 문이 열렸다. 문으로 들어서자 곧바로 응접실이었다. 가운데 있는 응접실 세트 주위에는 일곱 명의 남자들이 서 있었다. - P109
일곱 명의 공성주식사가 에워싸고 있는 것은 응접세트의 가죽 소과, 우아하게 앉아 있는 것은 중년 남자였다. 백발이 섞인 검은 머리, 은테 안경 안쪽에 검은 눈동자가 차분히우리를 응시한다. 검은 바탕에 치밀한 은실로 짜인, 화려한 건지 수수한 건지 모를 법의를 입고 있다. - P109
남자는 석학 그 자체의 풍모였다. 입가에 웃음을 갖다붙인 것 같은 이 중년 남자가 그 자리의 중심이라는 걸 알았다. 기시감을 느꼈다. 분명 어딘가에서 이 남자를 본 적이 있다. - P109
헤로델은 내 악우에서 충실한 신하로 변모해 있었다. "나의주군 몰딘 오제스 규네이 추기경 회의 의장 각하를 재회할수 있어서 기쁩니다." - P110
"몰딘 오제스 규네이라고?" 계시파 교회의 추기경 회의 의장이며황츠에리아르노스 VII세의 의지를 위임받은 전권 대사. 오제스 선황왕의 후견인이며 오제스 선황왕군 최고사령관 대리, 용황국의 최고 의사 결정 기관인 원탁 평의회의 일원이고 계시파 교회 독립 이단 검사관. - P110
눈앞에 있는 것은 츠엔베른 용황국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중요인물, 게다가 황위 계승권 일곱 번째의 황족이었다. 화면으로밖에 본 적 없는 인물이 눈앞에 실제로 있는 것이다. - P110
기억을 더듬어 아버지가 가르쳐준 귀족의 예법을 떠올렸다. 헤로델을 따라 제1종 최경례를 하려고 하자 몰딘 추기경장은 손을 내저으며 거부했다. "가유스 레비나 소렐 군. 나는 무의미한 일은 좋아하지 않네." - P110
어느샌가 물러나 있던 헤로데이 홍차 세트를 담은 은쟁반을 들고돌아왔다. 호박색 홍차가 자베지회사 제품 도자기 잔에 부어진다. 나는 잔에 손을 대지 않았다. 아는 사람을 일곱명정도 통하면 대통령이라도 만날 수 있다는말은 들었지만 악우 헤로델에서부터 바로 몰딘 예하에 다다른 놀라움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채였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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