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내용, 그리고 기피될 법한 내용들.
노골적인데, 이게 출판되었네. 카카오 웹툰 중 ‘부기영화‘에서 ‘중출‘이란 단어가 나왔을 때와 비슷한 충격.


「배설행위」를 즐거운 일로 보느냐 더러운 일로 보느냐에 따라 그 시대의 문화풍토가 달라질 수도 있다. 대체로 정신주의 (또는 이성주의)적 풍토가 강한환경에서는 배설을 더러운 일로 여기게 되어, 변을보는 일을 될 수 있는 대로 기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변비증이 많아진다. - P27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대에는 헬레니즘 문화의 전성.
기였기 때문에 인간중심 · 육체중심·쾌락중심의 문화풍토가 이루어졌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도연극의 목적을 자연스럽게 「배설」에 두었을 것이다. - P27

이러한 배설기피 의식은 더욱 악순환을 가져와 서구문화를 정신주의와 이성주의 방면으로만 치닫게 했던 것이다. - P28

변을 보기 싫어한다는 것은 이중적 자기은폐나 자기기만 등을 불러 일으켜 강박적 신경증을 가져 오게 한다. 그리고 그런 인간은 심리적 방어 메커니즘을 통해 스스로의 고통을 오히려 미덕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극단적 정신주의자가 되기 쉽다. - P30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그의 저서 <자유로부터의 도피(Escape from Freedom)>에서, 나치즘을 성적죄의식에 따른 정신적 권위에 대한 마조히즘적 복종심이 만들어낸 집단적 성억압의 산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P31

그런데 프로이트가 특별히 배설의 문제,
즉 성기를 통한 배설과 항문을 통한 배설에 신경을썼다는 것은, 이러한 서구 사회의 육체 멸시, 배설천시의 사조와 무관하지 않다. - P31

그는 모든 성인들의 병적 심리현상이 유아기 때의 거세공포와 구강성욕의 불만족, 그리고 배변을 통한 항문성욕의 불만족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하였다. - P31

 그런데 육체에 대해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부모가 그 유아에게 배설 기능이 천한 것이고 숨겨 두어야 할 것이라고 계속해서 설명해 나갈 경우, 유아에게는 바로 항문 콤플렉스가 생겨나는 것이다. - P32

서구에서는 줄곧 배설의 문제가 무언가 천한 것으로 인식되어온 것과는 반대로, 우리나라와 중국을대표로 하는 극동문화권에서는 옛부터 「배설」의 문제를 지극히 중요시하였다.  - P32

 중국 한의학의 원조라 불리우는 한대(漢代) 장중경(張仲景)의 명저 <상한론(傷寒論)〉은, 주로 대변이나 소변 또는 땀을 통해병사(病邪)를 배설시켜버리는 처방들로 구성되어 있다. 즉, 사제(瀉劑)가 처방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셈이다. - P33

물론 서양의 고대의학에도 사하제(瀉下劑)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서양의 사하제는 주로 육체의 병만을 다스리는 데 쓰였다. 정신의 병을 육체를 다스려서 고친다는 것을 서구인들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특히 암흑시대의 의술은 정신병 치료에 주로 기도나 「마귀사냥」등의 방법을 썼을 뿐이다. - P34

동양철학에서 기(氣)는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보통 기분의 뜻도 되고, 육체적 신진대사의 의미도 되고, 또는 에너지의 의미도 된다. - P34

아무리 영양상태가 좋아도 기가 약하면 병이 생기는 것이니, 이를테면 비만증이나 여러 가지 신경성 질환이 그것이다. - P35

한의학에서는 병의 원인을 주로 기에 있다고 보는데, 말하자면 정신적인 원인이 모든 병을 초래한다고 보는 것이다. - P35

 아리스토텔레스가카타르시스를 「축적된 감정의 배설」의 의미로 썼다면, 이것은 한방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바로 「기가울 체된 것을 해울(解鬱)시키는 것」이 될 것이아. - P36

물론 대리배설이 실제배설보다 불완전한 치료법인것만은 틀림이 없다. 며칠씩 대변을 못 보고 있는환자는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대변을 보게 해줘야하지, 대리적으로 대변을 보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없는 일이다. - P36

문제는 정신적인 배설인데, 육체적인 원인에서가아니라 정신적인 원인으로 축적된 울화 또는 욕구는 대리배설을 시켜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 P37

정액의 울체는 또 마스터베이션(手淫)의 방법이 있다.


•우와, 표현. 이거 정말 어떻게 출판된 책이지? - P37

정신적으로 축적된 감정의 찌꺼기들을 육체를 통해 대리배설시켜 버리는 방법은, 직접적 행동에 의한 방법과 간접적인 참여의 방법 두 가지가 있다.
만약 누군가를 때려 주고 싶을 때, (중략)
 태권도식 벽돌 깨뜨리기 등을 통해서 해결하는 방법이 직접적인 대리배설이고, (중략) 문학작품을 읽는 것이 간접적인 대리배설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비극의 효용으로 카타르시스를 내세운 것은 바로 이 간접적 대리배설을 염두에 뒀던 것 같다. - P38

그런데 문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이 너무- 순교하고, 철학적이고, 심미적인 뉘앙스를 풍긴다는 곁에 있다. - P38

로마시대의 연극은주로 세네카(Seneca)의 「복수극」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데, 잔인한 장면이 많기로 유명하다. - P39

 그리스 극에서는 이면주제(裏面主題),
즉 「연민과 공포를 통한 카타르시스」가 고상한 표면주제(表面主題)에 의해 교묘하게 은폐된 셈이다. - P39

 <삼국지>의 표면주제는 충성과 의리지만, 이면주제는 권력 획득에의 의지와 잔인한 장면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사디즘적 쾌락의추구이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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