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침 시간이 넘었지만 우리들 중 누구도 무전기 앞을 떠나지 않았다.
탐사 장비를 공급하는 맥머도 만의 저장 기지와 아컴 호에서도 무전 내용을 들었으므로 우리와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 P235

비행기가 고장나 유감이었지만 쉽게 고칠 거라고 생각했다. 이윽고 밤 11시, 레이크에게서 또 다시 연락이 날아들었다. - P236

"캐롤과 함께 가장 높은 산기슭을 비행중. 하지만 날씨 때문에 최고봉 주변에는 접근할 수 없으며, 나중에 시도할 계획임. 어렵게 비행해서현재 고도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지만, 그럴 만한 가치는 충분함.
(후략) - P236

(전략)
가장 높은 산맥의 비탈에 이상한 형태가 눈에 땀, 사면을 정확하게 수직으로 깎아낸 거대한 석조물과 함께 낮은 성벽처럼 직사각형 선이 눈에 띄는데, 로어리치의 그림 중 가파른 산맥에 파묻힌 아시아의 옛 성들이 연상됨. 멀리서도 대단히 인상적임, 좀 더 가까이 접근 중, 캐롤은 작은 돌 조각이 모여 하나의 석조물을 이루고 있다고 말하는데, 풍화작용 때문으로 보임. 수백만년 동안의 폭풍과 기후 변화에 노출돼 석조물의 모서리가 부서지고 마모됐음. (후략) - P236

그로부터 30분 동안, 레이크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속사포처럼 타전했고, 봉우리까지 등산을 해보고 싶다고 알려 왔다. 나는 비행기 1대를 보내 주는 대로 곧 합류할 생각이며, 피버디 교수와 함께 달라진 탐사 계획에 맞춰 어디서 어떻게 연료를 집중해서 사용할지 효율적인 연료 계획을 세워 보겠노라 말했다.  - P237

레이크 탐사 팀과 맥머도 만 사이에 놓여 있는 미지의 지역을 가로질러 직선 경로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에게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었다. - P237

 얼음층이 몹시 얇고 군데군데 검은 땅이 드러나 있으니,
매 탐사나 등반을 하기 전에 그 지점에서 시추와 발파 작업을 하겠다는것이다. 그는 형용할 수 없는 주변의 경관을 말하며, 세상 끝에서 하늘을 찌를 듯 장벽처럼 버티고선 말없는 거봉(巨峯)들에 파묻혀 자신이 티끌처럼 느껴진다며 남다른 감회까지 내비치기도 했다. - P237

레이크 교수의 캠프는 산기슭이 갑자기 높아지는 지점에서 8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 나는 그의 말투에서 내심 걱정하는 빛을 읽을 수 있었는데 - 1100여 킬로미터나 되는 빙하의 공간을 넘어 순간적으로 스쳐 간 느낌이기는 했지만ㅡ속히 작업을 마치고 그 기이하고 새로운 지역을 하루빨리 벗어나자고 말할 때는 특히 그랬다. - P238

레이크 교수 쪽에서 우리 캠프로 비행기를 보내 나를 포함해 피버디 교수와 팀원 다섯 명을 포함해 연료를 최대한 실어 가기로합의를 보았다. 그 외 연료와 관련된 문제는 우리가 동쪽 탐사를 할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었지만, 우리는 며칠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보려고 했다. - P238

피버디 교수와 나는 예측되는 상황을 검토하면서 단기 혹은 장기적으로 우리의 남쪽 기지를 폐쇄할 준비에 돌입했다. 만약 남극에서 겨울을 보낸다면 남쪽 기지로 돌아오는 대신 레이크 교수의 기지에서 아컴호로 곧바로 이동할 확률이 컸다. - P238

나는 피버디 교수와 함께 하루 더 작업을 하고 하룻밤 휴식을 취한 후 북쪽 탐사팀에 합류하겠다고 레이크 교수에게 무전을 보냈다. - P239

그러나 우리는 오후 4시 이후부터 제대로 작업을 할 수 없었다. 그때부터 레이크 교수는 아주 비범하고 놀라운 소식을 전해 오기 시작했다. - P239

그리고 시추 책임을 맡았던 기드니라는 젊은 대원이 캠프로 달려와 놀라운 소식을 전하는 것이었다.
동굴을 발견했다는 소식이었다. 사암을 뚫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코만치아기의 석회암 층이 발견됐는데, 이 암맥에서 미세한 두족류와 산호, 섬게, 완족류 화석이 다량으로 발견되었고, 간헐적으로 규토를 함유한 해면과 경골어류, 상어, 경린어와 같은 해양 척추동물의 화석도눈에 띄었다. 우리 탐사단에서 처음으로 척추동물의 화석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성과였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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