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반사실적 가설의 오류

과거에 다른 상황이었더라면 발생했을 수도 있는 일이나 미래에일어날 수 있는 일을 빈약한 입증하에 주장하는 논증, 또는 가설적 주장을 마치 사실의 진술인 것처럼 취급하는 논증. - P147

실재하지 않는 사건에 관한 주장은 경험적 증거를 가질 수 없다. 그러므로 실재하지 않는 사건에 관한 주장에서 이른바 ‘증거‘ 라고 제시되는 것은 무엇이든 상상의 산물로 간주해야 한다. - P147

 하지만 그런 가설은 추측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매우 불확실하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그런 가설은 기껏해야 ‘그럴듯한 이야기‘일 뿐이다. - P147

 내 판단으로는, 실현되지 않은 가설적 사건에 관한 주장은타당한 증거에 의해 입증되지 않았거나 그 추측의 성격이 승인할 수없는 것이라면 오류다. 그렇다면 반사실적 가설은 약한 가설일 경우또는 사실의 진술로 취급될 경우에 오류를 범한다. - P147

그러나 일어난 일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일어나지 않은 일이 일어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 것인지를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 P148

예 1 아무런 증거도 제시되어 있지 않은 다음과 같은 반사실적 가설들에 대해 생각해 보자. "만일 당신이 달팽이 요리를 한 번만 맛보았다면, 달팽이 요리를 좋아했을 것이다." "만일 내가 고등학교 때 빈둥거리지 않았다면, 대학에 진학했을 것이다." "만일 내가 지난 밤에 그에게 가지 않았다면, 그를 살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내가 백핸드를 조금만 더 연습했더라면, 그 테니스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주장들은 통상 충분한 증거가 제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승인할 만한 가치가 없다. 그러한 가설들을 승인하는 데 필요한 훌륭한 증거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위의 예들에는 그런 이유들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 P148

예 3 어떤 역사학 교수마저도 이 오류를 범했다고 한다. "만일 히틀러가 러시아를 침공하지 않고 두 ‘전선‘을 개방했더라면, 나치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을 것이다.". - P148

오류 바로잡기.

상상력을 발휘해서 만든 가설은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과거를 이해하는 데 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가설을 공격하거나 상상력을 발휘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은 생각은조금도 없다. 하지만 여러분이 의심스러운 반사실적 주장에 접했을 경우, 그 주장이 추측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승인하거나 인정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 P149

입증되지 않은 가설적 주장을 바로잡는 한 가지 효과적인 방법은 상대방에게 증거 없는 주장에 대해서는 대답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래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나는 그 주장에 찬성하는 당신의 증거를 알지 못하므로 뭐라고말할 수 없습니다." 아마 상대방은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의무감을느끼고 당신에게 증거를 제시하려 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적어도 건설적인 방향으로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다. - P149

28. 명칭을 근거로 추리하는 오류

가치 판단이나 사실 확인을 위해 사물에 붙인 낱말이나 어구, 즉 명칭을 근거로 삼아 그 명칭이 붙어 있는 대상에 관하여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가정하는 논증. - P153

이 오류는 광고주들이 일반 소비자가 범해 줬으면 하고 바라는 오류다. 따라서 광고주는 그러한 잘못된 추리를 더욱 부추기는 방식으로광고한다. ‘고탄성 골프공‘ 이라는 이름의 골프공 제조업자는 주말 골퍼들이 단지 그 명칭만을 근거로 그 공을 사용하면 자기의 타구가 멀리 날아가리라고 추리해 주기를 바란다. - P153

 ‘세계 최고의 커피‘ 라는 제품명을 보았을 때, 누가 커피를 끊고 싶겠는가! 가치 판단이나 사실 기술을 위한 명칭이 우리의 기호를 자극할 수도 있고 특정한 주장을 검토해 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킬수도 있다. 하지만 조사해 보지도 않고서, 그 명칭이 붙어 있는 대상이 어떠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 P153

이런 잘못된 논증에는 문제의 주장을 입증하는 증거가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다. 논증자는 상대방이 단지 명칭만을 근거로 그 명칭이 표현하는 주장과 동일한 주장을 추리해 주기를 바란다.  - P153

예 2 "서울대학교는 훌륭한 대학교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그 대학요람에 최고의 교수진을 갖춘 훌륭한 인문과학 대학이 있다고 쓰여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는 실제로 훌륭한 대학일 수 있겠지만, 오로지 요람에 쓰여 있는 것만을 근거로 그것을 정당하게 추리할 수는 없다. - P154

오류 바로잡기 앞에서 명칭이나 간판만을 근거로 무언가를 추리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는 지리산국립공원 입구입니다"와 같은 가치 중립적인 간판에 대해서는 의심을 품을 필요가 없다. - P154

 요컨대 모든 간판을 의심할 필요는없겠지만 광고주의 꼬임이나 편견, 무지에 희생되지는 말라는 것이다.
달리 말해서 가치 판단과 관련된 표현을 대했을 경우, 명칭 이외의 근거를 확보할 때까지 판단을 보류하라는 것이다. - P1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