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한 커플이 아이를 갖기로 결정했다. 단,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이를 원했다. 레즈비언 커플인 샤론 듀셰스노 Sharon Duchessneau와 캔디 매컬로 Candy McCullough 는 청각장애인이었고, 그런 사실을 자랑스럽게여겼다. 청각장애인 공동체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듣지못하는 것을 치료해야 할 장애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다. - P15

그들의 이야기가 <워싱턴 포스트 Washington Post)에 소개된 후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그들은 무척 놀랐다.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은 그들이 자식에게 고의로 장애를 유발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 P16

듀스노는 "우리는 우리 행동이 이성애자 커플들이 아이를 가질 때 하는 행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 P16

계획적으로 청각장애 자녀를 가진 부모가 논란이 되기 얼마 전, 하버드 대학 교내신문 <하버드 크림슨 Harvard Crimson>과 다른 아이비리그대학들의 교내신문에 광고 하나가 실렸다.  - P16

 난자를 제공하는여성은 키가 175센티미터쯤에 탄탄한 몸매여야 하고 가족 병력이 없어야 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인 SAT 점수가 1400점 이상이어야 했다.
이 요건을 충족하는 난자 제공자에게는 5만 달러(약 5900만 원)를 주겠다고 쓰여 있었다 - P17

그럼에도 그 광고에는 여전히 도덕적인 불편함이 존재한다. 설사 아무런 해악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특정한 유전적 특성을 가진 아이를 ‘주문‘하려는 부모의 행동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것일까? - P17

바로 부모가 원하는 특성을 지닌 아이를 낳을 확률을 높이려고 아무리 애써도 원하는 결과를 100퍼센트 보장받을 수능 없다는 점이다. - P17

이와 같은 옹호론은 한 가지 흥미로운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왜 예측 불가능함이라는 요소가 도덕적인 면에서 차이를 낳은 것처럼 보이는가? 생명공학 발전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되어 아이들의 유전적 특성을 마음대로 설계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되는가? - P18

그녀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제네틱 세이빙스 앤드 클론Genetic Savings & Clone 이라는 회사가 고양이 복제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 P18

줄리는 니키의 유전자 샘플과 복제 비용5만 달러를 회사로 보냈다. 그로부터 몇 달 뒤 그녀는 뛸 듯이 반가운 선물을 받았다. 죽은 고양이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리틀 니키‘를 품에안게 된 것이다.  - P18

하지만 만일 이런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래도 사람들은 여전히 고양이나 개 복제를 망설일 것인가? 또 인간 복제와 관련한 문제는 어떠한가? - P19

유전학의 획기적인 발전은 밝은 전망과 어두운 우려를 동시에 안겨준다. 유전학은 인간을 괴롭히는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밝은 전망을 제공한다.  - P20

 윤리적 · 정치적 담론의 자리에서 흔히 등장.
하는 표현들로는 자연으로서의 우리를 공학적으로 재설계reengineering 하는 것이 왜 잘못되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 P20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복제가 안전하지 못하며 심각한 기형이나 선천적 결함을 지닌 2세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 P20

그러나 만일 복제 기술이 발전하여 그런 위험도가 자연임신의 경우와 별반 다르지 않게 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래도 인간 복제에 반대해야 하는가?  - P21

어떤 이들은 복제가 옳지 않은 것이 태어날 아이의 자율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부모가 아이의 유전적 구성을 미리 선택함으로써 이전에 살았던 누군가의 그림자와 같은 삶을 아이에게 부여하여, 스스로 미래를 열어갈 권리를 빼앗게 된다는 것이다. - P21

 가령 음악적 재능이나 운동 능력을 높이는 것과 같이 선호할 만한 유전적 강화라 할지라도, 그것은 아이의 삶을 특정한 방향으로 미리 정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자율권을 손상시키고 스스로 인생을 선택할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 P21

그러나 이 논리는 설득력이떨어진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부모가 미리 유전적 구성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아이가 자신의 신체적 특성을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할수 있다는 그릇된 가정을 함축하고 있다. - P22

둘째, 자율성에 대한 관심이 맞춤 아기에 대한 우려를 일부 설명해준다 할지라도 자기 자신을 위해 유전적 강화를 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도덕적 망설임은 설명해주지 못한다.  - P22

운동선수가 유전학 기술로 근육을 강화했다고 해도 그렇게 향상된 신체 속도와 능력이 자식에게 전달되지는않는다. - P23

성형 수술과 마찬가지로 유전적 강화는 비의학적 목적을 위해 의학적 수단을 사용한다. 즉 유전적 강화의 목적은 질병의 치료나 예방, 신체적 손상 복구, 건강회복과 관계가 없다. 그러나 성형 수술과 달리 유전적 강화는 단순히 미용을 위한 것이 아니며 피부에 가하는 수술 그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 P23

자유주의 사회에 사는 이들은 자율성과 공정함, 개인의 권리 같은 개념에 먼저 눈을 돌린다. 그러나 이런 개념들은복제와 맞춤 아기, 유전공학이 제기하는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만한 수단을 제공해주지 못한다. - P24

유전적 강화의 윤리라는 문제와 씨름하려면, 현대사회에서 거의 간과되고 있는 문제들을 마주할 필요가 있다. 바로 자연의 도덕적 지위에 관한 문제, 주어진 이 세계에서 인류가 취해야 할 적절한 태도에관한 문제가 그것이다. - P24

근이영양증(단백질 결핍에 의해 몸의 근육이 굳는 유전성 질환-옮긴이)을 완화하거나 노화에 따른 근육 감퇴를 막기 위한 유전자 치료법에는 누구나 찬성할 것이다. 그런데 만일 운동선수가 유전학 기술로 신체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어떨까?  - P25

이 연구를 진행한 H. 리 스위니 H. Lee Sweservey박사는 이런 기술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치료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런데 경기에서 경쟁 우위를 높이려는 운동선수들이스위니 박사의 근육 강화 쥐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 P25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약물과 달리 변형된 유전자는 소변이나 혈액 검사로 찾아낼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우려하기 시작했다. - P26

 IOC와 프로스포츠 리그들은 운동선수의 유전학적 강화를 금지해야 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그 근거는 무언인가? 약물 사용을 금지하는 가장 흔한 두 가지 이유는 안전성과 공정성이다. - P26

 하지만 만일 근육 강화 유전자 치료법이 안전하다고,
또는 적어도 혹독한 근력 트레이닝 방식보다 위험도가 높지 않다고가정해보자. 그래도 여전히 금지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 P26

유전자 기술의 도움으로 SUV를 단숨에 번쩍 들어올리거나 200미터짜리 홈런을 날리거나 1마일을 3분에 돌파하는 선수를 상상하면 왠지 불편한 감정이 든다. - P26

치료와 강화 사이에는 도덕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차이가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부상당한 선수가 손상된 근육을 유전자 치료법으로 복구하는 것이 괜찮다면, 유전학 기술로 건강한 근육을 강화해 과거보다 더 향상된 몸 상태로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어째서 잘못인가? - P27

공정성의 관점에서 보면 유전적 강화로 인한 차이는 선천적인 차이와 마찬가지로 나쁜 것이 아니다. 게다가 유전적 강화 기술이 안전하다고 가정한다면 누구나 이 기술을 활용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도덕적 이유로 스포츠에서 유전적 강화를 반대하려면 공정성이 아닌 다른 이유가 필요하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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