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을 또 읽고, 또 읽고.


1996년 4월 8일 월요일

와카쓰키 신지는 파란 연필을 손에 든 채, 팔을 살짝 뻗어 자그맣게 기지개를 켰다.
블라인드를 걷어놓은 총무부 동쪽 창문에서 해맑은 햇살이파고들어와 책상 위에 작은 빛을 뿌리자, 볼펜과 스탬프, 서류의 인영을 확인하기 위한 확대경들이 가느다란 빛의 입자를 받아 화려한 빛을 뿜어냈다. - P9

‘48세 목수, 피를 토하고 입원하여 위암 선고를 받다. 60세 회사 임원, 골프를 치던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지다. 검사 결과 뇌종양이 발견됨. 올해 성년을 맞은 대학생, 차를 몰고 가던 도중 과속으로 인해 커브길을 제대로 돌지 못하고 전봇대에 부딪히다...….‘ - P10

"오늘도 죽은 사람이 무지막지하게 많군." - P10

"화창한 봄날에 요단강을 건너야 하다니, 정말 안됐어."
그 말을 듣고 보니, 분명히 이상할 정도로 죽은 사람이 많았다. 통계적으로 볼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세상을 떠나는 시기는 겨울이다. 체력이 약해진 노인이나 환자들이 살을 에는 추위를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 P11

서류다발을 들추자 보험금 수취인이 기입한 사망보험금 청구서 밑에 의사의 사망진단서와 교통사고 증명서, 호적등본이 첨부되어 있었다. 수수께끼는 쉽게 풀렸다. - P11

아마 부탁을 받으면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할당량을 채우지 못했다고 눈물로 호소하는 생활설계사들의 애원을 거절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보험에 가입한 것이 틀림없다. - P11

"그게 아마 방화 사건이었지? 범인은 잡았나?"
"아직 잡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수취인이 관여했을 가능성이거의 없으니까, 보험금 지급에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나 원, 장난 삼아 남의 집에 불을 지르는 녀석들은 모두 사형에 처해야 하는데."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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