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에 있는 그곳은 한여름에도 추울 정도로 통풍이 잘되는 계곡이었다. 느릅나무가 자생하는 계곡을 따라걷던 중 매우 오래돼 수피가 다 벗겨져버린 어느 고사목에서 분홍빛을 띠는 뭔가가 눈에 띄었다. 설마 하며 가까이다가가서 보니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살구버섯이었다! 보기힘든 전설의 버섯이 내 눈앞에 있다니, 두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이 소중한 만남을 어떻게 하면 사진에 아름답게 담을 수 있을까? 나는 그 자리에 걸터앉아 무려 한 시간 반 동안 사진기의 셔터를 눌러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