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는 세포막에 의해서 경계가 지워지고 있으므로 세포의 내용물과 환경 사이에는 근원적인 차이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세포막은 수동적인 울타리의 구실을 하는 것이 아니고 고도의 선택적인 여과기능을 발휘함으로써 세포내외의 이온의 농도를 다르게 유지하고, 영양물질은 세포 속으로 받아들이고 노폐물은 세포 밖으로 내 보내는 역할을 한다. 세포막을 위시한 모든 생체막 (biomembrane)은 전반적으로 공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지질분자와 단백질분자가 비공유결합으로 결합한 구조물이다. 그림 1-1에서 알 수 있듯이 지질 분자는 연속적인 이중층을 이루고 있으며 그 두께는 4~5nm 가 된다. 이 지질이중층 (lipid bilayer)이야말로 생체막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구조로서 대다수의 수용성 물질의 투과를 제한하는 울타리 (barrier)의 역할을 한다. 단백질 분자는 이 지질 이중층 속에녹아 있어서 생체막의 여러 가지 기능을 발휘한다. 예컨대 어떤 단백질은 특정분자들을 세포 내외로 수송하고, 다른 어떤 단백질은 막이 관여하는 반응을 촉매하는 효소의 구실을 하며 또 다른 단백질은 세포 환경에서 비롯되는 화학적 신호를 받아들여 전환 (transduction)시키는 수용체 (receptor)로 작용하기도 한다. - P2
그림 1-2 세포막의 지질이중층 설을 이끌어내게 한 Gorter 와 Grendel 의 실험. 수면에 펼쳐놓은 지질층을 좁혀들어가면 갑자기 힘이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 때의 면적이 흩어져 있던 지질 단일층이 조밀한 배열을 이룰때의 면적이 된다. - P3
지질분자는 물에는 녹지 않고 유기용매에는 잘 녹는다. 지질분자는 대개의 동물세포에서막의 질량의 약 50% 를 차지하고 있다. 1m²의 지질 이중층에는 약 5×106 개의 지질분자가 들어 있으며 작은 동물세포 한 개의 세포막에는 약 10 개의 지질분자가 들어 있다. 세포막에 들어 있는 세 가지 중요한 지질은 인지질 (phospholipid), 콜레스테롤 (cholesterol)및 당지질 (glycolipid)이다. 이들은 모두가 양친매성(兩親媒性, amphipathic) 이어서 분자내에 친수성 (hydrophilic)인 극성(polar) 부위와 소수성 (hydrophobic)인 비극성 (nonpolar)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 예컨대 그림 1-4 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형적인 인지질 분자는 극성 머리부분 하나와 소수성 인 탄화수소 꼬리부분 두 개를 가지고 있다. 이 꼬리의 길이는 다를 수 있으며 (보통은 탄소수가 14-24 개) 그 중의 하나는 cis-이중결합을 한 개 이상 가지고 있으므로 꼬리는 자연히 구부러지게 마련이다. 이와 같이 꼬리의 길이의 차이나 포화도의 차이는 막의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다. - P5
대개의 인지질과 당지질 (glycolipid)은 수성 환경내에서는 자연적으로 이중층을 이룬다. 그러므로 생체막의 지질부분의 형성은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더욱이 이러한 지질의 이중층은 스스로 닫혀져서 밀폐된 구획을 만들게 되고, 그럼으로써 소수성 꼬리가 물과 접하는 일이 없도록 유리된 끝을 감춰버리게 된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지질의 이중층으로 이루어진 구획은 찢어지면 다시 스스로 아무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스스로 구성하고 스스로 아무는 성질 이외에도 지질의 이중층이 갖는 유동성 (fluidity)은 세포막이 갖추어야 할 이상적인 구조로 작용한다. - P6
한 가지 인지질로 만든 인공 지질 이중층은 독특한 빙점에서 액체상태로부터 결정상태로변한다. 이와 같은 상태의 변화를 상전이 (phase-transition)라고 하며, 이 전이가 일어나는온도는 탄화수소 사슬이 짧아지거나 이중결합의 수가 많아질수록 낮아진다 (즉, 막이 동결되기가 어렵다). 탄화수소 사슬의 길이가 짧을수록 꼬리끼리 서로 상호작용을 하기가 어려워지며 cis-이중결합이 많을수록 탄화수소 사슬에 구부러짐이 증가하기 때문에 빽빽하게 조여지기가 어렵게 된다. - P6
진핵세포의 세포막에는 어째서 크기와 모양과 전하가 다른 머리 부분을 갖는 다양한 인지질이 들어 있는 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마치 물분자가 단백질에 대해서 3차원적인 용매의 구실을 하는 것처럼, 막 지질은 막단백질의 2차원적인 용매의 구실을 한다고 보면 어느정도 설명이 가능하다. 그리하여 많은 효소들이 수용액에서 작용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특정 이온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막단백질들은 특이한 인지질의 머리부분이 존재할 때 비로소 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견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실험결과는 인공 지질 이중층에 기능적인 막단백질을 넣어 줄경우 그 단백질은 특정한 특이 인지질이 존재할 때 최대의 기능을 나타낸다는 사실이다. - P7
1·1·4 당지질
동물세포의 세포막에서 가장 뚜렷하고 변함없는 비대칭성을 부여하는 지질분자는 올리고당 (oligosaccharide)을 갖는 지질분자인 당지질 (glycolipid)이다. 이 흥미로운 분자는 이중층의 바깥쪽 절반에만 존재하며 당지질의 당부분은 세포표면에 노출되어 있다. 당지질분자의 머리부분을 이루고 있는 올리고당은 복잡한 구조이며, 세포의 표면에만 존재한다는 특이한 분포로 미루어 보아 세포 사이의 신호전달에서 어떤 작용을 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을뿐 그의 기능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당지질은 모든 동물세포막에 존재하는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개 바깥쪽 단일층에 있는 지질 분자의 약 5%를 차지한다. 당지질은 동물의 종류에 따라 함량이 다르며 같은 종에서도 조직에 따라 다르다. 세균과 식물의경우 거의 모든 당지칠은 글리세롤로부터 유래되지만 동물의 경우에는 긴 아미노 알코올인스핑고신 (sphingosine)으로부터 유래된다. - P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