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감상문 독서? 아니면 다른 것인가?




여기서 "그런 일은 살인이다. "이토록 하찮은 일"이란 하숙집 여주인과 마주치는 것이다. 전당포 노파 알료나 이바노브나를 죽이고 돈을 훔치기로 결심한 주인공 로지온 로마노비치 라스꼴리니꼬프는 현장을미리 답사하기 위해 하숙집을 나섰다. 그런데 그런 엄청난 범죄를 서지르려고 하는 사람이, 집세와 식대가 밀려 있다는 사실 때문에 주눅이든 나머지 혹시 계단에서 하숙집 여주인과 마주칠까봐 마음을 졸었다. 주인공은 자신의 그런 모습을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비웃었던것이다. - P18

못된 짓은 한 적이 없는 선량한 대학생이다. 자기도 돈에 쪼들리면서 폐결핵에 걸린 친구를 도우려고 얼마 남지 않은 생활비를 다 써버리고, 그것도 부족해 그 친구 아버지장례도치러주었다. 심지어는 살인을 한 뒤에도 선행을 했다. - P18

 그것은 내가 어린 시절 경주와 대구에서 직접 보고 겪었던 절대 빈곤보다 훨씬 더 끔찍한 참상이었다. 도스토옙스키가 설정한 소설의 시공간적 배경이 100년도 더 신인 1860년대 ‘제(帝政) 러시아였다는사실을 나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 P19

라스꼴리니꼬프는 사람을 죽였지만 근본적으로 선량한 사람이다.
그가 본의아니게 죽인 리자베따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몸을 판소나도 모두 착한 사람이다. 소니의 아버지 알코올중독자 마르멜라도와 계모 까쩨리나 이바노브나도 결코 약한 인간이라고 할 수는 없다. - P19

나는 죄와 벌』을 읽으면서 가난의 책임이 가난한 사람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사실 ‘생각‘이라기보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사회제도와 빈곤의 상호관계 또는 인과관계를 논리적으로 인지한 것이 아니었기에 ‘느꼈다‘고 말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이 느낌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불러왔다. - P20

도스토옙스키는 주인공 라스꼴리니꼬프가 쓴 「범죄에 대하여」라는 논문을 통해 사회악을 척결하고 공동선을 실현하는방법을 제시했다. 그것은 ‘도덕적 딜레마‘를 내포한 ‘초인론‘이었다. - P21

라스꼴리니꼬프는 살인을 저지르기 직전 어느 싸구려 술집에서, 젊은 장교와 대학생이 전당포 노파에 관해 나누는 이야기를 듣는다. 대학생은 장교를 앞에 두고 라스꼴리니꼬프가 논문에서 다루었던 바로그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기한다. - P22

이 주장을 일반화하면 이렇게 된다. "선한 목적은 악한 수단을 정당화한다." 따라서 어떤 선한 목적을 이룰 수 있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살인이라는 악한 수단을 써도 된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듣는 사람의 마음에 본능적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 P23

놀랍게도 나는 두냐라는 인물을 새로 발견했다. 『죄와 벌』을 다시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라스꼴리니꼬프의 누이동생 두나를 아예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전에는 누나에 대해 특별한흥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이번에『죄와 벌』을 읽는동안 누구보다 가깝고 다정하게 다가온 인물이 두냐였다. 죄와 벌』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건강하지 않다. - P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