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세계 인플루언서의 영향력

앞서 소개한 논문이 기부행위라는 특정 선행이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였다면, 이번에는 사회적 성향의 사용자가 다른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해 연구한 사례도 살펴보겠다. - P198

카노사는 이미 알려진 여러 가지 다양한 중심성 지표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 여섯 가지를 선정해 사용자의 사회 네트워크에 적용했고, 이를 통해 여섯 가지 지표가 모두 고르게 높은 49명의 사용자를 선정해 이들을 인플루언서로 분류했다. <그림 20>은 전체 사용자의 사회 네트워크와 이 중에서 선정한 인플루언서를 표시한 시각화 자료다. 전체 네트워크는여러 개의 소규모 네트워크 집단으로 분절되어 있으며, 다른사람보다 큰 노드로 강조된 것이 중심성 지표를 이용해 선정한 인플루언서이다. - P199

특히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좀 더 확실하게 파악하기 위해 연구팀은 대조 집단을 선정할 때 임의로 선정한 일반집단 외에도 파워 유저라는 집단을 추가로 선정했다. - P200

• A 집단: 최소 1년 이상 게임을 실행한 사용자 중 인플루언서와 같이 활동한 사용자(실험군)

•B 집단: 최소 1년 이상 게임을 실행한 사용자 중 파워유저와 같이 활동한 사용자(대조군 1)

• C 집단: 최소 1년 이상 게임을 실행한 사용자 중 임의로선정한 사용자와 같이 활동한 사용자(대조군 2) - P201

이렇게 선정된 세 개 집단에 대해 해당 집단에 속하기 전과후 각각 2주간의 게임 활동 데이터를 집계한 후 그 변화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플루언서와 같이 활동한 A 집단은 하루 평균 게임 실행 시간이 18 시간에서 22시간으로 약 0.4시간 증가했으며 게임 내에서 집단 활동의 비율이 41%에서59%로 약 18%p 증가했다. 그에 비해 B 집단과 C 집단의 일 평균 게임 실행 시간이나 집단 활동의 비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표 3>은 이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P201

 그 결과 인플루언서와 같이 활동했던 A 집단의 사용자중 1년 후에도 게임 활동을 유지한 사용자의 25.7%가 새로운인플루언서로 분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같은 기간에 B 집단과 C 집단에서 활동한 사용자 중 새로 인플루언서로 등극한 비율은 각각 6%와 1%에 불과했다. - P202

연구팀은 먼저 참가자를 크게 두 개 집단으로 나눈 후 한 집단에는 친사회적 성격을 갖는 게임인 <레밍스Lemmings>를 하도록 하고 다른 집단에는 사회성과 무관한 중립적 성격을 갖는퍼즐 게임인 <테트리스Tetris>를 하게 했다. 실험 의도를 모르도록 참가자들에게는 사전에 게임성을 실험하려는 목적이라고설명했으며, 게임이 끝난 참가자들에게는 이와 관련된 설문지작성을 요청했다. - P203

그라이트마이어는 첫 번째 실험의 경우 실험자가 참가자의상태를 알고 있어서 결과 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이것을 ‘관측 편향‘이라고 한다)을 보완하기 위해 이번에는 게임 실행을 도와준 실험자와 나중에야 참가자의 게임을 인지한 실험자를 분리한 후 똑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이때 두 번째 실험자는참가자가 어떤 게임을 했는지 모르는 상태였다. 이 실험에서도같은 결과가 나왔다. 즉, 친사회적 게임을 한 참가자가 중립적인 게임을 한 참가자보다 좀 더 실험자를 돕는 비율이 높았으며, 이것은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결과였다. - P204

그라이트마이어는 마지막으로 친사회적 게임이 사람들의행위에 영향을 준 원리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첫 번째 실험(연필줍기)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이와 관련된 문항을 넣은 후 분석을 진행했다. 설문지는 얼핏 게임의 재미와 관련된 요소를 작성하게 되어 있었지만, 그 안에는 참가자가 가진 사회성과 관련된 특징을 분석할 수 있는 항목이 들어있었다. - P205

총 세 가지 연구가 진행되었다. 먼저 싱가폴 중학생을 대상으로 평소 즐기는 비디오 게임과 친사회성 사이의 연관성을분석하기 위해 총 727 명에게 좋아하는 게임 세 가지와 일주일에 게임을 즐기는 시간, 게임 안에서 다른 사용자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등을 조사한 후 친사회성 측정을 위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 P206

다만 이 분석에서 상관성은 확인할 수 있지만 인과적인 해석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두 번째 실험은 게임 습관에 관한 질문과 친사회성 평가 실험 사이에 3~4개월 정도의시간 간격을 두고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도 친사회적 게임에노출된 시간과 친사회성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왔다. - P207

필요하다는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널리 전파된 채팅을 본 한 Rh-O형을 가진 <리니지> 사용자가 헌혈에 자원해 사고를 당한 사람은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선행이 알려지자 엔씨소프트에서는 헌혈한 사용자에게 1년 무료 이용권과감사패 그리고 ‘생명의 검‘이라는 해당 사용자만 쓸 수 있는 전용 아이템을 만들어 선물했다. - P209

2012년 선천적인 장애를 안고 태어난 한 아기의 부10모가 어려운 형편 때문에 수술비가 모자라 도움을 호소하자<리니지> 운영 담당자는 이 사연을 홈페이지에 공지했고, 이를본 많은 사람이 모금 운동에 동참해 아기는 무사히 수술을 받았다. 스마일게이트의 MMORPG <로스트 아크Lost Ark)에서는청각 장애로 어려움을 겪던 사용자를 위해 같은 편이 되어 주요 임무를 완수하는 데 도움을 준 사연이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다. - P209

게임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사람 중에는 게임 사용자를현실 세계는 외면한 채 무의미한 가상 세계에 빠져 지내는 일종의 현실 도피자로 바라보는 이도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게임 속 가상 세계는 현실과 유리된 도피처가 아니라 현실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회관계를 수행하는 확장된 세계다.  - P210

 자신들이 살아가는 대륙이 전부라 생각했던 유럽인이 신대륙을 발견하고 세계관이 확장되었듯,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 생각했던 이들이 지동설을 통해 생각의틀을 깨고 우주로 나아갈 수 있었듯, 우리가 현실 세계만이 실체라는 틀을 깨고 가상 세계로 한 걸음 나아간다면 그 앞에는기존에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이 펼쳐져 있을 것이다. 문득 이 책을 읽는 독자 중 누군가가 먼 미래에 가상 세계의 콜럼버스나 코페르니쿠스로 불린다면 무척 근사하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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