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가 발견하고 사용한 과학적 추론 방식은 인간 사고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업적 중 하나이며, 물리학의 진정한 시작을 의미한다. 이 발견은 일차적인 관찰에서 도출한 직관적인 결론은 종종 잘못된 실마리를 제공하며, 따라서 항상 믿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 P20
우리는 실험을 통해 관성의 법칙을 직접적으로 도출해 낼수 없으며, 관찰한 사실과 일관성을 가지는 추론을 통해서만도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렇게 실제로 수행할 수없는 이상적 실험은 실제 실험의 결과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 P22
인간의 사고력이 그려내는 우주의 형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갈릴레오의 공헌은 직관적인 세계관을 파괴하고 새로운 세계관을 도입한 것이다. 갈릴레오의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바로 여기에 있다. - P23
지금까지 고전역학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는 두 가지 개념, 힘과 속도의 변화를 사용해 왔다. 과학의 발전 과정에서 이 두 가지 개념은 확장과 일반화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좀 더 자세히 이것에 대해 알아보고 넘어가는 편이 좋을 것이다. - P25
힘이란 무엇인가? 직관적으로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용어다. 이 개념은 물체를 밀거나 던지거나 당길 때 필요한 노력과, 각각의 행동을 할 때 근육에 느껴지는 감각으로부터 도출되었다. 그러나 보편성을 가지는 힘이라는 용어는 이런 단순한 예시보다 훨씬 멀리까지 확장된다. 수레를 끄는 말을 떠올리지 않고도 힘이 무엇인지를 상상할 수있으니까! 우리는 태양과 지구, 또는 지구와 달이 서로 끌어당기는 작용, 그리고 그로 인해 조수간만을 일으키는 작용을 힘이라 부른다. - P25
탑의 꼭대기에서 돌을 떨어뜨리면 그 운동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으며, 떨어질수록 속도가 증가한다. 우리는 여기서 외부의 힘이 운동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P26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본 운동은 모두 직선 경로를 따르는직선 운동이었다. 이제 한 걸음 더 나가 보자. 자연법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단순한 현상부터 분석을 시도해야 하며, 그를 위해 첫 시도에서는 모든 복잡한 세부 사항을 배제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직선은 곡선보다 단순하다. 그러나 직선운동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하기 힘들다. 달이나 지구나 행성들의 운동을 비롯해, 역학 법칙을 적용했을 때 훌륭한 결과물을 보여준 운동 중 많은 수가 곡선 경로를 가진다. - P27
지금까지 사용해 온 직접적 추론 방법은 이번에도 사용할수 있다. 시작점은 이번에도 갈릴레오의 관성의 법칙이 될 것이다. 이 소중한 실마리는 운동이라는 퍼즐을 풀기 위해서 앞으로도 한참 더 사용해야 한다. - P28
물리학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구체 두 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에는 그 속도가 서로 다르다고 말하는 편이이점이 더 많다. 관례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원형 교차로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떠나는 네 대의 자동차의 경우에도 속도계가 똑같이 시속 40마일을 가리키고 있더라도 서로 속도가 다르다고 말하는 쪽이 편하다. 속도와 속력의 차이는 물리학에서 어떤 식으로 일상 개념을 가져다 과학의 발전에 유용한 형태로 바꾸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 P29
여기까지 읽은 회의적인 독자들은 벡터를 사용하면 무슨이점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한일은 이미 확인한 사실을 낯설고 복잡한 언어로 변환한 것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 P34
개념의 일반화는 과학에서 매우 자주 사용되는 기법이다. 일반화의 방법 자체는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하나로 명확하게 표현할 수 없다. 그러나 반드시 지켜야 하는 조건이 한가지 있다. 일반화한 개념은 원래의 조건을 만족할 경우 반드시 원래의 개념으로 환원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P35
그러나 일반화의 성공 여부는 이런제약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으며, 과학의 역사는 가장 간단한 일반화조차 성공 또는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P36
곡선의 아주 작은 일부분을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으로, 운동하는 입자를 관찰한다고 생각해보자. 접선은 그 작은 일부분의 연장선이다. 따라서 여기서그린 벡터는 특정 순간의 속도를 나타낸다. - P37
여기서 점선으로 그린 벡터를 우리는 속도의 변화라 부른다. 시작점은 첫 벡터가 끝나는 지점이며, 종착점은 두 번째벡터가 끝나는 지점이 된다. 속도의 변화를 이렇게 지정하는일은 얼핏 보기에는 작위적이고 의미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1번 벡터와 2번벡터가 동일한 방향을 가리키는 특수한경우에는 의미가 훨씬 명확해진다. - P39
이제 일반화의 마지막 단계가 남아 있는데, 이야말로 지금까지 우리의 추측 중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힘과 속도의변화 사이의 관계를 구축하여, 운동이라는 일반적인 문제를이해하는 데 필요한 실마리를 정리해야 한다. - P40
이러한 일반화가 얼마나 풍요로운 결과를 가져왔는지는 여기서 전부 보여줄 수 없을 정도다. 이렇게 도출한 보편적인 법칙은 과거 일관성 없이 잘못 해석되어 왔던 여러 사실에대한 단순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해 주었다. - P41
"지금까지 운동에 대해 알아본 모든 사실은 단 하나의 문장으로 축약할 수 있다. ‘힘과 속도 변화는 동일한 방향을 가지는 벡터이다.‘ 이 문장은 운동이라는 문제에 대한 첫 실마리일뿐, 관찰할 수 있는 모든 운동에 대한 설명이 될 수는 없다. - P44
우리는 그 발전의 첫단계를, 최초의 실마리를 따라가는 과정을, 새로운 물리 개념이 낡은 개념과 고통스럽게 충돌하며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길이 어떻게 발견되고, 그것이 과학의 새로운 영역을 어떻게 개척하는지,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주의 모습을 그려 나가는 과학적 사고라는 모험에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우리의 관심사였다. - P44
그러나 주요 개념의 전환이 어떤 논리를 따르며 어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것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초의실마리뿐 아니라 그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결론까지 알고 있어야 한다. - P45
현대 물리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최초의 실마리에서 끌어낼 수 있는 결론이 정성적일 뿐만 아니라 정량적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 P45
정량적인 결론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수학의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과학에서 대부분의 기본 개념은 본질적으로 단순하며, 모두가 이해하는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개념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정교한 수사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 P45
운동의 문제에서 매우 중요한 예시는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이다. 지구가 타원이라 부르는 곡선을 그리며 공전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속도의 변화를 벡터로 표시하면지구에 가해지는 힘이 태양 방향을 향한다는 사실을 확인할수 있다. - P46
그러나 이 사실은 결국 불충분한 정보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특정 시간에서의 지구와 다른 행성들의 위치를, 그리고다음 일식이나 기타 주요 천체의 사건이 벌어지는 일시와 기간을 예측하고 싶다. - P46
이제는 힘의 방향만이 아니라 그 절대값, 즉 강도를알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점에 관해 영감에 찬 추측을 한 사람이 바로 뉴턴이었다. - P47
따라서 중력의 경우, 우리는 단순하게 ‘힘은 움직이는 물체사이의 거리에 영향을 받는다‘고 표현할 수 있다. - P47
그러나 인력에 대한 이런 지식만으로는 행성의 움직임을제대로 묘사해 낼 수가 없다. 우리는 힘과 속도 변화를 나타내는 벡터가 매우 짧은 시간 동안에는 동일한 방향을 가리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뉴턴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길이에 대해서도 단순한 연관 관계를 찾아냈다. - P47
즉 운동을 하는 물체가 동일하고 특정 시간 안에 벌어지는 변화가 동일하다면, 속도의 변화가 힘에 비례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 P47
따라서 행성의 운동에 대한 정량적인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두 개의 추측을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 하나는 일반적인성질로, 힘과 속도 변화의 연관 관계에 대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특수한 성질로, 특정 종류의 힘이 물체 사이의 거리에 대해 어떤 종류의 연관성을 지니는가 하는 것이다. - P48
시작점의 속도와 변화랑을 알게 되면, 우리는 일정 시간이 끝나는순간 행성의 속도와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더 이상 관측 결과에 의존하지 않고도 운동 경로 전체를 추적할 수 있게 된다. 역학을 통해 운동하는 물체의 경로를 예측하는 원론적인 방법은 이런 것이지만, 지금 사용한 방식은 현실적으로 효용성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 P48
수학이 제공해 주는 지름길을 이용하면, 문장하나를 쓸 때 필요한 것보다 더 적은 잉크를 소모해서 명확한 운동 경로를 예측하는 일이 가능하다. - P48
이는 실험에 의해 증명되거나 부정되는 하나의 가설 체계이다. 여기서 우리가 수행한 가정 중 하나를 독립적으로 시험해 보는 일은 불가능하다.. - P49
역학을 처음 공부할 때는 이 분야의 모든 이론이 단순하고근본적이며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런 사람들은 300년 동안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중요한 실마리가 하나 더 존재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 P50
따라서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특정 물체의 질량이나 서로다른 두 물체의 질량의 비를 측정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 P51
실제로는 질량을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 물론 방금 서술한방법을 통해서는 아니다. 사실 누구나 이미 올바른 답을 알고있다. 저울을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 P52
첫 번째 방법은 지구의 인력인 중력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힘을 가한 수레는 완벽하게 매끈한 수평면상을 따라 움직인다. 수레가 평면 위에 머물러 있게 하는 힘, 즉 중력은 변화하지 않으며, 질량을 측정할 때에도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 P52
두 번째 방식, 즉 저울로 무게를 측정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상당히 다르다. 만약 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지 않는다면, 즉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저울 또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 P52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던져 보자. 만약 위에서 말한 대로 두개의 물체의 질량의 비율을 구한다면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있을까? - P52
고전 물리학의 관점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다음과같다. ‘두 질량이 일치하는 것은 오로지 우연이며, 그 이상의의미를 부여해서는 곤란하다.‘ 현대 물리학의 답변은 그와는정반대이다. - P53
기이한 사건을 단순한 우연의 일치라고 설명하는 추리소설은 당연히 저급해 보일 것이며, 논리적인 흐름을 지니는 이야기 쪽이 훨씬 만족스러운 독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 P53
관성 질량과 중력 질량이 동일하다는 사실은 이후 상대성이론 성립의 기본 전제가 되기 때문에, 여기서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고 넘어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 P53
갈릴레오는 낙하에 걸리는 시간이 항상 동일하다는 사실에 주목해서, 낙하하는 물체의 운동이 질량에 따라 변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54
이 단순하지만 매우 중요한 실험 결과를 양쪽 질량이동일한 값을 가진다는 사실과 연결하기 위해서는 좀 더 복잡한 추론 과정이 필요하다. - P54
정지해 있는 물체에 외부에서 힘을 가하면 물체는 운동을시작하며 일정한 속도를 가지게 된다. 여기서 물체는 관성 질량에 따라 좀 더 쉽게 또는 힘들게 움직이며, 질량이 크면 운동에 저항하는 성질이 강해진다. - P54
그러나 실제 관찰 결과는 다르다. 모든 물체는 동일한 방식으로 낙하한다. 이는 지구가 서로 다른 질량을 가지는물체를 서로 다른 힘으로 끌어당긴다는 뜻이다. - P54
현학적인 종족인 물리학자들은 같은 결론을 다음과 같은식으로 서술한다. 낙하하는 물체의 가속은 물체의 중력 질량에 비례하여 증가하고, 물체의 관성질량에 비례하여 감속한다. 낙하하는 모든 물체는 동일한 등가속도를 가지므로, 두 질량은 동일할 수밖에 없다. - P55
이번 실마리는 열이라는 현상의 세계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과학 자체를 서로 독립적이고 연관이 없는 부분으로 분해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여기서 도입하는 새로운 개념이 이미 친숙한 개념들과,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발견하게 될 개념들과 서로 맞물리는 모습을 관찰하게 될 것이다. - P55
열이라는 현상을 서술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개념은 ‘온도temperature‘와 ‘열 heat ‘이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하기까지는과학사 전체를 놓고 볼 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필요했지만, 일단 구분이 이루어진 다음에는 빠르게 진전이 이루어졌다. - P56
우리는 촉각을 통해 뜨거운 물체와 차가운 물체를 비교적명확하게 판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정성적인 판단일 뿐 정량적인 서술이라 할 수는 없으며, 때로는 그조차 모호해지기도 한다. - P56
갈릴레오가 기초적인 형태를 발명한 온도계를 이용하면그런 모든 불일치를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익숙한 이름이다시 등장했다! 온도계는 명확한 몇 가지 물리적 가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도구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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