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다음엔 뭐라고 써야 해요?"
"아쉬운 대답 드려 죄송하다고 쓰면 좋아요."
"아쉬운 대답 드려 죄송하다~ 좋다!"
"왜냐하면 진심이기 때문이에요."
슬아의 말에 복희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진심으로 죄송해~" - P91

복희는 송구스러운 표정으로 그 문장을 적는다. "아쉬운 대답드려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아가 생각하기엔 그것은 여러 의미로 쓰일 수 있는 문장이다. 어렵사리 제안해주셨는데 응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바빠서 죄송합니다. 몸이 하나라서 죄송합니다. 돈을 밝혀서 죄송합니다, 까다로워서 죄송합니다. 오후 강의보다 낮잠을 더 중요하게 여겨서 죄송합니다 등 다양한 상황에 적용 가능하면서도 어쨌거나 만족스러운 대답을 드리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가벼운 유감을 표하기에 적절하다. 아쉬운 대답 드려서 죄송하다는 말까지 써놓고 복희가 또 묻는다.
"이제 어떻게 마무리하지?"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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