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논의의 중심에는 인간이라는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이 과연무엇이냐는 질문이 자리잡고 있다. 신체 일부가 인공물로 대체된다면 우리의 정체성이 변하는가? 기억력과 계산능력을 증강하고, 기계와 직접 접속되어 다른 사람과 대화하지 않고도 역사 소통할 수있는 방향으로 뇌가 강화된다면 어떨까? 먼 옛날부터 철학자들은인간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논쟁을 벌여왔지만, 융합기술이 등장한 뒤로 이것은 더욱 절박한 문제가 되었다. 인간의 정체성이란 불변의 고정된 가치인가 아니면 인류 전체와 각 개인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반영하는 현상인가? 이상적으로는 먼저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나서 인간의 신체와 뇌를 강화한다는 영역으로 더 깊이 발을 들여놓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기술은 점점 빠른 속도로 철학적인 질문을 앞질러간다. 우리가 본질적으로 어떤 존재인지는 스스로 미리 정해 놓은 몇 가지 기준보다 기술적 강화에 의해 서서히 드러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역설적이지만 신체와 뇌를 보다 높은 수준까지 인공적으로 강화한 후에야우리 자신을 정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