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나는 아무런 낌새를 못 채는 학교 친구들을 상대로 언어 게임을 하곤 했다. 우리는 쉬는 시간에 복도를 돌아다니며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보통 "안녕, 잘 지내? (Hi, how‘s it going?)"라거나 "안녕, 별일 없지? (Hey, what‘s up?)"라고 외치곤 했다. 나는 지체없이 두 질문에 바꿔 답하는 연습을 했다. "잘 지내?"라는 말에는
"별일 없어. 넌 어때? (Not much, what‘s up with your)"라고 대답하고, "별일 없지?"라는 말에는 "잘 지내, 넌 어때? (Good, how re you?"라고 대답한 것이다 (보통은 what‘s up에는 what‘s up으로 how‘s it gring에는 howire you 안부를 되묻는데, 저자는 반대로 답한 것이다. 놀랍고 재미있게도 사람들은 전혀눈치채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연스럽게 말할 수만 있다면, 사람들은 인사에 ‘틀린‘ 답을 해도 아무 문제 없이 받아들였다. 사람들이 잠깐 멈춘 것은 내가 머뭇거릴 때뿐이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본질적으로 같은 의미인데, 서로 다른 단어들로 구성된 인사말짝꿍들이 여럿 있는 이유도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이를 인생의 신비 중 하나로 생각하게 되었다(이런 내 실험도 이상한 것이긴했지만 말이다). - P29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