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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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영혼들과 그들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바라던 간절한 마음들.
민주화 운동이라는 다섯 글자로 시대의 희생양으로 치부되어버린, 학살 속에 스러져 간 무고한 삶들.
혼자 살아있음이 죄스러워 세월이 지나도 움츠리고 지내던 날들.

숭고함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그 광기의 시대에서 당신들이 기어이 목숨 걸고 지켜내고자 한 민주주의.
이제는 편히 쉬세요..

계절 중에 5월을 가장 좋아하는 내가,
이제는 그 새파랗게 푸르른 청록의 계절인 5월을 좋아한다고 감히 말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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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ㅣ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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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체라서 그런지 엄청 술술 읽힌다. 계나가 호주 시민권을 따기까지의 여정이 꽤나 흥미진진. 계나의 고군분투가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또 결말이 현실적이라서 맘에 든다. 계나는 호주로 도망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정진의 삶을 실천한 것일 뿐!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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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에 몰두하지 않는다 - 일상의 사소한 기쁨을 선택하는 태도에 관하여
정지우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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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출간되는 책 제목은 꽤나 직설적이며, 책 내용 또한 행복해지는 법이나 마음을 정화시키는 법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말하지 않는다. 처세술이나 자기계발서는 말할 것도 없고, 에세이조차 저자의 주관이 뚜렷하여 한 챕터만 읽어도 어떤 성향의 저자인지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가 쓴 글은 차분하면서도 조곤조곤하다. 그래서 이러한 글은 자칫 지루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고, 다 아는 얘기를 잔소리처럼 늘어놓아 ‘아, 이번에도 책을 잘못 선택했구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불행에 몰두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대로 말하면 행복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책은 행복에 관해 말하기보다, 저자의 삶에서 일어난 경험을 바탕으로 소소한 기쁨에 집중한다. 저자는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그들과의 유대를 즐기고 감사하게 여기며 지금 현재를 즐기는 것이 행복의 비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삶의 원동력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분명하게 알고 그 일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가족들과의 일화를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 글 속에서 아내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무척 크게 느껴졌다. 예전에 키웠던 개들이 세상을 떠났을 때를 회상하며 쓴 글에는 상실감이 너무 크게 느껴져서 나까지 외로워졌다. 지금 키우고 있는 고양이 두 마리가 떠나고 나면 나도 이런 기분일까. 나중에 벌어질 일을 벌써부터 두려워하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들이 없어지거나 내 곁을 떠나게 될 때의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p.248 ˝결국에는 부서질 수밖에 없고, 무너질 수밖에 없고, 훼손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무너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것이다. 그 무너짐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그리고 당신을 붙잡고서 다시 살아마땅한 삶을 그저 살아가는가 하는 일이다.˝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고, 삶은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완벽까지는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 삶의 규칙을 세우고 그 규칙이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면 실패했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저자의 말처럼 그냥 그렇게 흘러가게 내버려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큰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세상이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p.212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삶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만큼 삶을 좋아하는 확실한 방법과 기술, 태도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가령 어느 누구의 삶도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아주 명료하게 안다. 그렇기에 타인의 삶을 막연히 부러워하거나 이상화하면서 자기 삶을 비하하지 않는다.˝

막대한 재산을 소유하고 거창한 명예를 지닌다면 우리는 행복할까? 명품을 종류별로 많이 소유하고 있으면 행복할까?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자주 웃는 것이라는 걸 이제는 나도 안다. 굳이 나에게 없는 것을 들추어내서 결핍을 찾아내고, 결핍에 집착하다 보면 정신만 황폐해지게 된다. 결핍은 누구나 한두 개 있기 마련인데 이 결핍을 다스리지 못하면 욕망으로 발현되어 불행을 자초하기 때문이다. 타인과 비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지만 이게 참 쉽지가 않다. 저자는 말한다. 결핍과 질투를 유발하는 세상 속에서 지금, 여기를 사랑하라고. 삶에서 나를 더 단단히 붙들어주는 것들과 부대끼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 그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며 소소하고 사소한 기쁨이 쌓인 것이라는 걸 알기에 나는 오늘도 불행에 몰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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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부서질 수밖에 없고, 무너질 수밖에 없고, 훼손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무너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것이다. 그 무너짐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그리고 당신을 붙잡고서 다시 살아마땅한 삶을 그저 살아가는가 하는 일이다.
- P248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삶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만큼 삶을 좋아하는 확실한 방법과 기술, 태도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가령 어느 누구의 삶도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아주 명료하게 안다. 그렇기에 타인의 삶을 막연히 부러워하거나 이상화하면서 자기 삶을 비하하지 않는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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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범죄실록 - 조선을 뒤흔든 범죄, 수사, 재판 이야기
정명섭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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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미국의 범죄 수사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를 최근 시즌까지 모두 보았다. 잔혹한 범죄가 많기도 하지만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수사 기법으로 증거물을 찾아내고, 증거가 없다 해도 FBI 요원들이 심리적으로 범인을 압박하여 체포하는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하다. 조선 시대에는 살인이 일어났을 때 목격자가 없을 경우 어땠을까? 지금처럼 CCTV도 없고 지문 채취나 국과수 같은 기관도 없었을 텐데 말이다. 이 책은 조선 시대의 범죄에 대해 다루면서도 사건, 사고를 나름 과학 수사와 법의학으로 풀어낸다.


사극에서 자주 등장하는 의금부는 고려 시대 충렬왕 때 생겨난 것이라고 한다. 그때는 의금부가 아니라 순마소라는 명칭이었고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뒤에 개편되어 의금부가 된 것이다. 죄인들을 고문하고 옥에 가두어 심판하는 의금부는 아마도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장소가 아니었을까. 조선 시대 범죄 가운데 가장 은밀하고 발각되기 어려운 유형은 독살이었다. 조선 시대에는 부검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독살은 사인을 밝히기 더 힘들었던 것인데, 의금부 역시 독살 사건을 다루었다. 당시 검시 기술로는 독살 사건의 배후를 찾아내는 것이 제약이 있었고 오판의 사례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수사관들이 용의자 주변 인물을 탐문하고, 독약을 구매한 경로를 역추적하는 등 나름의 과학수사를 펼쳐 범인을 잡고, 자살인지 타살인지를 판독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또한, 은비녀를 이용해 독성 물질을 확인하고, 간수를 섭취해서 자살한 사람의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무서웠다.

시대를 막론하고 범죄자는 어디에 있고 범죄자를 잡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변복을 하고 잠입수사를 하며, 은어를 사용하면서 소통하는 포교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범인을 잡는 데에 정말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졌고 시대가 변해도 지금과 수사 기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감탄했다. 아! 지혜로운 조상들이여!!


​가장 무서웠던 내용은 염매에 관한 것이다. 납치범은 아이를 납치해서 굶어 죽기 직전에 대나무 통에 가두고 음식으로 유인한 다음 칼로 찔러 아이의 혼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이것이 염매이다. 염매는 일종의 주술로서, 아이의 시신을 보는 사람들은 미쳐서 발작했다고 한다. 납치범은 염매를 이용해 돈을 벌었다고하니 이것이 지금의 인신매매와 다를게 무엇인가.

포도청이나 의금부에서 일한다고 해서 그들이 다 정직하고 의로운 것은 아니다. 지금도 비리경찰이 있듯이 조선시대에도 높은 지위를 차지한 고위관직들의 부정부패가 연달아 일어났다. 아는 사람이라서 눈 감아주고, 친인척이기 때문에 유리하게 편을 드는 등 그들의 부정부패로 억울한 사람들이 관아에 끌려가는 일도 많았다.

마지막 챕터는 ‘범죄와 함께 산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정식 직업을 갖고 있지 않은 조선의 이단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부잣집에서는 과거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대리시험을 치르는 사람을 돈으로 샀는데, 이로 인해 생겨난 직업이 거벽과 사수이다. 공정하고 엄중해야 할 시험장에서 대놓고 부정행위라니! 그리고 조정에서 그 부정행위를 눈감아주고 있었다는 게 씁쓸하다. 부정행위자는 지금도 수능시험장에서 속출하고 있고 책에서 다루는 대다수의 범죄가 오늘날에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어쩌면 총이나 칼이라는 도구를 지금처럼 쉽게 휘두를 수 없었던 조선 시대가 더 잔혹한 범죄의 한복판에 놓여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독을 먹이고, 눈알을 뽑고, 신체 부위를 자르고. 아무튼 옛날이나 지금이나 범죄와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조선 시대의 범죄를 비롯하여 고문 기법, 당시의 수사기관이나 수사 기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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