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에 몰두하지 않는다 - 일상의 사소한 기쁨을 선택하는 태도에 관하여
정지우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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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출간되는 책 제목은 꽤나 직설적이며, 책 내용 또한 행복해지는 법이나 마음을 정화시키는 법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말하지 않는다. 처세술이나 자기계발서는 말할 것도 없고, 에세이조차 저자의 주관이 뚜렷하여 한 챕터만 읽어도 어떤 성향의 저자인지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가 쓴 글은 차분하면서도 조곤조곤하다. 그래서 이러한 글은 자칫 지루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고, 다 아는 얘기를 잔소리처럼 늘어놓아 ‘아, 이번에도 책을 잘못 선택했구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불행에 몰두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대로 말하면 행복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책은 행복에 관해 말하기보다, 저자의 삶에서 일어난 경험을 바탕으로 소소한 기쁨에 집중한다. 저자는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그들과의 유대를 즐기고 감사하게 여기며 지금 현재를 즐기는 것이 행복의 비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삶의 원동력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분명하게 알고 그 일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가족들과의 일화를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 글 속에서 아내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무척 크게 느껴졌다. 예전에 키웠던 개들이 세상을 떠났을 때를 회상하며 쓴 글에는 상실감이 너무 크게 느껴져서 나까지 외로워졌다. 지금 키우고 있는 고양이 두 마리가 떠나고 나면 나도 이런 기분일까. 나중에 벌어질 일을 벌써부터 두려워하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들이 없어지거나 내 곁을 떠나게 될 때의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p.248 ˝결국에는 부서질 수밖에 없고, 무너질 수밖에 없고, 훼손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무너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것이다. 그 무너짐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그리고 당신을 붙잡고서 다시 살아마땅한 삶을 그저 살아가는가 하는 일이다.˝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고, 삶은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완벽까지는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 삶의 규칙을 세우고 그 규칙이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면 실패했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저자의 말처럼 그냥 그렇게 흘러가게 내버려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큰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세상이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p.212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삶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만큼 삶을 좋아하는 확실한 방법과 기술, 태도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가령 어느 누구의 삶도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아주 명료하게 안다. 그렇기에 타인의 삶을 막연히 부러워하거나 이상화하면서 자기 삶을 비하하지 않는다.˝

막대한 재산을 소유하고 거창한 명예를 지닌다면 우리는 행복할까? 명품을 종류별로 많이 소유하고 있으면 행복할까?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자주 웃는 것이라는 걸 이제는 나도 안다. 굳이 나에게 없는 것을 들추어내서 결핍을 찾아내고, 결핍에 집착하다 보면 정신만 황폐해지게 된다. 결핍은 누구나 한두 개 있기 마련인데 이 결핍을 다스리지 못하면 욕망으로 발현되어 불행을 자초하기 때문이다. 타인과 비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지만 이게 참 쉽지가 않다. 저자는 말한다. 결핍과 질투를 유발하는 세상 속에서 지금, 여기를 사랑하라고. 삶에서 나를 더 단단히 붙들어주는 것들과 부대끼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 그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며 소소하고 사소한 기쁨이 쌓인 것이라는 걸 알기에 나는 오늘도 불행에 몰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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