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쇼몬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단편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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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음울하고도 기괴한 표지만큼이나 인간의 어두운 심연과 내면을 세밀하게 표현한 아쿠타가와의 단편집이 성림원북스에서 새로이 출간되었다. 작년에도 성림원북스에서 출간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마음‘을 읽었는데 그때와 동일하게 감각적인 표지가 눈길을 끌었고, 무엇보다 매끄러운 번역과 주석 덕분에 옛스러운 문체가 간간이 있었지만 읽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모든 단편이 각각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공통된 주제를 찾자면 바로 인간이 품은 본성이다. 특히 <거미줄>이라는 작품은 인간의 본성과 이기심을 가장 날카롭고도 간결하게 묘사한 걸작이다. 주인공 간다타는 생전에 살인과 방화를 일삼던 악당이었지만, 딱 한 번 거미를 밟지 않고 살려준 적이 있다. 부처님은 그 단 하나의 선행을 보고 기회를 주지만, 간다타가 지옥에서 거미줄을 잡고 올라갈 때 보여준 모습은, 그가 거미를 살려주었을 때의 마음조차 사실은 아주 얇고 깨지기 쉬운 것이었음을 증명한다. 인간의 이기심이 결국 구원의 기회조차 스스로 걷어차 버리는 비극이라는 점을 강조한 작품인데, 간다타 입장에서는 그 얇디얇은 거미줄이 끊어질까 봐 공포심이 작용한 것이리라. 아쿠타가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생존 본능과 이기심 사이의 딜레마를 아주 잔인하게 파고들었다.


마치 한 편의 전래동화를 읽은 듯한 <용>이라는 작품은 아쿠타가와의 다른 심오하고 어두운 소설들에 비하면 훨씬 유머러스하다. 마을 사람들을 골탕 먹이려고 용이 승천할 것이라고 거짓 소문을 퍼뜨린 스님 이야기인데, 나중에는 거짓말을 지어낸 스님 본인조차 정말 용이 나타나는 게 아닐까라며 자신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게 된다. 결국 인간은 보고 싶은 것을 믿고, 믿는 대로 보게 된다는 메시지가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다.


아쿠타가와의 데뷔작이자 나쓰메 소세키에게 극찬을 받은 <코>라는 작품은 인간의 묘한 심리를 정말 기가 막히게 포착한 것 같다. 긴 코를 가진 스님은 코가 작아지기만 한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만큼 코가 콤플렉스였다. 드디어 제자 덕분에 코가 작아졌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영 시원찮다. 사람들은 타인의 불행에는 관대하지만, 그가 노력해서 결점을 극복하고 애쓰는 모습에는 오히려 묘한 거부감을 느끼고 비웃기도 한다는 것을 작품 안에서 드러낸 것이다. 이 작품은 오늘날의 성형수술이나 외모 지상주의에 대입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점에서 남의 시선을 중요시 여기는 현대 사회의 폐단을 꼬집고 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지옥변>은 실로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요시히데의 딸이 가마 안에서 불타 죽는 장면은 이 소설의 가장 비극적이고 잔인한 설정이다. 그녀는 왜 그런 끔찍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을까? 가장 섬뜩했던 사실은 처음에 딸이 죽는 모습에 절규하던 요시히데조차 불길 속에서 딸이 타 죽는 모습이 지옥의 그림으로 완성되는 순간 예술가로서의 황홀경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녀는 예술이라는 괴물에게 바쳐진 무고한 제물이었던 셈이다. 대신은 요시히데에게 진짜 지옥을 목격하게 만든 것이다. 그의 뒤틀린 복수심과 소유욕이 이 사건의 근원인지는 모르겠으나 인간의 잔혹한 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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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 ANGST
김인숙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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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고딕 소설 특유의 서늘하고 몽환적인 분위기 때문에 다 읽고 나서도 잔상이 길게 남는 작품이다. 고딕 소설은 초자연적 공포를 다루어 음산한 분위기를 내뿜고,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근원적 공포가 숨겨져 있다. 그래서 작가는 최선을 다해 공포를 발산하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가고, 독자는 최선을 다해 공포 뒤에 숨겨진 미스터리의 정체를 파헤쳐야 한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고딕 소설로서 성공한 작품일까.

모유리의 할머니 최무자의 죽음은 이 소설에서 가장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상징적인 사건 중 하나이다. 최무자는 평생을 타인의 시선과 과거의 비밀, 그리고 죄책감을 쓰레기라는 물성으로 치환해 집 안에 쌓아두었다. 그녀를 짓누른 것은 물리적인 쓰레기 더미이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이 평생 버리지 못하고 짊어지고 온 과거의 무게가 아니었을까. 그녀는 결국 자신이 만든 감옥에 갇혀 생을 마감한 것이다.

정보하는 그 집의 상태를 모유리만큼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최무자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고, 혹은 죽음 이후의 상황을 가장 먼저 인지했을 가능성이 큰 인물이다. 고딕 소설에는 보통 주인공의 일상을 흔드는 외부인이나 비밀을 간직한 인물이 등장한다. 정보하는 이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독자를 가장 혼란스럽게 만드는 안개 같은 존재이다. 쓰레기더미 집이라는 폐쇄적인 공간(과거 모유리의 연인으로서 둘만의 친밀했던 관계)과 산1번지 외부 세계(현재 구청 직원으로서 모유리를 관찰하는 입장)를 연결하는 듯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듯한 이질감을 풍기기 때문이다. 마치 방관자처럼. 정보하는 한때 모유리의 남자 친구였고 모유리를 아주 좋아했다. 모유리를 도와줄 조력자처럼 보였지만 끝내 모유리의 결핍을 건드리고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 건 아닐까. 어쩌면 모유리에 대한 기괴한 집착이었을지도. 모유리가 막대한 상속을 받을 것이라는 걸 알고는 본인도 모유리에 대한 진심을 알지 못해 방황하는 인물이다.

모유리에게 할머니 최무자는 유일한 혈육인 동시에 자신을 옥죄는 굴레이기도 했다. 할머니가 쓰레기 더미 아래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은 모유리에게 해방감과 죄책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그런데 그 쓰레기 더미 집에서 할머니 시체뿐 아니라 생존자처럼 보이는 신원 미상의 사람과 유골이 같이 발견되다니. 고딕 호러적 공포가 정점에 달하는 대목이다. 단순히 쓰레기 집인 줄 알았는데, 그 쓰레기가 인간의 잔해와 생존자까지 집어삼키고 있었다는 사실이 엄청난 심리적 타격을 준다. 이 모든 것이 쓰레기와 뒤섞여 있었다는 건, 그 집이 생명과 죽음의 경계가 사라진 무덤 그 자체였음을 보여주니 말이다. 최무자가 죽기 전까지 그 더미 속에서 산 사람과 죽은 자의 뼈를 보며 무엇을 느꼈을지 상상하면, 단순히 불결한 집을 넘어선 심연의 공포가 느껴진다.

p.209 ˝여자들은 힘이 세잖아. 살인마가 될 아들을, 살인마가 될 애인을, 그런 것도 인간이라고 살려놓으면 안 되지.˝

p.345˝너를 죽이고 그 아이를 살렸다. 너를 살리고 그 아이를 죽여야 했는데 너를 죽였다. 어쩌자고 나는 그런 짓을 했을까.˝

대체 신원 불상자는 누구이며 유골의 정체는 무엇인가? 너무 궁금해서 책장을 덮을 수 없었고 페이지를 넘길수록 진실에 다가서자 그 진실 앞에서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최무자가 어떻게 죽었는지, 신원 불상자는 누구인지, 유골의 정체가 무엇인지 한순간에 퍼즐이 맞추어지며 소름이 쫙 끼쳤다. 사실 나무 밑에 뼈들이 무엇인지 지금도 모르겠고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현재, 속마음과 독백들이 뒤엉켜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맥락을 놓치기 쉽다. 모호하면서도 안개 속에 파묻혀 있는 이 소설은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것인가.

끔찍하고 기괴한 결말을 마주하고 나면, 공포보다도 최무자라는 한 여성의 생애에 대한 지독한 연민이 차오른다. 그녀는 이 소설에서 가장 가해자 같은 외양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가장 처절하게 망가진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모유리에게조차 그녀는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었다. 자작나무 숲이 겉으로는 하얗고 고결해 보여도 그 뿌리는 차갑고 습한 흙속에 있듯, 최무자는 그 숲의 가장 추악하고 아픈 뿌리 역할을 했던 셈이다. 자신이 지키려 했던 것들에 짓눌려 소리 없이 죽어갔다는 사실이 처연하게 느껴져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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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미술 책방 - 삶의 시선을 넓혀주는 첫 미술 교양수업
김유미 지음 / 미디어숲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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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감각의 연결에 초점을 맞춰 독자가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미술 서적을 만났다. 일반적인 미술 서적들이 시대순 혹은 연대순으로 화가 개인의 생애에 집중하는 강의형이라면, 이 책은 독자가 미술을 어떻게 느끼고 일상으로 가져올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대화형에 가깝다. 그래서 더욱 신박하게 느껴졌고 작가가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들 덕분에 마치 미술 에세이를 접한 기분이다.

미술관의 높은 문턱을 넘어 우리 삶의 구석구석을 미술과 연결 지어, 전문 용어를 남발하기보다는 일상적인 언어로 작품을 설명하기 때문에 더욱 친근하고 쉽게 미술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 듯하다.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한 모자리나 그림 하나에도 많은 사연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아는가. 그림의 기법부터 모나리자의 정체, 도난 사건에 이르기까지 흥미진진한 사연들이 숨겨져 있다.

이제 미술은 단순히 독립된 예술 작품을 넘어 콘텐츠 산업의 핵심 동력이 된 것 같다. 단순히 스토리가 좋은 것을 넘어 화면 속의 색감, 구도, 소품 하나하나가 작품의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미술 감독의 역할이 커진 이유이기도 하다.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 등 현대의 핵심 콘텐츠 산업은 모두 미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이나 독창적인 세계관의 비주얼이 갖춰져야만 굿즈, 전시회, 팝업스토어 같은 2차 산업으로의 확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최근에는 미디어 아트, VR/AR, 가상 현실 전시 등 기술과 미술이 결합하면서 콘텐츠의 경계가 더 넓어지고 있는데,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 속에 미술이 녹아들어 있다고 생각하니, 미술을 아는 것은 이제 콘텐츠를 더 풍부하게 즐기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까.

유럽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묻는다면 나는 웅장한 성당 건물들을 꼽을 것이다. 웅장하고 압도적이며 화려한 건축물에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본 기억이 생생하다. 313년 밀라노 칙령 이후, 박해받던 기독교 미술이 어떻게 제국의 중심 예술로 우뚝 섰을까? 기독교가 합법적인 지위를 얻으면서 미술사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수도를 로마에서 비잔티온(콘스탄티노폴리스)으로 옮기며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지하 예배당의 상징적 이미지에 머물던 미술이 거대한 돔과 황금빛 모자이크를 통해 그 위엄을 드러낸 것이다. 당시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벽화와 모자이크는 하나의 압도적인 시각 콘텐츠였다.

샤갈이 살았던 20세기 초는 전쟁과 격변으로 가득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예술은 어둠에 갇히지 않았다. 그는 삶의 고통 속에서 오히려 사랑의 힘과 기쁨을 화폭에 담아냈고, 인간이 어떤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을 긍정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샤갈에게 그림은 단순히 대상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상상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여 팍팍한 현실을 어루만져 주는 치유의 도구였던 것이다. 중세 미술이 신의 권능을 드러내기 위한 엄격한 도구였다면, 샤갈의 미술은 철저히 인간의 내면적 감정과 사랑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대비되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다소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책에 실린 그림들이 너무 작다는 것 정도? 좀 크게 보고 싶은 그림들이 있었는데 그림들이 다소 작다. 그래서 일부러 압도적인 실물 크기와 실제 물감의 질감을 느껴볼 수 있는 미술관에 가는 것이겠지. 책을 통해 미술의 철학과 역사를 훑었으니, 나중에 미술관에서 원화를 직접 보게 된다면 훨씬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으리라. 책 말미에는 미술을 감상하는 법과 함께 우리나라 미술관에 대한 정보, 관람 팁 등이 실려 있어서 미술관 방문 시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독서하는 내내 유익하고도 즐거운 시간을 가져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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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몸이 위험합니다 - 건강한 일상을 보낸다고 착각하는 당신을 위한 지식 한입
강상욱 지음 / 네임리스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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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건강 관리를 위해 다이어트나 운동을 다짐하고 계획할 것이다. 얼마 전, 내가 단골로 다니는 병원에서 건강검진비를 50%나 할인하는 새해맞이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얼른 신청했다. 드디어 다음 주에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인데, 나는 배고픔을 참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검진 전 금식하는 것이 꽤 힘들 것 같다. 건강검진을 받고, 운동을 하고, 일상 속에서 건강한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몸을 위해 제대로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

​건강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이 나왔다. 이유 없이 몸이 아픈가? 일상 속에서 무심코 하는 습관들이 과연 안전한 행동일까? 건강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이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떠오른 적이 있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바로 페트병에 담긴 생수! 마트나 편의점에서 빈번히 구매하던, 깔끔하고 안전하다고 여겼던 생수 페트병의 배신. 미세 플라스틱은 비단 페트병뿐만 아니라 티백에서도 검출되고 있다. 이뿐인가! 커피를 사랑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얼마나 많은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을까.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진 아이스커피를 무심코 마신 나날들이 스쳐 간다. 저자는 대안으로 페트병 사용을 자제하고 스테인리스 물병을 가지고 다니라고 권한다. 그래서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텀블러 사용을 실천해야겠다. 종이컵 또한 안전하지 못하다.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붓고 티백을 우려냈던 지난날들이여! 정말 미련한 행동이었구나.

나무는 깨끗하지만 나무로 만든 제품은 더럽다는 내용도 실려있다. 예전에 나무 도마는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들은 기억이 있다. 나무는 관리가 까다로운 편이라 잘못 쓰면 세균의 온상이 될 수 있지만, 제대로만 쓰면 오히려 플라스틱보다 훨씬 위생적이라고 한다. 주방 세제보다는 베이킹 소다나 식초를 섞은 물로 세척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바짝 건조해야 한다. 이 과정이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삶아 쓸 수 있는 실리콘 도마가 나온 것이리라.

주기적으로 네일샵에 갔었는데 앞으로는 자제해야겠다. 왜냐하면 네일을 굳힐 때 사용하는 자외선 램프가 피부 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피부암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쩌다 기분 전환으로 갈 수도 있겠지만 2~3주마다 주기적으로 젤 네일을 수년간 반복한다면, 자외선 노출이 누적되어 피부 노화나 피부암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나 장갑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러면서까지 네일을 받고 싶지는 않다.

향수나 디퓨저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 나는 향을 좋아했었는데 고양이 집사가 되고 나서는 향수나 디퓨저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샴푸나 핸드크림, 바디워시 등을 무향으로 바꾸었다. 이러한 향이 나는 것들 역시 아무리 순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화학물질로 만든 것이라서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의 장기간 노출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많다. 시간을 정해두고 부지런히 환기를 한다면 그나마 낫겠지만 말이다.

책에는 건강을 해치고 있는 소소한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소소한 것들이 누적되어 우리의 건강과 몸을 해칠 수 있다. 화학 구조를 그림으로 설명하기도 하고 화학식도 나오는데, 너무 자세히 읽으면 공부하는 느낌이라 머리가 아프니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게 좋다. 중요한 것은 팩트와 대처 방안일 것이다. 자칫 이런 걸 하나하나 신경 쓰고 어떻게 살아? 건강 염려증 아니야?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고 했다.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실천해 보도록 하자.

#네임리스북스 #지금당신의몸이위험합니다 #강상욱 #건강검진전금식 #새해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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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전집 2 다시 읽는 우리 문학 2
이효석 지음 / 가람기획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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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효석 전집 1권에 이어 2권을 펴들었다. 2권도 두께가 상당하나 1권이 워낙 두꺼웠기에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졌고, 이효석 작가님 특유의 문체나 표현이 이제 익숙해져서 1권에서는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던 작품들도 이제는 술술 읽힌다. 하지만 수많은 단편 중에 여전히 어려운 작품이 있어서 이효석 작가님이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과연 내가 잘 이해한 것인지 궁금한 작품도 있다. 짧게나마 작품이 끝나고 부연 설명이나 해설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

1권에 이어 당대 지식인들의 타락과 무기력함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작품이 꾸준히 이어진다. 그중 <삽화>라는 작품은 결말이 씁쓸하기 그지없다. 함께 문학을 공부하며 이상을 나누던 절친한 친구였던 재도와 현보. 시간이 흐른 후, 두 사람은 다른 행보를 걷는다. 재도는 그새 현실과 타협하여 관리직을 한몫 맡게 되었고, 현보는 지식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 노력하다가 결국 생활고에 시달려 재도에게 일자리를 부탁하는 상황까지 이른다. 하지만 세속적이고 처세술에 능한 인물로 변해버린 재도는 뒤에서 남몰래 현보를 속이고 이를 눈치챈 현보의 분노가 소설 첫 장부터 드러난다.


이효석님은 왜 작품 제목을 삽화라고 지었을까? 옛 친구가 자신을 속였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현보에게 이 상황은 현실이라기보다 비극적인 삽화처럼 생경하게 느껴졌으리라. 이효석님의 작품 제목에 대해 생각해보면 이처럼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제목이 대다수라서 ˝아하, 그래서 제목이 이렇구나˝ 하며 무릎을 치게 만든다. 직설적인 제목도 있는 반면, 대다수가 자조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효석 하면 흔히 <메밀꽃 필 무렵>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문체만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그는 지식인의 내면과 세속적 갈등을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심리 묘사의 달인인 것 같다. 또한, 당시대의 비극을 일상으로 전환하여 소시민들의 가난하고 굴곡진 삶을 냉소적으로 묘사하는 데 있어 가히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인간에 대한 통찰이 뛰어난 작품으로는 <개살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은 형태와 재수, 부자관계를 통해 비루하고 공허한 지식인의 허위의식과 대를 잇는 무기력함을 꼬집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개살구‘는 겉은 번지르르한 지식인 가문인 척하지만, 속은 가난과 무능력으로 뒤틀린 형태의 집안과 그 세대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성적 본능을 자연스럽고도 세련되게,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개살구〉에서도 지식인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나 성적인 긴장감을 탁월하게 묘사했는데, 작품마다 인물들의 직접적인 화법이 언급되지 아니하여도 독자들이 눈치 챌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삽화〉의 재도가 현실과 타협해버린 괴물이라면, 〈공상구락부〉의 청년들은 꿈속에 사는 바보가 되기를 선택한 지식인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일자리도 없고 미래도 불투명한 네 명의 청년은 찻집을 전전하며 시간을 보낸다. 늘 공상만 하던 친구들 중 하나인 운심은 고향의 광산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듯하다.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 된 1930년대 후반은 조선을 휩쓸었던 금광 열풍이 운심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투영되어 있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공상이 현실이 되기를 바랐던 시대상을 보여주는데, 이 작품은 지식인을 비판하기보다 공상이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당시 청년들의 슬픈 자화상을 낭만적으로 그려낸 것이다.

이효석 전집 2권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지식인의 무기력함과 그 돌파구 찾기인 것 같다. 기쁘고 즐거운 일보다는 당시대의 어두운 일면과 지식인들의 애환을 직접적으로 나타낸 작품이 대다수이니 말이다. 이효석을 순수와 서정의 작가로만 알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그의 글은 냉철하고도 냉소적이다. 작품 안에서 인간의 본성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잘못을 꾸짖고, 인물들을 통해 투영되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할 때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부끄러움이 느껴짐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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