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젖어 - 나는 위로해 주었던 95개의 명화
손수천 지음 / 북산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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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의 그림이 슬픔을 넘어서는 위로가 된 적이 있는가? 비단 그림뿐 아니라 한 편의 영화나 한 곡의 음악이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위로를 주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림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누구나 다를 것이기에 정답이란 없다. 그저 시각적으로 보고 느끼면 그뿐.

누군가는 한 점의 그림을 보고 옛날 추억에 잠기며 과거를 그리워할 수 있고, 누군가는 떠오르기도 싫은 기억이 떠올라 몸서리칠 수도 있다. 이렇듯 예기치 않게도 그림은 우리의 무의식을 건드려 당황하게 만들기도, 행복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저자가 마련해 놓은 95점의 그림여행에 기꺼이 동승했다. 나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그림이 있다면 기꺼이 고통을 같이 느끼고 떨쳐버리고 싶어서. 물론 그런 그림은 드물겠지만. 책에는 저자에게 영향을 주었던 95점의 그림이 실려있다. 작품에 대한 해석보다는 저자 본인의 경험담이나 인생관이 실린 에세이 위주라서 더 재밌게 읽었다. 그림에 대한 사실적 해석만 실려있다면 너무 재미없지 않을까. 그래서 사사로운 에피소드나 비밀스러운 저자의 속마음이 흥미로웠고, 같은 작품을 보고도 저자가 나와 다른 관점에서 생각을 한다는 사실이 좀 놀랍기도 했다.

저자 역시 스물일곱 번째에 실린 그림을 보고 초등학교 때 첫 받아쓰기 시험을 떠올린다. 선생님이 한 아이를 혼 내키고 있고 주변에 둘러싸인 아이는 서럽게 울고 있다. 저자는 이 그림을 보고 백 점을 맞지 못하고 90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터덜터덜 집으로 향하던 하굣길을 떠올린 것인데 아마 그때 억울했던 감정이 저 그림 속 아이와 같았던 것이겠지.

저자는 김원의 희곡 '봄날에 가다'를 읽으면서 서럽게 울었다고 한다. 백혈병에 걸린 한 어린아이의 죽음에 분노가 따라왔고, 그래서 하늘나라에서만큼은 그 아이가 고통 없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염원이 하나의 그림을 소환한다.

P.135 "나는 희곡을 읽으며 일부러 에드바르트 뭉크의 '병든 아이'가 아니라 존 조지 브라운의 '소풍 바구니'를 떠올리려고 애썼다."

책 속의 실린 그림들이 조금 더 크고 선명하면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은 더 가까이 마주할 수 있게 말이다. 이미 작품이 그려진 사연이나 화가의 배경을 알고 있는 것도 여러 개 있었는데, 이에 더하여 전혀 몰랐던 사실들도 알게 되어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그림 하나를 놓고 당시 시대적 상황을 유추한다던가 화가의 사상을 집요하게 분석하는 것은 이제 그만. 철학, 종교, 정치적인 배경과 상황을 아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냥 마음으로 느끼는 시간을 가져 보자.

가장 좋아하는 책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사로잡은 그림은?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평안해지는 그림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즉시 대답할 수 있는가.

그림 감상은 사치라고 생각할 정도로 인생이 팍팍한가?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 지금이라도 나를 사로잡은 그림 한 점을 찾아보자. 방에 걸어두고 볼 때마다 평안과 위로를 느껴보자. 꼭 방에 걸어두지 않더라도 컴퓨터 배경화면이나 프로필 사진으로 해두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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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의 어릿광대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7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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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 서평입니다.

총 7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 탐정 소설.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난 딱히 단편을 좋아하지 않지만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는 참을 수 없지!! 단편 제목이 참 간결하다. 한 편 한 편 다 읽어내려가고 다시 제목을 보니 딱 잘 지은 것 같다. 경찰 구사나기가 친구이자 물리학자인 유가와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같이 사건을 해결하는 식인데 생각지도 못했던 트릭을 찾아내고 범행 수법을 유추해 나가는 과정이 무척 기발하고 흥미롭다.

내가 제일 재밌게 읽었던 건 <3장 들리다> 편이다. 언젠가부터 회사원 무쓰미는 알 수 없는 이명에 시달린다. 대개는 직장에서 일할 때였고 이명이 지속되는 시간은 2,3분 정도. 병원까지 찾아가 보았지만 딱히 원인을 찾을 수 없었고 그 사이에 같은 회사 부장인 하야미가 자택에서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석 달 전에 하야미 부장과 불륜 관계에 있던 여사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하야미의 죽음이 원한에 의한 타살인 건지 자살인 건지 구사나기는 혼란스러워한다. 어느 날, 몸이 안좋아 병원을 찾은 구사나기는 가야마라는 남자가 노인에게 지팡이를 휘두르며 난동을 피우고 폭력을 행사하는 걸 목격하게 되고 그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칼로 찔린다. 하지만 정작 가야마를 조사해 보니 그는 건실한 샐러리맨이었다. 가야마는 자신도 왜 난동을 피웠는지 알 수 없다며 계속 환청이 들린다고 호소했다. 가야마 역시 환청 때문에 병원을 찾은 것이었다. 심지어 우연의 일치인지 하야미 부장과 가야마는 같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과연 하야미 부장은 자살일까, 타살일까. 범인이 이용한 범행 수법은 과연 무엇일까.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단편은 <1장 현혹하다>이다. 신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한 신흥 종교단체의 이야기이다. 이 종교의 신자 하나가 건물에서 뛰어내려 숨졌는데, 교주가 자신이 염력을 사용해서 신자를 추락시켰다고 자백한 것. 우연히 취재차 현장을 목격한 주간잡지 기자는 점점 그 종교에 빠져들게 되고 염력의 실체에 대해 궁금한 나머지, 유가와를 잡지사 편집장이라고 속이고는 같이 잠입 취재를 하러 간다. 그 곳에서 유가와는 염력의 실체에 대해 파헤치게 된다. 마지막에 교주의 정체는 뜻밖이었다. 교주가 모든 일을 계획하고 꾸민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가 최대의 피해자라니 반전이었다.

세 번째로 기억에 남는 단편은 <5장 보내다>편이다. 무얼 보내는 것일까. 이건 텔레파시에 관한 소재이다. 남편 이소가이는 퇴근 후 직원들과 술자리에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아내의 여동생이 언니가 전화를 안 받는다며 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고 빨리 집으로 들어가 보라고 한 것이다. 결국 이소가이는 집에서 아내가 쓰러져 있는 걸 발견한다. 이소가이의 아내와 처제는 쌍둥이이긴 하지만 구사나기는 동생의 텔레파시 이야기가 당최 미덥지 않다. 동생이 주장하는 바로는 자신과 언니의 마음은 이어져 있고 언니의 뇌가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 구사나기는 이번에도 유가와에게 도움을 청한다. 유가와는 이소가이에게 아내와 자신 주변 사람들의 사진을 갖고 오라고 해서 아내 동생에게 뇌자기를 연결하고 사진을 한 장씩 보여준다. 기억을 건드리는 사진이 있으면 뇌자기에 변화가 나타나 범인을 알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이런 과학적인 수사 방식도 모두 트릭이었고 유가와는 동생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도 간파한다. 과연 언니를 죽인 범인은 누구이고 동생은 왜 거짓말을 해야 했을까.

범행 수법을 알고 나면 허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범행 동기라든지 수법이 밝혀지기 전까지 결말이 너무 궁금해서 책을 놓기가 힘들다. 엘리트 형사 구사나기와, 물리학자답게 과학적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유가와 콤비의 조합은 썩 잘 어울린다. 사실 과학적인 트릭보다는 사람의 심리를 먼저 간파해서 범인을 색출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서로 티격태격하다가도 사건 앞에서 한없이 진지해지는 그들은 이 시대 진정한 뇌섹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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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하기 위해 그림을 본다 - 마음을 정리하는 미술치료 솔루션
김소울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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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가지고 있는 소통의 힘"

나는 어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일까. '아트 테라피'라는 단어가 이제는 생소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이 치료법은 그림을 통해 감정적인 치유를 하는 데 있어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아트 테라피라고 해서 꼭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거치는 치료법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작품을 보는 데만 그치지 않고 그 작품 속에 있는 이미지의 상징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작품과 함께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더 잘 알아 갈수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풀거나 감동적인 영화를 보며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되는 것처럼, 한 편의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위로받고 정화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십자가 앞에서 발가벗고 엎드려서 구슬프게 울고 있는 저 여인은 사랑하는 사람을 전장에서 잃었다고 한다. 딸의 슬픔과 고통이 가족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고, 딸의 아버지인 클로젠은 캔버스에 딸의 슬픔을 그려냈다. 이러한 스토리를 모르고 그냥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느껴지는 감정은 무엇인가? 나는 처음 느껴지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서러움이었다. 여인이 너무 서럽게 울고 있어서였다. 분명히 이 그림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별과 상실감, 슬픔, 어두움을 연상케 한다. 저자는 내담자에게 이 그림을 보여주고 내담자가 이 그림을 통해 자신의 슬픔을 찾도록 했다. 그 내담자는 이 그림을 통해 처음에는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동일시했지만, 3개월간 치료받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눈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고 진정한 나를 찾으며 회복해 갔다고 한다.

"작가의 상상력과 관객의 상상력의 만남"

책에는 인간이 느끼는 스물한 가지 감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 감정은 그림을 통해 우리가 느낄 수도 있고 혹은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사람마다 각자 인지능력이 다르기도 하고 자신이 경험한 만큼 세상을 받아들이는 심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림 속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인을 보고 작가의 의도와 달리 각자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 그림을 보고 우아한 느낌이 풍긴다고 할 것이고 누군가는 쓸쓸한 느낌이 느껴진다고 할 것이다. 이처럼 미술작품은 글과 달리 작품을 관념화시키는 데에 있어서 상상력을 펼치며 마음껏 해석할 수 있고 어떤 그림인지 스스로 유추해 나가는 과정은 즐거운 유희가 되기도 한다.

우리보다 먼저 고달픈 인생을 살아간 예술가들이 남겨놓은 그림을 보며 마음을 치유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당시 어떠한 생각과 감정으로 그림을 그렸을지 화가의 마음을 백 프로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어렴풋이 느껴지는 동시에 삶의 애환이 그대로 전해져서 마음이 쓸쓸해지기도 했다. 스토리를 몰라도, 화가의 이력을 몰라도 그냥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그대로 느끼면 된다. 모든 감정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욕구를 들여다보고, 탐색하고, 방향성을 결정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우리의 감정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들여다볼수록 나를 행복해지는 그림을 찾아보자. 집에 걸어놔도 좋고 액자에 껴놓고 책상에 두어도 좋다. 나는 좋아하는 명화나 그림을 퍼즐로 맞추어 벽에 걸어놓기도 했고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지정해서 자주 본다. 이왕이면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는 그림으로 말이다. 그림을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쉽게 잃어버릴 수 있는 '나'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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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만큼 살았다는 보통의 착각 -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두려워지는 당신에게
이근후 지음 / 가디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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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는 아흔을 앞두고 있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 심리학자이다. 퇴임 후에도 여전히 네팔에서 30년 넘게 의료봉사 활동을 해 오고 있으며 꾸준히 정신건강 상담과 교육 등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또한 행복한 노년과 삶의 지혜를 널리 알리기 위해 꾸준히 책을 쓰신다고 하니 이력만 봐도 대단한 분이신 것 같다. 2022년 새해에 첫 서평을 이 책으로 시작하니 뭔가 긍정적인 기운이 전해진다. 나는 평소에도 저자처럼 꼭 화려한 이력이 아니더라도 나보다 세상을 오래 사신 분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그 속에는 물론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고 소제목만 봐도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충분히 예상되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책 속에는 무려 아흔 살을 앞두고 계신 저자의 생생한 삶과 에피소드, 그 속에 녹아 있는 삶의 통찰이 담겨 있다. 특히 내가 경험하진 못한 우리나라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정치, 사회, 문화 등등 그 당시의 분위기나 사건들을 저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환자와의 생생한 상담 내용도 흥미로웠다. 세상에 정말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을까, 정말 그런 사건들을 겪고도 용케 극복해 냈구나..저 사람도 극복했으니 나도 극복할 수 있겠구나..여러 생각이 들면서 자극이 되었고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구나 용기가 생겼다. 또한 요즘 사회적인 문제들을 콕콕 집어내면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원인들을 정신적인 측면에서 풀어서 설명해 주는 저자의 말들도 쉽게 수긍이 갔다. 젊은이와 노인의 대립, 부모와 자녀의 대립, 부부 사이에서 쉽게 일어나는 갈등 등등 인간관계에서의 고충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풀어내는 과정에서 공감이 갔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심리학이나 자기 계발서에서 자주 다루고 있는 이야기도 담고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남과 비교하지 말 것. 타인과 비교하는 것은 지극히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저자는 주체성이 약할수록 비교하는 심리가 커진다고 한다. 자기가 자신 자신임을 확신하는 힘이 약하면 타인을 그만큼 의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생을 타인과 비교만 하면서 살 것인가. 세상에는 저런 사람도 있구나 생각하고 가볍게 넘기면 될 일이다. 너무 부러워하거나 시샘하지 말자. 시샘은 열등감을 키울 뿐이니까. 나의 주체성을 강화하고 나를 더 사랑하자.

현대인 중에서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정신건강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쩌면 신체 건강보다 더 놓치기 쉽고 간과하기 싶다. 나 역시 나이가 들수록 정신은 더 또렷해지고 싶고 젊은 세대보다 더 지혜롭고 싶다. 나잇값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의학적인 측면에서가 아니라 그냥 나보다 세상을 오래 산,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구나 하고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몸도 마음도 평안에 이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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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발견 365 - 오늘부터 1년, 내 삶의 기준을 찾아가는 연습 행복의 발견 365
세라 본 브래넉 지음, 신승미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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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출간 25주년 기념 개정판으로 나온 행복의 발견 365. 내가 갖고 있는 책들 중에 가장 두꺼운 책이 아닐까 싶다. 무려 천 페이지가 넘는다. 오프라 윈프리가 이 책을 자신의 쇼와 북클럽에서 열한 차례나 소개했다고 하니 더 읽고 싶어졌다. 목차를 훑어보고 눈길이 가는 제목이나 궁금하거나 흥미 있겠다 싶은 글부터 읽었다. 사실은 내년 1월 1일부터 순서대로, 차례대로 하루에 한 장씩 정독하면서 읽고 싶어서 책을 훑었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이겠다. 다이어리 옆에 두고 인상 깊은 문장이나 실천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두고 싶어서. 그래서 2022년이 기대되고 설렌다.

P.727 "책의 멋진 점은 상상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에 들어가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방법을 배운다."

"책 속에 당신에 대한 진실이 있다" (9월 5일)
내년에 나는 어떤 책을 만나게 될까. 내가 선택한 책에서 또 다른 진실과 마주하며 내 삶에 대한 진실도 알아갈 수 있기를. 책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 넘쳐나는 방대한 콘텐츠 속에서 내가 찾는 것을 발견해 낼 수 있기를 염원한다. 좋은 책이 나에게로 오기를.


"행복을 방해하는 습관을 적어보자" (8월 7일)

우리는 어떤 식으로 지극한 행복을 막고 있을까? 목록을 읽어보니 나 자신의 행복을 막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였다.
습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었고 익숙하고 당연했다. 나는 나름 긍정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부정적일 수가!!!

8월 6일의 주제는 행복 추구에 관한 이야기다. 평범한 일상에서 찾아내는 즐거움이 진정한 행복이고 감사일기를 쓰며 기쁨을 느끼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행복에 대해 생각할 때는 구체적으로 생각하라고 한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 적어보자. 친구, 가족, 강아지, 초콜릿 같은 단순한 인물이나 사물에 관한 것 말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이다. 행복은 구체적일수록 좋으니까. 예를 들면, 비 오는 날 집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거나 청명한 날씨에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산책 하기, 세탁기 안에서 향긋한 빨래물을 꺼낼 때의 상쾌함이라든가 뭐 이런 것들을 말이다.

한때 청소에 집착했던 나는 이 글을 읽고 찔렸다. 회사일로 바쁜 요즘은 주말에만 청소를 하고 있지만 백수 시절에는 하루에 한 번씩 꼭 청소를 했다. 병적으로 집착했던 것 같다. 지금도 주말에만 청소를 하는 것이 괜찮은 걸까란 생각을 하지만 물건이 잘 정리 정돈 되어 있고 먼지가 두껍게 쌓여있는 집만 아니면 된다는 작가의 말이 나에게 위안을 준다.

P.420 "완벽주의는 최고의 자학이다. 완벽은 발전의 여지가 거의 없다. 받아들일 여유도, 기쁨을 누릴 여유도 거의 없다. 우리가 선택한 길에서 발전은 매일 맛볼 수 있는 소박한 즐거움이다."

P.879 "원인과 결과의 작용이 씨앗과 추수의 세계처럼 어디에서나 눈에 보인다면, 많은 인간의 어리석음이 지혜 속에서 행복한 결말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자연의 순리대로 사는 삶은 얼마나 자연스럽고 아름다운가. 인간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고 역행하려 할수록 부작용이 생기는데 이 부작용을 받아들이지 않고 또 거스르려 하기 때문에 점점 더 파멸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은 아닐지. 땅이 성숙해지는 가을.. 내년 10월 말에 내가 이 글을 다시 읽으면서 자연이 주는 풍족한 기쁨을 진정으로 맛보고 감사할 수 있기를. 그리고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19도 그때쯤엔 종식되어 있기를.

단순한 메시지 같지만 그 안에 깊은 통찰과 지혜를 주는 구절들이 많아서 나는 이 책을 두고두고 읽을 것 같다. 내 행복의 기준은 나만 세울 수 있다.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오롯이 내 행복만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그 기쁨을 발견해 나가자. 2022년, 소소한 일상 속에서 행복을 가득 채워주는 일들을 발견하고 느끼고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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