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가지고 있는 소통의 힘"나는 어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일까. '아트 테라피'라는 단어가 이제는 생소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이 치료법은 그림을 통해 감정적인 치유를 하는 데 있어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아트 테라피라고 해서 꼭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거치는 치료법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작품을 보는 데만 그치지 않고 그 작품 속에 있는 이미지의 상징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작품과 함께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더 잘 알아 갈수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풀거나 감동적인 영화를 보며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되는 것처럼, 한 편의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위로받고 정화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십자가 앞에서 발가벗고 엎드려서 구슬프게 울고 있는 저 여인은 사랑하는 사람을 전장에서 잃었다고 한다. 딸의 슬픔과 고통이 가족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고, 딸의 아버지인 클로젠은 캔버스에 딸의 슬픔을 그려냈다. 이러한 스토리를 모르고 그냥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느껴지는 감정은 무엇인가? 나는 처음 느껴지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서러움이었다. 여인이 너무 서럽게 울고 있어서였다. 분명히 이 그림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별과 상실감, 슬픔, 어두움을 연상케 한다. 저자는 내담자에게 이 그림을 보여주고 내담자가 이 그림을 통해 자신의 슬픔을 찾도록 했다. 그 내담자는 이 그림을 통해 처음에는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동일시했지만, 3개월간 치료받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눈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고 진정한 나를 찾으며 회복해 갔다고 한다."작가의 상상력과 관객의 상상력의 만남"책에는 인간이 느끼는 스물한 가지 감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 감정은 그림을 통해 우리가 느낄 수도 있고 혹은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사람마다 각자 인지능력이 다르기도 하고 자신이 경험한 만큼 세상을 받아들이는 심상이 다르기 때문이다.그림 속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인을 보고 작가의 의도와 달리 각자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 그림을 보고 우아한 느낌이 풍긴다고 할 것이고 누군가는 쓸쓸한 느낌이 느껴진다고 할 것이다. 이처럼 미술작품은 글과 달리 작품을 관념화시키는 데에 있어서 상상력을 펼치며 마음껏 해석할 수 있고 어떤 그림인지 스스로 유추해 나가는 과정은 즐거운 유희가 되기도 한다.우리보다 먼저 고달픈 인생을 살아간 예술가들이 남겨놓은 그림을 보며 마음을 치유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당시 어떠한 생각과 감정으로 그림을 그렸을지 화가의 마음을 백 프로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어렴풋이 느껴지는 동시에 삶의 애환이 그대로 전해져서 마음이 쓸쓸해지기도 했다. 스토리를 몰라도, 화가의 이력을 몰라도 그냥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그대로 느끼면 된다. 모든 감정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욕구를 들여다보고, 탐색하고, 방향성을 결정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우리의 감정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들여다볼수록 나를 행복해지는 그림을 찾아보자. 집에 걸어놔도 좋고 액자에 껴놓고 책상에 두어도 좋다. 나는 좋아하는 명화나 그림을 퍼즐로 맞추어 벽에 걸어놓기도 했고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지정해서 자주 본다. 이왕이면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는 그림으로 말이다. 그림을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쉽게 잃어버릴 수 있는 '나'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