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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한옥집 - 내 이야기는 그곳에서 시작되었다, 개정판 ㅣ 안녕, 시리즈 1
임수진 지음 / 아멜리에북스 / 2024년 7월
평점 :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안녕, 나의 한옥집>을 읽으며 이런 추억이 있다는 게 너무 부러웠어요. 어릴 때의 기억은 아무리 떠올려봐도 특별히 생각나는 게 없어요. 부모님께 들었던 이야기로 '나는 이런 꼬마였구나, 이런 일이 있었구나' 기억에 새겨두었어요. 한옥집에서의 어린 시절을 한 권의 책으로 써 내려갈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그때의 기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고, 또 행복했던 순간들이 많았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책을 읽다가, 이 책은 집에서 읽는 것보다 한옥집 같은 곳에서 읽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한옥 카페를 찾아보고 <안녕, 나의 한옥집>을 챙겨서 갔습니다. 한옥 카페에서 읽는 한옥집 이야기, 더 즐겁게 읽었어요.
2021년에 출간됐던 <안녕, 나의 한옥집>을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으로 읽었어요. 책장에 있는 수많은 책을 보면서 끌리는 책을 고르다가 우연히 읽게 된 책이었어요. 미리 검색해둔 것도 아니고 추천받은 것도 아니고, 제목에 끌려 책을 꺼내들고 몇 페이지 읽어보다가 마음에 들었던 책이요. 그 책을 오랜만에 읽으니까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누군가에게 들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책에서 만나게 된 것 같았어요.
한옥집에서의 어린 세 자매를 그려보며, 한옥집에서의 파티 아닌 잔치를 상상해 보며 읽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골목길 끝에 있는 한옥집 대문. '아, 드디어 집에 왔구나' 마음이 놓이던 곳, 한옥집 골목길에 가보고 싶어요.
골목골목 걸어 다니며 <안녕, 나의 한옥집>에서 봤던 장소들을 구경하고 싶어요.

지금은 서점 바닥에 앉아서 책 읽지 않는데 어릴 때는 그냥 바닥에 털썩 앉아있었죠. 혼자만 그렇게 있는 게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그렇게 서점 바닥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어요. 동화책을 보고 있는 아이, 만화책을 보고 있는 아이, 책은 안 읽고 문구류만 구경하고 있는 아이, 예쁜 문구세트 갖고 싶어서 엄마 눈치 보다가, 다시 책 읽는 아이. 조용하고 책 냄새 가득한 서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좋아지네요.

한옥집의 봄은 꽃과 함께 시작한다. 지금도 잠이 많은 내가 아침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일어나지 않으려 버티던 어느 날, 아빠가 번쩍 목마를 태워서 마당에 나가셨다. 그때 부스스 눈을 비비며 바라본 개나리꽃, 진달래꽃, 목련 꽃. 그 향기가 한꺼번에 다가와 정신을 혼미하게 하던 그 아침.
이런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면, 한옥집을 사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눈뜨자마자 꽃으로 가득하고 꽃향기가 한꺼번에 다가와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아침이라니... ♥ 상상만 해도 너무 행복하고, 이런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게 부러워요.
제일 좋은 집이 뭐가 중하랴. 제일 좋은 집이 무엇이겠는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살고, 많은 이들이 그 집을 사랑하여 드나들고, 그리하여 집과 가족이 하나가 되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집. 그것이 제일 좋은 집이 아닐까.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나에게 제일 좋은 집,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며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집. 그런 집을 꿈꾸며 살아야겠어요. 여러분들에게 제일 좋은 집은 어떤 의미일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