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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자본 - 본질의 미학
김지수 지음 / 포르체 / 2025년 9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문화와 자본을 잇는 보이지 않는 감각 통찰, 애호가의 취향 타는 이야기를 담은 책 <감각 자본>을 읽었습니다. 취향 타는 이야기라고 해서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요즘 '취향'이라는 단어에 관심이 많아져서 취향과 관련된 책을 자꾸 읽게 되네요. 나의 취향을 알고 싶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취향도 궁금해요.
오늘날 소비는 필요가 아닌 의미를 사는 행위이다.
제가 구매했던 것들을 떠올려보면, 단지 필요에 의한 소비보다 다른 이유들에 의한 소비가 더 많아요. 예뻐서, 인스타그램에서 봤는데 괜찮아 보여서, 내 취향의 물건이라서 등의 이유로 고르고 내가 고른 물건들로 내 공간을 채워가고 있어요.
물건뿐만 아니라 영화를 볼 때도 노래를 들을 때도, 여행을 떠날 때도 다 선택을 해요.
취향이라는 것은 결국 선택의 패턴이다. 그 선택들이 쌓여서 개인의 스타일이 만들어지고, 그 스타일이 곧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된다. 어떤 공간에 가면 '어? 여긴 그 사람이 진짜 좋아하겠다' 생각하기도 하고 옷 구경을 하다가도 '이 원피스는 그 친구가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네' 생각하기도 하잖아요. 저도 누군가에게 저만의 스타일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한 마디로 책을 멋으로 읽었던 셈이다. 저도 책을 멋으로 읽었던 적이 있어요. 많이 아는 체하고 싶었던 건 아니고 내가 읽고 싶은 책보다 남들이 봤을 때 괜찮아 보일 거 같은 책을 골라서 읽었어요. 괜히 두꺼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들고 다니기도 했는데, 읽다가 지루해서 앞부분만 조금 읽고 다시 반납했죠.

작은 책상 콘서트, 다락방 콘서트, 책장을 빼곡하게 채운 책들 그리고 각종 잡다한 물건들이 널브러진 채로 방치된 책상에서의 콘서트를 상상해 봤어요. 넓은 콘서트장이 아닌 작은 책상 콘서트라니! 더 가까워진 느낌이고 좋아요.

이 책이 다루는 것은 결국 '나다움'에 대한 이야기다. 무엇이 나를 나답게 만드는가? 어떤 감각이 나를 살아있게 만드는가? 어떤 경험이 나를 더 풍요롭게 만드는가? 이런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곧 취향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이런 질문들을 끊임없이 나에게 던지며, 나의 취향을 만들어가고 더욱 나다워지고 싶어서 자꾸 책을 읽게 돼요. 다른 사람이 경험하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책에서 같이 나누고 그런 시간을 통해 또 나에 대해 생각해 보고 알아가게 되니까, <감각 자본>을 읽으며 나의 감각 언어를 발견하고, 그 언어로 나만의 서계를 만들어 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엇을 살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느끼며 살아갈 것인가'
무엇을 느끼며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다양하게 찾아보며, 나의 감각 자본을 쌓아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