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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탈출 생존 교과서 - 위험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
데이비드 보르게닉트.조슈아 피븐 지음, 문은실 옮김 / 보누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위기탈출 넘버원'을 꼬박꼬박 챙겨보던 때가 있었다. 매주 죽음과 위기의 이유를 살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안다는 게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 일인지를 느꼈지만, 유익한 학습을 했다는 생각 뒤편으로 괜히 예민한 성격에 불붙이는 건 아닌지 하는 불안감도 생겨났다. 굳이 시도 때도 없이 민감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에 지금은 가끔 생각나면 보는 게 '위기탈출 넘버원'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새 무슨 소리를 하든지 나하고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넘어가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으니 이게 더 위험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퀴즈를 풀고 답하는 이런 책에 급관심이 솟았다.
알아두면 나쁠 거 없겠지 하고 펼친 이 책에는 갖가지 위험한 상황에서 취해야할 신속하고 올바른 태도가 실려 있었다. 일상에서 직면할 수 있는 위기 상황, 자연재해 때문에 생기는 위기 상황, 교통수단을 타고 겪는 위기 상황, 야생에서 조난당했을 때 만나는 위기 상황, 레저-스포츠를 즐기다 겪는 위기 상황, 동물의 공격에 따른 위기 상황 등 살면서 마주칠 가능성 있는 위기 상황 앞에 대처해야할 방법이 무엇인지 최대한 기억할 수 있게끔 퀴즈 형식으로 묻고 있었다.
아쉽게도 퀴즈가 생각만큼 재밌지는 않았다. 4개의 객관식 문제 중 하나를 택하게 하거나 그림의 잘못된 점을 옳게끔 고치게 하거나 핵심 포인트를 짚어주거나 하는 식이었는데, 기억하기 쉽고 그나마 재미있던 그림 문제가 너무 적은 게 아쉬웠다. 그림을 더 넣거나 색깔을 입혔으면 훨씬 눈에 잘 들어왔을 텐데 말이다.
일상생활에 대한 위험 상황 예시도 충분하지 않았다. 심각한 탈수증에 시달릴 때는 물만 먹어서는 안 되고 물에 소금과 설탕과 베이킹 소다를 섞어서 마시는 게 좋다, 차디찬 바다에 빠졌을 때 두 발목을 꼬아 낀 후 양팔로 무릎을 감싸 가슴까지 끌어 올린다, 동상에 걸린 발을 따뜻한 물에 담고 살균붕대를 발가락 사이에 끼워줘야한다 등 이런 일상적인 문제가 많았으면 좋았을 것을.
그래도 안 읽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책이었다. 안전은 미리미리 챙기는 게 좋고 문제에 적용해보고 풀어볼 수 있는 이런 책이 그래도 기억에 잘 남기 때문이다. 심각한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생각날 때마다 훑어보면 괜찮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