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동양철학사
강성률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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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탐구 과목으로 윤리와 사상을 선택했던 기억이 난다. 철학은 고대 그리스어인 필로소피아에서 유래된 말로, 지혜를 사랑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배웠었다. 인간에 대한 그리고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한 끝없는 탐구는 생각할 수 있는 존재인 인간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당연한 현상이었다. 많은 현자들의 지혜에 대한 고민 그리고 해답을 향한 갈망이 그들의 철학에 녹아져 있는 것이다. 철학은 그런 의미에서 어렵지만은 지혜롭게 살기 위해 꼭 배워 알아야하는 삶의 기본서인 것이다. 현자들의 지혜에 대한 고뇌를 읽어내려가는 것은 그들이 쓴 책을 읽으면 가장 좋은 일이지만, 한마디로 그것만큼 빠르게 철학을 포기하게 만드는 일도 없을 것이다. 입문서로 철학을 공부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할 때 속삭이는 책 한 권을 만났다.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인 철학사이다. 그 중에서도 동양의 중국, 인도, 한국의 철학을 다루었다. 중국 상고 시대의 신화부터, 공맹순의 선진 유학의 뿌리,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도가 사상, 인도로부터 전래된 불교를 발전시킨 중국 불학, 선진 유학을 뼈대로 하여 발전한 성리학, 양명학 등을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중국과 인도로부터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의 철학을 시기별로 하여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서양 철학과의 비교도 흥미로운 읽을거리였으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틈틈이 실린 주석, 그림, 만화도 이 책이 얼마나 철학사 입문서로 안성맞춤인지를 느끼게 했다. 



최근 같은 책 시리즈로 청소년을 위한 수호지를 읽고 이 시리즈를 토대로 실제 수호지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로 그런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책을 시작으로 집에 사두고 안 읽은 논어도 도전해보고 싶다. 



누군가의 철학을 안다는 것은 지혜의 근본이라 생각한다. 삶은 꼬불꼬불하고 이정표가 없는 길이라 지혜로운 자가 되는 것은 중요하다. 가장 가까운 동양 철학을 시작으로 지혜를 배워 슬기롭게 살아보자. 딱딱한 철학사를 읽기 쉽게 쓴 이 책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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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 최신 원전 완역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1
헤르만 헤세 지음, 이미영 옮김, 김선형 / 코너스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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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헤세의 가장 유명한 소설 <데미안>을 읽었다. 성장소설의 대표격인 이 책이 왜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고, 필수로 읽어야하는 책으로 평가받는지도 알 수 있었다. 주인공 싱클레어가 담고 있는 세계, 따뜻한 사랑이 존재하고 선한 세계, 그리고 궁금해하는 세계 규율밖의 어두운 세계. 간극에서 고민하던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이분법적 세계에서 벗어나 세상을 크게 보게 되는 성장소설이다.



데미안은 싱클레어를 성장으로 이끄는 인물이다. 데미안은 말한다. 진짜 죄는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일이라고. 자신을 다스리고 진짜 길을 찾아가는 것은 큰 두려움과 고통을 수반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싱클레어가 찾는 답이었건 것이다.



나는 가끔 어느 한 길을 걷고 있지만 이 길이 맞는지 고민에 이 길마저 제대로 못 걷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정해진 규율과 정해진 판단에서 보자면 바보같고 어리석은 선택의 연속인 것이다. 왜 깨고 나오지 못하는지, 나는 미성숙한 채로 끝나게 되는 건 아닌지. 삶을 살아갈수록 답을 내지 못해서 괴롭다. 그런 의미에서 싱클레어의 성장과 성숙이 부럽다. 딛고 이겨내어 자기가 스스로를 가두어둔 세계밖의 나와 만나는 일은 얼마나 멋진 일일까, 고민하게 된다. 데미안을 싱클레어 내면의 인물이었다고 말하는 해석을 읽었다. 어쩌면 내 내면의 자아도 데미안처럼 말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이다. 두려워하는 일을 멈추라고 말이다. 그것을 깨고 나왔을 때 진정으로 나를 탐색할 수 있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하는 어떻게 살아가는게 옳은 일인지부터 시작되는 끝없는 고민 속에 있다. 그 고민의 여정 끝에 성숙한 나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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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오리지널 초판본 고급 양장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양장본 2
헤르만 헤세 지음, 박지희 옮김, 김욱동 해설 / 코너스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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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블라인드란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공감을 받고 돌아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한국인들이 불행한 이유에 대하여 적힌 글이었다. 대략 보여주는 인생을 살고, 남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정형화된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여, 자기 인생을 못산다, 남 눈치보다 80년 인생이 끝난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정형화된 이 시기에 이것을 갖추고 있어야하며, 그러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라는 프레임이 전 사회를 지배한 것 같다. 말그대로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사는 것은 두려움 밖으로 나오는 일인데, 그것은 많은 도전과 고통을 수반한다. 나도 사회에 도태되어 가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세월을 허무하게 보낸 입장에서, 사회가 만든 프레임이란 수레바퀴에 결국 깔려 죽은 한스의 이야기가 내 이야기는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에 맞추어 신학교에 들어간 한스, 그렇지만 시작이 그렇듯 끝도 남들에게 맞추어 관둔 한스, 결국은 자기 인생을 살지 못하고 끌려다니다가 과거에 묻혀 죽게 된 한스. 이 소설의 시작과 끝은 청춘의 슬픔 그 자체이다. 성공적인 성장소설이 아니라, 세상의 기준과 판단에 갖혀 실패를 딛지 못한 실패한 청춘의 이야기는 지금의 내 고민에 큰 울림을 준다.



내가 만든 수레바퀴를 돌리며 살고 있는지, 아님 남이 만든 수레바퀴 아래서 깔려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무엇이 옳은 것일까.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일인지 고민하게 된다.



한스는 왜 극복하지 못한 걸까. 그의 유약한 내면이 원인이 아니었을까. 잠깐 살다 가는 인생, 왜 그렇게 끌려가게 되는지, 내 내면의 소리에 내가 먼저 나서서 용기를 북돋아줄 수는 없는 것인지. 인생에 정해진 답이 없으니, 정해진 답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된다. 이렇게 사는 게 가장 이상적이고, 저렇게 사는 것은 불행해 하는 사람들의 말속에서, 그치만 그것이 아닐 수도 있어, 이런 길도 있는 걸 하고 말할 용기가 있었다면, 결말이 다르지 않았을까.



많은 고민을 주는 책이다. 수레바퀴에서 깔려죽을지, 타고 오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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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오리지널 초판본 고급 양장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양장본 6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코너스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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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장의 작가 연대기를 읽으면서, 아 이 책은 결국 작가 자신이 마지막으로 남긴 자신의 삶 자체구나,는 생각을 했다.

공감가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 수기 형식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일기장 같은 것이었다. 인간으로서 속하지 못한 인간세계에서의 좌절과 속하고 싶은 갈망이 뒤섞인 한 인간이 어떻게 무너져가는지를 읽고 나니 씁쓸함과 우울함이 몰려왔다.



소설은 세 장의 사진을 바라보는 '나'와 세 장의 사진 속 주인공인 '나'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액자식 구성이다. 사실적이고 비관적인 느낌이 주인공 '나'의 수기에 점철되어, 앉은 자리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누구나 느끼는 고독감을 주인공이 술로, 여자로, 나아가 약물로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그 시작이 되는 가정환경의 불완전함부터 시작해서 현대인이 겪는 고독감을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펼쳐서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실제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결국 자기 이야기를 쓴 것이라니. 소설의 바다에 헤엄쳤는데, 사실은 그게 현실이었다니 하는 느낌이다.



제목은 숱하게 익숙한데, 그래서 나한테는 제목만 유명한 소설인데, 그 실제를 마주했을 때의 느낌이 신선한 책이었다. 인간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 인간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옳은지, 다양한 의문점을 주는 책이다. 작가의 끝없는 고민이 느껴졌고, 당시 일본사회에서, 지금도 왜 많이 읽히는 소설인지도 알 수 있었다. 평생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답 없는 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찾지 못한 답은 무엇인지, 많은 고민이 든다.



끝없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한 사람의 인생을 읽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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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11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공민희 옮김, 양윤정 해설 / 코너스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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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서 모티브로 사용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소설 원작은 정작 읽지 못했다. 평범한 소녀 앨리스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뛰어가는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로 빠져버린다는 줄거리는 요즘 유행하는 소재, 다른 세계로의 이동을 떠올리게 한다. 이상한 나라로 가버린 주인공이 겪는 다양한 만남이 큰 줄거리인 이 소설은 수많은 창작의 모티브로 활용되었다. 유쾌한 언어유희는 이 소설이 얼마나 어른을 위한 동화 자체인지도 알게 해주는 큰 특징이다.



매우 익숙한 소재라 생각하고는 정작 원작을 읽어보지 못한 것을 반성하며 이 책을 펼쳤다. 1865년 초판본의 삽화를 실어 마치 이 책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처럼 신선한 느낌을 줬다. 앨리스는 다소 우스꽝스럽고 형용하기 힘든 이상한 세계 속의 동물들과 그들의 이상한 규칙 속에서 자기만의 질서를 발견하고, 부조리 속에서 조리를 찾아간다. 읽으면서 그동안 다른 매체에서 본 앨리스의 이야기와는 다른 것을 느꼈다. 작가의 유쾌한 언어유희에 공감하며 어린아이 시점에서 본 어른의 세계란 얼마나 비합리적인 세계인지 풍자적이고 해학적이다. 참 어른을 위한 동화가 맞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녹인 글자글자를 단순히 써내려간 게 아닌, 다시금 재현해낸 초판본 삽화라든지, 각종 언어유희를 단순히 글자로 배열한 게 아니라 마치 이상한 세계에서 정말 쓰인 글자처럼 꼬불꼬불하게 배열하여 출판한 점도 읽으면서 재밌게 본 부분이다. 이 책으로 어린 시절의 단편인 앨리스를 다시금 만나볼 기회를 가져보자. 이상한 나라에 빠져든 앨리스와 함께 겪는 다양한 체험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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